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시리아 사태 외교적 해법 공동 모색...중국군, 미 국방부 보고 강력 비난

세계 각국의 주요 소식을 알아보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미국과 러시아가 시리아 사태 해결을 위해, 새로운 외교 노력을 기울이기로 합의했습니다. 중국 군이 자국에 관한 미국 국방부 보고서 내용을 강력히 비난했습니다. 방글라데시에서 이번에는 의류공장 화재사고로 또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파키스탄에서 총선을 이틀 앞둔 가운데, 유세 중이던 전 총리의 아들이 피랍됐습니다. 오늘도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시리아 소식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미국과 러시아가 시리아 사태 해결을 위해 새로운 외교 노력을 기울이기로 합의했다고요?

기자) 미국의 존 케리 국무장관은 이번 주 시리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러시아에 이어 이탈리아를 방문 중인데요. 케리 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시리아 사태해결을 위한 국제회의를 이달 말에 소집하기로 했죠. 이와 관련해 두 나라 정부 관계자들은, 양측이 시리아 사태를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하며, 시리아 정부와 반군의 대화를 촉진하기 위한 새로운 외교 노력을 기울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과도 정부를 구성해서 내전 상황을 중단한다는 데도 의견을 같이했다고 전했는데요. 물론 미국과 러시아가 과거에 그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던 것은 아닙니다. 지난해 6월 제네바 합의에도 들어있죠. 하지만, 시리아에서 화학 무기 사용 의혹이 제기되고 사태가 악화되는 현 시점에서, 두 나라가 함께 새로운 노력을 기울이기로 한 데 대해 국제사회가 반기고 있습니다.

진행자) 유엔과 유럽연합도 관련 입장을 밝혔군요?

기자) 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어제(8일) 별도의 성명을 내고, 미국과 러시아가 시리아 분쟁에 대해 정치적 해법을 찾기로 한 것을 환영한다면서, 장기화된 시리아 사태를 끝내는 길은 정치적 협상 밖에 없으며 폭력은 끝나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라크다르 브라히미 유엔-아랍연맹 공동 특사도 미국과 러시아의 발표로 매우 중대한 걸음을 내딛게 됐다면서, 불행이 계속되고 있는 시리아에 오랜만에 희망적인 소식이 나왔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유럽연합도 미국과 러시아의 노력을 환영하면서, 대화가 실질적인 평화과정의 시작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당사자인 시라아 정부와 반군 측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시리아 반군은 시리아 사태의 정치적 해결을 위한 국제 사회의 노력을 환영한다면서도, 시리아 평화 과정은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과 측근들의 퇴진으로 시작돼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는데요. 아사드 대통령 거취 문제가 그 동안 대화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되온 만큼, 여전히 미국과 러시아의 새로운 외교 노력이 진전을 가져올 지 전망하기 어렵습니다. 시리아 정부는 아직 새로운 입장이 나오지 않았지만, 그동안 대화는 원한다면서도 정작 반군을 대화 상대가 아닌 테러그룹으로 규정해왔습니다. 한편 이와 관련해 미국 케리 국무장관은 오늘 로마에서 향후 시리아 과도정부는 아사드 대통령을 포함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아사드 정권의 우방인 러시아의 입장이 주목됩니다. 러시아는 그 동안 아사드 정권의 거취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취하지 않았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국이 시리아에 1억 달러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추가로 제공하기로 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케리 장관이 오늘 로마에서 관련 내용을 발표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새 자금은 시리아 폭력사태를 겪거나 탈출한 난민들에게 긴급한 인도적 지원을 제공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은 추가 지원으로 시리아 내전 사태 이후 모두 5억1000만 달러의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게 됩니다.

진행자) 시리아 사태와 관련해, 이스라엘이 러시아에 시리아에 대한 지대공 미사일 수출을 중단하도록 요청했다는 보도도 있군요?

기자)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이 미국 관리를 인용해서 보도한 내용입니다. 시리아는 9억 달러를 들여서 러시아로부터 S300 지대공 미사일 수입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이미 일부 대금을 지금했고, 앞으로 석 달 후부터 무기를 인도하기 시작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스라엘은 러시아에 수출 중단을 요청하고, 미국 정부에도 정보 내용을 알렸다는 겁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도 러시아에 대해 반대 입장을 전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이 무기가 이스라엘에 위협이 된다는 겁니까?

기자) 아시다시피 이스라엘은 지난 주말 시리아 내 군사시설과 미사일 저장시설에 대해 2차례 공습을 가했었습니다. 이란제 신형 미사일이 레바논 헤즈볼라의 손에 들어가서, 다시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데 사용할 수 있으며, 그래서 자위적 조치였다는 주장인데요. 만약 시리아가 러시아의 최신 지대공 미사일을 갖추게 되면 이런 군사 대응이 어려워집니다. S300 미사일은 적의 전투기나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이번 보도에 대한 입장은 아직까지 나온 것이 없습니다. 러시아는 그 동안 이스라엘의 시리아 공습을 비난해왔기 때문에, 이스라엘의 요구에 어떻게 대응할지는 지켜봐야겠습니다. 다만 러시아는 지난 2010년 이란에 대해서도 S300 지대공 미사일 수출을 추진했었는데요. 당시에도 이스라엘과 미국이 강력히 반대했고, 미사일이 수출될 경우 이란 핵 시설에 대한 선제 공격 가능성까지 언급하자, 결국 수출 계획을 중단했었습니다.

