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언론, 북한 스마트폰 개발에 회의적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휴대전화 등 각종 전자제품을 생산하는 '5월11일 공장'을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1일 보도했다. 사진은 이 공장에서 생산된 안드로이드 OS가 탑재된 것으로 보이는 스마트폰 '아리랑'.

북한이 손접촉 방식의 첨단 손전화기를 자체 개발했다고 발표한 데 대해 서방 언론의 반응은 차갑습니다. 북한이 아직 기술을 확보하지 못했고, 주민들이 첨단 손전화기를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지적입니다. 김연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자체 생산한 첨단 손전화기를 공개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방송] “통화와 학습에 필요한 여러 가지 봉사 기능이 설치되어 있고...”

‘아리랑’이란 이름의 이 손전화기는 초기 화면에 응용 프로그램들이 떠 있고 손접촉 방식으로 이용하기 때문에 첨단 스마트폰, 똑똑한 전화기와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보통 스마트폰은 전화 기능이 있는 소형 컴퓨터의 역할을 합니다. 소리와 글자에 더해 큰 용량의 자료를 주고 받을 수 있는 겁니다.

따라서 음성 통화와 문자 전송은 물론 인터넷에 연결해 전자우편을 주고 받고 학습과 오락, 종교 등에 관련된 각종 응용 프로그램을 내려받아 쓸 수 있습니다.

이런 첨단 기능 때문에 집이나 사무실에 앉아 컴퓨터로 처리해야 할 일을 밖에 나와서도 간단하게 처리할 수 있습니다.

은행계좌에서 송금도 하고, 오늘의 날씨를 확인하는가 하면, 인터넷 상점에서 물건도 주문합니다. 무선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는 곳에서는 스마트폰으로도 대용량의 드라마와 영화를 쉽게 감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서방 언론들은 북한의 ‘아리랑’ 손전화기가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미국 `CNN방송'은 북한 주민 대부분이 인터넷 서비스를 엄격하게 제한받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폭스뉴스'는 북한에서 비싼 가격의 스마트폰을 살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되겠냐며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영국의 `BBC방송'은 북한에서 공식 허용되고 있는 고려링크 휴대전화 서비스로는 국내 전화 밖에 할 수 없고 인터넷도 쓸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에서 북한 과학기술 (North Korea Tech) 인터넷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마틴 윌리엄스 씨는 ‘아리랑’ 손전화기가 스마트폰으로서의 기능을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마틴 윌리엄스, North Korea Tech 운영자] “It looks like...”

‘아리랑’ 전화기의 응용 프로그램들은 인터넷을 통해 작동되는 게 아니라 전화기 안에 이미 내장돼 있는 프로그램들로 보인다는 겁니다.

윌리엄스 씨는 북한이 자체 생산했다는 ‘삼지연’ 판형 컴퓨터를 입수해 조사해 본 결과 사정은 마찬가지였다며, 북한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쓰면서도 구글 인터넷 서비스를 받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아리랑’ 손전화기가 북한이 주장한대로 자체기술로 만들어졌는지도 의문입니다.

윌리엄스 씨는 북한이 중국산 전화기를 들여와 팔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마틴 윌리엄스, North Korea Tech 운영자] “I think it will be...”

유엔 안보리의 제재 때문에 북한이 첨단 손전화기 생산에 필요한 설비를 모두 들여오기 어렵고, 이웃나라인 중국이 손전화기를 값싸고 효율적으로 만들어 내고 있다는 겁니다.

서방 언론들도 북한이 ‘아리랑’ 손전화기를 공개하면서 실제 생산 장면이 아니라 제품검사 장면만 보여줬다면서, 중국산 전화기의 포장만 바꿔서 판매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김연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