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억류 케네스 배 가족, 미국에 석방 교섭 촉구

북한에 억류 중인 케네스 배 씨 가족과 대학 동창 바비 리 씨(오른쪽).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 씨의 북한 억류가 장기화 되면서 배 씨 가족들의 근심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가족들은 북한이 협상 신호를 거듭 보내고 있다며, 미국이 적극 반응을 보일 것을 주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케네스 배 씨의 가족들이 미국 정부에 북한과의 석방 교섭을 더 이상 미루지 말 것을 촉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국에서 배 씨 석방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배 씨의 대학 동창 바비 리 씨는 23일 ‘VOA’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배 씨 건강에 대한 가족들의 우려가 극에 달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녹취: 바비 리] “Certainly, we are very concerned about his health. And he has an enlarged heart and he has diabetes…”

북한의'특별교화소'에 수감 중인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 씨가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와 인터뷰 하고있는 모습.

배 씨가 심장비대증과 당뇨병 등을 앓고 있는 만큼 지병이 악화되기 전에 미국 정부가 조치를 취해 주길 고대하고 있다는 겁니다.

특히 배 씨의 어머니는 건강이 회복될 수 없을 만큼 나빠진 아들과 재회하게 되는 최악의 상황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녹취: 바비 리] “The mother feels that due to Kenneth’s health issue, she’s very concerned that…”

최근 이틀 동안 미 서부 워싱턴 주 에드먼즈에 사는 배 씨 가족과 함께 지낸 바비 리 씨는 가족들이 최근 북한으로부터 배달된 배 씨의 편지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이달 초 배 씨의 수감생활을 공개한 데 이어 배 씨의 편지 발송을 허용한 건 결국 미국 측과 대화에 나설 의도가 있다는 뜻으로, 가족들은 미국 정부가 여기에 적극 호응해 주길 바란다는 설명입니다.

바비 리 씨는 배 씨의 어머니로부터 아들의 귀환이 늦어져 사망에 이를 정도로 건강이 악화될 경우, 협상 기회를 놓친 미국 정부에 큰 배신감을 느낄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녹취: 바비 리] “If we don’t take opportunity right now and, God forbid, Kenneth Bae loses eyesight or has permanent damage or even died, the mother has stated that…”

바비 리 씨는 가족들 역시 배 씨가 북한에 간 것은 열성이 넘친 실수였다고 인정한다면서도, 배 씨의 선한 의도만큼은 잊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미국 정부가 북한이 모처럼 보내온 협상 신호에 긍정적으로 반응해 실질적인 배 씨 석방 노력에 나서달라는 게 가족들의 바람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바비 리] “We believe that the U.S. government has an opportunity to bring Kenneth Bae back home…”

바비 리 씨는 케네스 배 씨가 방북을 택한 건 실패한 전략이지만 그는 미국인들이 공유할 수 있는 가치를 추구했다면서, 미국인들이 배 씨가 처한 상황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촉구했습니다.

한편 바비 리 씨는 배 씨의 석방을 유도하겠다고 공언한 유명 프로농구 선수 데니스 로드먼과 몇 차례 접촉하려 했지만 로드먼 측에서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바비 리 씨는 로드먼 측과의 소통을 계속 시도할 것이라며, 로드먼이 진정성을 갖고 배 씨 가족들과 협조해 배 씨의 석방에 기여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존 키츠하버 오리건 주지사 보좌관인 바비 리 씨는 케네스 배 씨와 미 서부 오리건대학 동창으로, 그 동안 미국 정부와 유력 정치인들에게 배 씨 문제 해결을 탄원해 왔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