/// VOA ID ///

진행자) 중국 군이 자국에 관한 미국 국방부 보고서 내용을 강력히 비난했군요?

기자) 미국 국방부는 어제(8일) 공개한 연례 보고서에서 중국의 불투명한 군사력 확대를 지적하고, 특히 중국군을 최근 해킹 사건의 배후로 지목했는데요. 중국군이 이에 대해 강력히 반발한겁니다. 중국 국방부는 오늘(9일) 홈페이지에서 중국이 국방 투자를 강화하는 것은 국가 주권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면서, 미국은 중국의 정당한 국방 건설에 왈가왈부할 권리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국방부 대변인도, 미국 국방부 보고서가 고의적으로 타이완에 대한 소위 중국의 군사위협이란 것을 부풀리고 있다면서, 양안 관계를 악화시키고 타이완에 대한 무기 수출 구실을 찾기 위한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상당히 강력한 어조로 비난하고 있군요?

기자) 네. 중국군 관련 매체들도 일제히 미국을 비난했는데요. 군 기관지인 '해방군보'는 중국군이 미국에 대한 해킹의 배후라는 보고서 내용에 대해, 인터넷 등에 떠도는 추측을 짜집기한 것에 불과하다고 폄하했습니다. 또 미국이야말로 진정한 해킹 제국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미 국방부 보고서가 비방과 자기모순으로 가득 차 있다며, 두 나라의 건강한 관계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미 국방부 보고서가 중국과 일본의 영유권 분쟁 지역인 센카쿠 열도 문제도 언급하지 않았습니까. 이것도 민감한 현안인데...중국이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미 국방부 보고서는 센카쿠 열도를 둘러싼 중국의 군사 조치가 타당하지않다고 지적했는데요, 중국 정부는 미국의 역사 인식과 합법적 논리가 결여된 것으로, 중국 고유 영토를 거론한 것은 미국 스스로 국제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 VOA ID ///

진행자) 이번에는 방글라데시로 가보겠습니다. 얼마전 의류공장 붕괴사고로 엄청난 인명피해가 발생했는데, 이번에는 화재까지 났군요?

기자) 어제(8일) 저녁 수도 다카의 11층 건물 1·2층에 입주한 스웨터 공장에서 불이 났는데요. 순식간에 다른 층으로 옮겨 붙으면서, 8명이 사망했다고 외신들이 전했습니다. 공장에는 평소 300명의 직원이 근무하는데, 이들이 퇴근한 후에 사고가 발생해 더 큰 참사는 피할 수 없었습니다. 사망자들은 공장 사장을 포함해 늦은 시간까지 회의를 하던 공장 관계자들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건물붕괴 사고의 사망자 수도 계속 늘고 있다고요?

기자) 어제 사망자 집계가 800명에 육박했다는 소식을 전해드렸었는데요. 오늘 다시 930명에 달했다는 소식이 들어와 있습니다. 사고 현장에서는 피해자 수습작업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아직 무너진 건물의 바닥까지 수색하지 못한 상황이라서, 앞으로 사망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행자) 방글라데시 의류공장 사고가 잇따르고 있군요?

기자) 방글라데시에서 의류산업은 전체 수출의 8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데요. 지난해 11월에도 타즈린의 의류공장 화재로 120여명이 사망했고, 올 1월에는 다카의 또 다른 공장에서 화재로 6명이 사망했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또 붕괴 사고와 화재가 발생한 겁니다.

진행자) 왜 그렇게 사고가 빈번한가요?

기자) 국제 기준을 무시한 열악한 작업환경과 건물의 불법 증축. 또 공무원들의 부실한 관리와 부패가 지목되고 있는데요. 유럽연합 등은 방글라데시 정부에 시정을 요구하면서, 일부 수입을 제한할 수 있는 조치까지 거론하고 있습니다. 방글라데시 내에서 노동자들의 시위도 거센데요. 방글라데시 당국은 공장들의 안전을 점검 중이며, 현재 20여곳의 작업을 중단시켰다고 밝혔습니다. 또 앞으로 더욱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서, 안전을 확보한다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한 가지 소식만 더 살펴보죠. 파키스탄에서 전 총리의 아들이 선거 유세 중에 피랍됐다고요?

기자) 유수푸 라자 길라니 전 총리의 아들인 알리 하이데르가 오늘(9일) 파키스탄 중부에서 지방선거 유세에 나섰다가, 무장 괴한에 납치됐습니다. 괴한들은 총격을 가한 후 알리 하이데르를 차에 태워 납치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비서가 숨지고 경호원 등 5명이 다쳤습니다. 알리 하이데르는 이번 선거에서 펀자브주 주의원 후보로 출마한 상탭니다.

진행자) 파키스탄 선거가 얼마 안 남았는데, 폭력 사태가 계속되고 있군요?

기자) 네. 내일 모레, 11일에 전국적으로 총선을 치르는데요. 하루에도 몇 차례씩 테러가 벌어지며 혼란스러운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