미군, 해상 레이더· 구축함 한반도 인근 배치

한반도로 파견된 것으로 알려진 미 해군의 탄도미사일 탐지 전용 레이더 'SBX-1'. 지난 2005년 멕시코만에서 대형 수송선 MV 블루마린호에 실려 이동하는 모습.

미국의 미사일방어 시스템의 일부인 해상 레이더 기지와 이지스 구축함이 한반도 인근 해역에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수위가 점점 높아지는 북한의 도발 위협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경고성 메시지로 풀이됩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탐지거리 최대 4800km, 가로 73m, 세로 119m, 높이 85m에 무게 5만340여t, 가격은 9억 달러.

대형 시추선에 실려 이동이 가능한 미 해군의 최첨단 탄도미사일 탐지 전용 레이더 SBX-1, 해상 기반 X-밴드 레이더입니다.

미국 `CNN 방송'은 현지시각 1일, 미 해군이 X-밴드 레이더를 북한과 더 가까운 해역으로 이동배치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CNN은 미 국방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새로운 미사일 발사 가능성을 포함한 북한의 군사 동향을 감시하기 위해 이 같은 조치를 내렸다고 전했습니다.

미국의 다른 언론들도 미 해군이 미사일 장착 구축함인 ‘맥케인호’를 한반도 인근 해역으로 이동시켰으며 또 다른 구축함 ‘피츠제럴드호’ 역시 한반도 남서쪽 해상으로 향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동이 가능한 X-밴드 레이더는 미국이 구축하는 미사일 방어 시스템의 핵심 장비로, 미국 본토로 날아오는 적의 탄도미사일을 수 천 km 밖에서 탐지해 요격하기 위해 개발됐습니다.

4800km 떨어져 있는 야구공을 식별할 수 있으며 마하 20 이상의 초고속으로 목표물을 향해 날아오는 사정거리 만km 이상 ICBM,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탐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군은 지난 해 12월 북한이 은하 3호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도 하와이에 있던 X-밴드 레이더를 필리핀 인근 해역으로 이동시켜 은하 3호의 궤적을 추적했습니다. 자주국방네트워크 신인균 대표입니다.

[녹취: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북한의 탄도탄이 발사되면 그 것을 SBX-1 레이더로 탐지하고 그리고 이지스함에 장착된 미사일로 요격하겠다, 이런 작전이거든요.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방어할 수 있는 무기이기 때문에 북한이 협박을 하면 우리 준비하고 있으니까 협박 안 통한다 라고 하는 억제력이 될 수 있죠.”

X-밴드 레이더의 한반도 배치와 관련해 한국 국방부는 확인해줄 수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습니다.

미국은 미-한 연합훈련을 통해 B-52 전략폭격기와 핵잠수함 ‘샤이엔’, B-2 스피릿 폭격기에 이어 스텔스 전투기인 F-22 랩터, 그리고 X-밴드 레이더와 이지스 구축함 등 최첨단 무기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습니다.

B-2 스피릿 폭격기는 스텔스 기능으로 적의 레이더 방공망에 새처럼 작은 물체로 표시돼 ‘보이지 않는 폭격기’로 불리는, 미군이 보유한 가장 위협적인 전략무기 중 하나입니다.

F-22 랩터 역시 레이더 추적을 피하는 스텔스 기능은 물론 마하 2.5 이상, 작전반경 2000km에 달해 현존 최고의 전투기로 꼽힙니다.

미국이 이렇듯 대북 억제력을 구성하는 대부분의 최첨단 무기를 한반도에 전개하는 것은 한반도 전시 상황 선언과 미 본토 공격 등 북한의 위협 수위가 높아진 상황에서 경솔한 행동을 하지 말라는 경고와 함께 도발하면 절대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미국의 강력한 의지로 풀이됩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