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장관, 중동평화회담 재개 촉구...이집트 대규모 반정부 시위 예고

세계 각 국의 주요 소식을 알아보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중동 평화회담 재개를 위해, 중동 지도자들과 잇달아 회담했습니다. 이집트 무르시 대통령 취임 1주년을 앞두고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예고되, 긴장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몽골 대통령 선거에서 엘벡도르지 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습니다. 중국 정부가 2006년 이후 2백만명의 티베트인을 강제 이주시켰다고, 인권단체가 밝혔습니다. 필리핀이 남중국해에 새 군사기지를 건설한다는 계획입니다. 오늘도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중동을 방문 중인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평화회담 재개를 촉구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케리 장관은 오늘(27일)과 내일 이틀에 걸쳐, 요르단과 이스라엘, 팔레스타인을 차례로 방문하는데요. 중동평화회담 재개를 위한 노력의 일환입니다. 케리 장관은 요르단 방문을 앞두고, 당사국들이 조속히 회담에 나설 것을 촉구했는데요. 케리 장관은 특히 시간이 지연될 수록 회담 재개도 점점더 어려워진다면서, 올해 9월 이전에 진전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케리 장관은 오늘 압둘라 요르단 국왕과 오찬에 이어 회담하고, 저녁에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납니다. 또 내일은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대통령과 회담합니다.

진행자) 케리 장관이 평화회담 재개와 관련해 9월을 언급했다고 했는데, 이유가 있습니까?

기자) 케리 장관이 구체적인 이유를 설명하진 않았습니다. 그런데 9월에 유엔 총회가 열리는데요. 이때까지 평화회담 재개를 위한 노력에 진전이 없으면, 팔레스타인이 유엔에서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국제적 여론을 조성하고, 이는 궁극적으로 회담 재개에 더 큰 어려움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당사국들의 움직임은 긍정적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내 유대인 정착촌 건설을 강행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이스라엘은 케리 장관이 중동 순방 중인 어제도, 정착촌 내 주택 70여채의 건설을 추가로 승인했는데요. 정착촌 건설은 평화회담 재개의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납니다. 평화회담은 궁극적으로 이스라엘과 평화적으로 공존하는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요. 팔레스타인 입장에서는 향후 자국의 영토가 될 지역에 유대인들의 정착촌이 확대되서는 안된다는 입장입니다. 그래서 정착촌 건설을 이유로 회담재개에도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정착촌 건설 중단을 회담 재개의 전제 조건으로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팔레스타인이 반발했겠군요?

기자) 네. 이스라엘 당국의 어제 조치를 강력히 비난했습니다. 평화회담 보다 정착촉 건설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선언했다는 겁니다. 팔레스타인 당국자는 또 미국이 이스라엘의 이런 행동에는 입을 다문채, 팔레스타인에만 대화에 나서도록 독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케리 장관을 수행 중인 미국 당국자가 익명으로 입장을 밝혔는데요. 이스라엘의 정착촌 추가 건설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하지만 여전히 당사국들이 회담 재개의 기회를 인식하고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번에는 이집트 소식입니다. 오는 30일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 취임 1주년을 앞두고 있는데, 반정부 목소리도 높아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집트는 시민혁명으로 독재정권이 무너지고 선거로 무르시 정부가 들어섰죠. 하지만 이슬람 주의를 강조한 헌법 개정 등과 관련해 심각한 갈등이 이어졌고, 반정부 시위로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또 사회 불안으로 경제 재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취임 1주년을 맞아 다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예고되면서, 긴장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어제도 만수라 나일델타 지역에서 무르시 찬반 세력이 충돌하면서 2명이 숨지고 240명이 부상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무르시 대통령이 오늘 대국민 연설을 했다는 소식도 있는데요?

기자) 오늘 연설은 TV로 2시간 30분 가량 생중계 됐는데요. 무르시 대통령은 임기 중에 실수가 있었지만, 많은 성과도 이뤘다면서 국민들을 달래는 모습이었습니다. 또 모든 정당이 참여하는 위원회를 구성해서 논란이 된 헌법의 수정을 검토하는 방안도 제안했습니다. 근본적이고 신속한 개혁을 진행하겠다는 입장도 밝혔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오늘도 반정부 시위가 열렸군요?

기자) 네. 무르시 대통령이 연설을 하는 시간에도, 이집트 민주화의 상징인 타흐리르 광장에는 수천 명이 모여서 반대 시위를 벌였습니다. 한편, 이번 주말로 예고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앞두고 이집트 군은 어제부터 관공서 등 주변에 병력을 배치했는데요. 군부는 이집트가 걷잡을 수 없는 갈등에 빠지도록 방관활 수 없다며, 직접 개입 의사도 밝혔습니다.

진행자) 몽골에서는 어제(26일) 대통령 선거가 열렸는데, 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군요?

