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파나마 억류 북한 선박 13∼15일 현장조사

지난달 30일 파나마 만사니요 항에서 경찰이 북한 선적 '청천강' 호에 실려있던 화물을 지키고 있다. 청천강호는 신고하지 않은 무기와 전투기 부품 등을 싣고 가다가, 파나마 당국에 적발됐다.

쿠바에서 무기를 싣고 운항하다 파나마 당국에 적발된 북한 선박 청천강 호에 대한 유엔 조사가 다음 주 실시됩니다. 이연철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유엔이 파나마에 억류된 북한 선박 청천강 호에 대한 현장조사를 다음 주에 실시한다고, 유엔 안보리 산하 1718위원회, 일명 대북제재위원회 위원장이 말했습니다.

1718위원회 위원장인 실비 루카스 유엔주재 룩셈부르크 대사는 7일 비공개 안보리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이 밝혔습니다.

루카스 대사에 따르면 1718위원회 산하 전문가 패널 8 명 가운데 6 명이 13일부터 15일까지 사흘 간 파나마를 방문해 조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전문가들은 우선 1차 조사 보고서를 내고, 이어 결론과 권고사항을 담은 최종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입니다.

이와 관련해 안보리나 1718위원회 내에서 청천강 호가 유엔의 대북 무기금수 조치를 위반했는지 여부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고 루카스 대사는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청천강 호의 안보리 제재 위반 여부에 대한 논의는 1718위원회의 현장조사 보고서가 나온 뒤에 시작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청천강 호는 쿠바에서 신고하지 않은 무기를 싣고 항해하다 지난 달 15일 파나마 정부에 적발됐습니다.

파나마 검찰은 청천강 호 선원 35 명을 파나마 안보에 위해를 가하고 신고하지 않은 군사장비를 불법 운송한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당시 선박 적재 목록에는 1만t의 설탕이 실린 것으로 적혀 있었지만, 설탕 포대 밑에서 쿠바 군사장비가 발견됐습니다.

이에 대해 쿠바 정부는 적재 화물이 `240t에 달하는 낡은 방어용 무기’ 라면서 구체적인 내역을 밝혔습니다.

쿠바 외교부에 따르면 적발된 화물은 대공 미사일 시스템 2기, 미사일 부품 9개, 미그-21과 미그-15 용 엔진 2개 등입니다.

이들 부품들은 북한에서 수리를 마친 뒤 다시 쿠바로 돌아올 예정이었다고 쿠바 외교부는 밝혔습니다

하지만 청천강 호에서는 미그-21 전투기 2대와 엔진 12개, 군용차량 5대, 유탄발사기 용 실탄과 확인되지 않은 형태의 무기가 추가로 발견됐습니다.

파나마 정부는 지난 달 17일 청천강 호 사건을 유엔 안보리에 회부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