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8 정상회담 폐막, 시리아 입장차 못 좁혀...미국-탈레반, 회담 개최 발표

세계 각국의 주요 소식을 살펴보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주요 8개국 G8 정상들이 시리아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채 이틀간의 정상회의를 마쳤습니다.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미국과 탈레반의 정치협상에 반발해 미국과의 안보대화 중단을 선언했습니다. 세계 각국의 분쟁으로 인한 난민이 4천5백만 명에 달한다고 유엔이 밝혔습니다. 세계은행이 홍수와 수자원 관리 등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을 최소화 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오늘도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그럼 먼저, 어제 끝난 G8 정상회의 소식부터 알아볼까요?

기자) 네, 이번 정상회의는 북아일랜드 휴양지 로크에른에서 어제 (18일)까지 이틀간 열렸는데요, 시리아 내전과 북한 핵 문제 등에 관한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막을 내렸습니다. 가장 관심을 모았던 건, 과연 시리아 사태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놓고 러시아와 나머지 국가들 간의 입장 차이를 좁힐 수 있을 지 여부였는데요. 새로운 성과는 없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진행자) 그래도 어제 공동성명에서 시리아 사태에 관해 여러 항에 걸쳐서 언급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정상들은 시리아에서 폭력 사태를 끝내려면 모든 정파가 합의하는 과도정부의 출범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시리아 평화회담을 조속히 개최해야 한다는 데 합의했습니다. 또 화학무기가 사용되서는 안되며, 그 동안 제기된 의혹을 밝히기 위해 시리아 정부가 유엔 조사단의 입국을 허용할 것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구체적인 평화회담 개최 방안인데요. 이와 관련해선 새롭게 합의된 내용도 보이지 않고, 그 동안의 이견도 좁히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부분에 이견이 있습니까?

기자) 현재 평화회담 개최의 가장 큰 걸림돌은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거취 문제인데요.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과도정부에서 아사드 대통령과 측근들을 배제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시리아의 동맹국인 러시아는 이에 반대하고 있는데요. 정권 이양 방안이 완전히 마련될 때까지는 아사드 정부를 유지해야 한다는 겁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번 회담을 앞두고 서방국들이 시리아 반군에 대한 무기 지원을 검토하는 데 대해서도 강력히 비난했는데요. 하지만 서방국들이 지적하는 자국의 시리아 정부군에 대한 무기 수출에 대해선, 여전히 합법적이고 정당하다는 주장을 거듭했습니다. 또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사용 주장에 대해서도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고요.

진행자) 그래도, 그런 정상들이 시리아 사태에 관한 합의문을 도출했다는 점은 희망적이라는 평가도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당초 입장 차이가 워낙 커서, 푸틴 대통령을 제외한 나머지 정상들만 공동의 입장을 밝힐 거란 관측까지 있었지만, 다행히 시리아 관련 문안에 합의가 이뤄졌는데요. 이와 관련해 이번 정상회담 의장국인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정상들이 정치적 노력을 통한 시리아 사태 해결을 지지했다면서, 이번 합의로 평화회담 추진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시리아 사태 외에 북한 문제도 성명에 들어있죠?

기자) 네. 앞서 한반도 뉴스 시간에 소개해드린데로, 정상들은 북한의 핵과 탄도 미사일 계획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면서, 북한이 두 계획을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도록 폐기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또, 국제사회가 유엔의 대북 제재를 철저히 이행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성명은 이와 더불어 북한 정부가 납치와 탈북자 처벌 등 인권 문제도 개선하도록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경제 관련 현안들도 주요하게 논의됐는데, 어떤 성과가 있었습니까?

기자) 이번 회의에서는 대기업 등이 조세회피처 등을 이용해서 탈세하는 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방안도 논의했는데요. 앞으로 조세 투명성을 확대하기 위한 국제적인 규범을 수립하고, 국가간에 기업 조세정보도 교환하기로 했습니다. 각 국은 이번 합의를 바탕으로, 앞으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나간다는 계획입니다. 그밖에 성명에는 세계 경제를 위한 성장 정책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도 들어있는데요. 세계 경제의 계속적인 침체 위험은 감소했지만, 성장 전망은 여전히 취약하다면서, 성장과 고용 촉진이 최우선 과제임을 확인했습니다. 또 이번 정상회의 중에 미국과 유럽연합은 자유무역협정을 위한 협상을 다음 달 개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 VOA ID ///

진행자) 이번엔 아프가니스탄으로 가보겠습니다. 미국이 탈레반과의 협상 계획을 밝혔군요?

기자) 네 '워싱턴포스트'를 비롯한 미국 언론들은 익명의 고위 관리들을 인용해서, 미국이 내일(20일) 카타르 도하에서 탈레반과 평화회담을 시작한다고 보도했습니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미국 주도의 나토 연합군이 개입하면서 전쟁이 시작된 지 12년이 지났습니다. 9.11 테러의 주범인 오사마 빈 라덴은 제거됐지만, 탈레반 무장 세력의 저항으로 폭력 사태가 계속되고 있는데요. 미국과 탈레반이 평화를 위한 정치적인 협상에 돌입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진행자) 누가 참석합니까?