기자) 몽골 선거관리위원회가 오늘 예비결과를 발표했는데요. 민주당 소속인 차히야 엘벡도르지 대통령이 50.23%를 득표해 재선에 성공했습니다. 과반을 조금 넘긴 득푠데요. 몽골 대통령 선거에서는 과반 득표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 1, 2위 득표자가 결선투표를 벌여야 하는데요. 가까스로 결선 투표를 피한 겁니다.

진행자) 야당 후보도 많은 지지을 받았나보군요?

기자) 이번 선거에서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몽골인민당의 바테르데네 바드만얌부 후보였는데요. 보수층의 지지를 기반으로 42%의 최종 득표율을 기록했습니다. 바드만얌부 후보는 몽골 전통 씨름 선수로 대중적인 인기가 높은 인물입니다. 한편 이번에 몽골 대선 역사상 첫 여성 후보로 관심을 모았던 우드발 나츠삭 보건장관은 6.5%의 득표율에 그쳤습니다.

진행자) 엘벡도르지 대통령이 어떤 인물인지도 좀 소개해주시죠?

기자) 기자 출신으로 20대에는 몽골 민주화 운동에 앞장섰었고요. 27살의 젊은 나이에 몽골 의회 의원으로 당선되면서 정계에 입문했습니다. 또 35살에 총리에 임명돼, 두 차례나 총리직을 역임한 엘리트 정치인입니다. 지난 2009년 처음으로 대통령에 당선됐고, 이번에 재선에 성공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선거 결과로 앞으로 현 정부의 정책이 더욱 탄력을 받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몽골은 풍부한 지하자원을 바탕으로 최근 빠른 경제성장을 기록해 왔는데요. 엘벡도르지 대통령의 재선으로 해외 자본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여서 경제를 활성화한다는 현 정부 정책이 더욱 힘을 받을 전망입니다. 하지만 경제 성장에 따른 빈부 격차 확대와 개발 불균형, 부패 등은 몽골 정부가 풀어야 할 문젠데요. 엘벡도르지 대통령은 선거를 앞두고 강력한 부패 척결 의지를 밝혔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는 티베트 관련 소식입니다. 중국 정부가 티베트 주민들을 대거 강제 이주시키고 있다고요?

기자)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가 최근 관련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2006년 이래 200만명이 넘는 티베트인을 강제로 이주시켰습니다. 티베트 초원지대에 거주하던 수만 명의 유목민들도 조상 대대로 지내오던 거처를 잃었는데요. 보고서는 중국이 충분한 보상도 없이 이들을 열악한 주택으로 이주시키고, 취업도 제대로 지원하지 않는 등, 인권을 유린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왜 이들을 이주시키는 겁니까?

기자) 휴먼라이츠워치 관계자는 중국의 강제 이주 정책이 경제적인 이유도 일부 있겠지만, 티베트 내 분리 독립 운동 세력을 분산시키고, 통제를 강화하려는 목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단체의 소피 리처드슨 중국 담당 국장은, 중국의 티베트인 강제 이주는 소수계 이주로는 마오쩌뚱 사망 이후 최대 규모라고 밝혔는데요. 특히 정부의 조치로 티베트인들의 생활 방식이 심각하게 바뀌고 있음에도, 주민들의 목소리가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는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강제 이주로 티베트인들의 삶이 황폐해지고 있다는 지적을 부인했는데요. 중국 외교부 화춘잉 대변인은 티베트인 이주가 개발 정책의 일환으로 이뤄졌다며, 인권단체들은 색안경을 벗고 사실을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마지막으로 한 가지 소식 더 살펴보겠습니다. 필리핀이 남중국해에 새 군사 기지 건설을 추진 중이라고요?

기자) 완전히 새로운 기지를 만드는 건 아니고요. 과거 미군의 대형 해군기지였다가 지금은 문을 닫은 수비크만의 기지 자리에 공군 기지와 해군 기지를 설치하는 계획을 추진 중입니다. 수비크만은 남중국해에 접해 있는데, 필리핀과 중국의 영유권 분쟁 해역에서도 멀지 않은 곳입니다. 필리핀 군은 최근 중국과의 영유권 갈등이 고조되면서, 안보 태세를 강화하기 위해 기지 건설이 필요하다는 입장인데요. 아직 의회의 승인이 필요합니다.

진행자) 필리핀이 미국외에 일본에도 군사기지 접근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도 있군요?

기자) 네. 필리핀과 일본이 오늘 국방장관 회의를 가졌는데요. 볼테르 가즈민 필리핀 국방장관은 현재 미군이 자국 군사기지를 장기간 사용할 수 있는 계획을 입안 중이라면서, 이를 차후 일본에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일본 측도 이런 결정에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필리핀은 최근 미국과 대규모 합동 훈련도 벌였는데요. 미국, 일본과의 군사 협력을 통해 최근 남중국해 영유권을 강화하는 중국의 움직임을 견제하는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