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북한에 23일 이산가족 상봉 실무접촉 제의

한국 정부가 16일 오전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오는 23일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실무접촉을 가질 것을 북한에 제의한 가운데, 이날 오후 서울 대한적십자사 이산가족민원실에서 정학순(75)씨가 오빠를 찾기 위해 신청서를 접수하며 눈가를 만지고 있다.

한국 정부가 오는 23일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실무접촉을 갖자고 북한에 제의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산가족들이 모두 고령인 만큼 최대한 많은 인원이 상봉할 수 있도록 추진할 방침입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는 16일 판문점 연락채널을 거쳐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을 북한에 공식 제의했습니다.

날짜와 장소로는 오는 23일 판문점 평화의 집을 제시했습니다.

이번 제안은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이산가족 상봉을 제의한 데 따른 겁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 발언입니다.

[녹취: 박근혜 대통령] “이번 추석을 전후로 남북한의 이산가족들이 상봉할 수 있도록 북한에서 마음의 문을 열어주길 바랍니다."

한국 정부는 순수한 인도적 사안인 이산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북한이 실무접촉에 적극적으로 응해 오길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판문점 마감통화 때까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지난 달 개성공단 실무회담 과정에서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협의하자고 먼저 제안해온 만큼 한국 정부의 제의에 호응해올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입니다.

북한이 회담에 호응해올 경우, 실무접촉에서는 이산가족의 상봉 시기와 장소, 규모 등이 논의될 전망입니다.

이후 상봉자 명단을 교환하고 생사 확인까지 거치려면 실제 이산가족 상봉까지는 최소한 한 달가량은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 정부는 이산가족들이 대부분 고령인 만큼 과거 1백50명 안팎이던 상봉 규모를 확대하고, 상봉을 정례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통일부 김형석 대변인의 기자설명회 내용입니다.

[녹취: 통일부 김형석 대변인] “이산가족들이 고령이십니다. 그래서 이 분들은 한시가 바쁘기 때문에 최대한 신속하게 추진한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한국 정부에 등록된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는 7만3천여 명으로, 이 가운데 80% 이상이 70살이 넘은 고령잡니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는 지난 2010년 11월을 마지막으로 3년 가까이 중단됐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