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난민최고대표 '라오스 탈북고아, 신변 우려'

안토니오 구테레스 유엔 난민최고대표 (자료사진)

유엔의 고위 인권 담당자들이 라오스에서 강제추방돼 북송된 것으로 알려진 탈북자들의 신변안전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이들은 라오스와 중국 등 주변국들에 탈북자를 강제북송하지 말라고 촉구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안토니오 구테레스 유엔 난민최고대표는 30일 라오스에서 강제추방된 탈북자들의 신변안전과 기본권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고 밝혔습니다.

구테레스 대표는 이날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UNHCR)가 발표한 성명에서, 지난 10일 라오스에서 체포된 어린이 5 명 등 탈북자 9 명이 27일 중국으로 추방됐다며 이 같이 밝혔습니다.

유엔 난민최고대표사무소(UNHCR)는 추방된 탈북자들이 라오스에서 망명을 요구할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한 채 추방됐다고 밝혔습니다.

구테레스 대표는 이와 관련해 세계 모든 나라들이 국제법의 고유한 핵심수칙인 농-르풀루망(non-refoulement) 원칙을 준수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농-르풀루망 원칙은 송환시 생명이나 자유에 위협이 있을 경우 송환하지 말고 보호해야 한다는 유엔의 기본수칙입니다.

구테레스 대표는 지난 16일 서울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탈북자는 북한으로 돌아가면 처벌을 받을 수 있는 ‘현장난민’이기 때문에 강제송환 돼서는 안된다고 말했었습니다.

한국 MBC 방송이 단독입수했다며 보도한 라오스에서 추방돼 재북송된 탈북 청소년 9명의 지난해 성탄이브 당시 모습.

유엔 난민최고대표사무소는 이날 탈북자들이 북한에 송환됐는지는 확인하지 않은 채 탈북자들의 소재에 관한 정보를 찾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번 사태에 대한 정황을 파악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라오스 당국과 접촉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마르주끼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도 이날 성명을 통해 라오스 당국의 탈북자 강제추방 조치에 대해 크게 실망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루스만 보고관은 “라오스 정부가 탈북자를 강제북송하며 보호 의무를 저버린 데 대해 몹시 실망했다”며, 중국 당국 역시 탈북자를 북한으로 송환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루스만 보고관은 라오스에서 추방된 탈북자 9 명은 대부분 미성년자로 모두 고아로 알려졌다며, 이들의 보호와 신변에 대해 몹시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탈북자 9 명이 현재 어디에 있고 어떤 상태인지 알 수 없어 우려된다고 밝혔습니다.

다루스만 보고관은 또 탈북자들이 북한으로 송환됐을 때 직면할 처벌과 처우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송환된 탈북자들은 고문과 사형 등 박해 혹은 심각한 처벌을 받을 수 있기때문에 누구도 북한으로 송환돼서는 안된다는 겁니다.

다루스만 보고관은 라오스에서 추방된 탈북자들이 북한으로 송환됐다면 북한 당국은 투명성에 근거해 탈북자들이 자신들의 신변 상태를 밝힐 수 있는 독립적인 담당자와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