기자)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미국 측에서 더글러스 루트 백악관 아프간 담당 보좌관과 제임스 도빈스 국무부 아프간 특사가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탈레반에서는 지도자 모함마드 오마르의 보좌관인 모함메드 타예브 알아가가 나올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아프가니스탄 정부 대표가 빠져있네요?

기자) 아프간 정부는 미국과 탈레반이 자신들을 배제한 채 회담을 결정했다며 참석하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또 미국의 결정에 항의해, 별도로 예정돼 있던 양측의 새 안보협약 논의도 연기한다고 밝혔습니다. 아프간 정부는 그 동안 탈레반과의 협상을 미국이 아닌 아프간 정부가 주도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습니다. 하지만 탈레반이 미국의 요구대로 카타르에 사무소를 개설하고, 아프간 영토 밖에서는 공격을 벌이지 않기로 약속하면서, 회담이 열리게 됐는데요.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은 오늘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이 협상에서 물러나고 탈레반이 폭력을 중단할 때까지 평화회담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폭력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회담에 임할 수 없다는 기존의 입장도 반복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탈레반과의 평화회담에 대한 공식 입장은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탈레반의 카타르 사무소 개설에 대해, 탈레반과 아프가니스탄 정부의 화해를 향한 중요한 첫 걸음이라면서, 하지만 화해의 과정이 빠르거나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밝혔습니다.

진행자) 평화회담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논의를 합니까?

기자) 미국은 탈레반에 알카에다 등 외부 테러세력과의 관계를 끊고, 폭력을 중단하며, 아프간 헌법을 준수할 것을 요구해왔습니다. 탈레반은 미국을 비롯한 연합군의 완전한 철수를 주장해왔고요. 따라서 협상은 지난 2011년에도 시도됐던 포로 교환 문제 등을 시작으로 점차 평화 정착을 위한 더 큰 의제들로 확대해 나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적절한 시점에 탈레반과 아프간 정부의 협상으로 유도한다는 것이 미국의 계획입니다.

/// VOA ID ///

진행자) 전 세계 난민이 4천5백만 명에 달한다는 유엔 보고서가 나왔군요?

기자) 유엔난민최고대표사무소가 오늘(19일) 발표한 연레보고서 내용인데요. 지난해 전세계에서 내전 등으로 고향을 떠난 난민은 4520만 명이었고요. 이는 지난 20년 간 가장 많은 규모였습니다. 특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760만 명의 난민이 발생했는데요, 이 중 110만 명은 국외 난민이고, 나머지 650만 명은 나라 안에서 살 곳을 옮겨야 했던 경웁니다. 안토니오 구테레스 유엔난민최고대표는 오늘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지난해 거의 4초에 한 명 꼴로 난민이 발생한 셈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주로 어느 지역에서 난민이 발생했습니까?

기자) 구테레스 대표에 따르면 전쟁이 난민 발생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했는데요. 아프가니스탄과 소말리아, 이라크, 수단, 시리아 등 전쟁 지역의 난민이 전체의 55%를 차지했습니다. 특히 아프간은 지난 32년간 세계 최대 난민 발생국의 불명예를 계속 유지했는데요. 아프간에서는 4명 중 1명이 난민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시리아에서도 내전으로 난민이 급증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유엔에 따르면 지난해 말 65만 명이던 시리아 난민은 현재 160만 명에 육박하는데요, 폭력 사태가 계속될 경우 올해말에는 35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한편 유엔은 이번 보고서에서 난민 지원을 위한 선진국들의 더 많은 역할도 당부했는데요.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난민의 87%는 개발도상국의 보호를 받고 있습니다. 유엔은 선진국들이 직·간접적인 지원을 확대하도록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마지막으로 한 가지 소식 더 살펴보겠습니다. 세계은행이 기후 변화로 인한 영향을 경고하고 나섰군요?

기자) 네. 세계은행은 오늘 보고서에서 최근 늘어난 기상재해와 수자원 부족을 비롯한 기후변화의 영향에 대해 경고했는데요. 이로 인한 어려움이 앞으로 여러 세대에 걸쳐 계속될 것이며, 이에 대비해 나가야 한다는 겁니다. 세계은행은 앞으로 20~30년 내에 지구 온도가 2도 높아질 수 있다는 과학자들의 예상을 전하면서, 각 종 기상 재해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경고는데요. 태풍과 홍수, 가뭄 같은 재해과 물 부족이 더욱 심각해지면서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겁니다. 한편 세계은행은 취약 지역에서 이런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투자도 늘리고 있는데요, 지난해 관련 예산을 전년도의 26억 달러에서 46억 달러로 확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