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태권도 시범단, 올 가을 미국 공연 다시 추진

지난 2011년 미국에서 순회공연을 벌인 북한 태권도 시범단.

미-북 관계 악화로 2년 연속 무산됐던 북한 태권도시범단의 미국 공연 가능성이 또다시 제기되고 있습니다. 개성공단 회담 타결에 따른 남북간 화해 기류를 미-북 인적 교류로 연결시키려는 시도입니다. 백성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해 여름에 이어 올해 여름에도 추진됐던 북한 ‘조선 태권도시범단’의 공연은 모두 불발로 끝났습니다.

북한의 2.29 합의 파기, 장거리 로켓 발사와 핵실험, 미 본토 타격 위협 등이 미-북 관계를 극도로 악화시켰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꽉 막힌 미-북 간 인적 교류의 물꼬를 트려는 시도는 이번에도 미국의 태권도인들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과거 두 차례 북한 태권도시범단의 미국 공연을 주최한 정우진 ‘태권도타임스’ 잡지 대표는 15일 ‘VOA’에, 올 가을께 시범단의 방미를 다시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정우진 대표] “많은 태권도인들이 움직이는 것 같아요. 그래서 올 가을에 한 번 해 보려고 여러 각도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한국이 북한과 개성공단 회담을 타결짓고, 이산가족 상봉까지 제안한 여파가 미-북 교류에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해 미 당국에 북한 시범단의 입국 승인 여부를 문의 중이라는 설명입니다.

시범단의 체류기간과 방문 도시를 대폭 늘리려던 당초 계획을 바꿔 2주일 동안 알래스카,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휴스턴, 댈러스 등 6~7개 도시를 순회하는 일정으로 축소했습니다.

하지만 여성단원을 더 많이 포함시키고, 전통악기 연주자들도 초청해 양로원과 장애인 시설 등에서 위문공연을 곁들이겠다는 기존 형식은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정우진 대표는 북한 당국도 태권도시범단의 미국 공연 가능성에 큰 기대를 걸고 관련 절차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정우진 대표] “그 쪽(북한)에서는 언제든지 할 준비가 돼 있다고 그렇게 알고 있어요.”

실제로 북한의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은 지난 6월 ‘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한국 뿐아니라 미국과의 인적 교류도 재개할 의지가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녹취: 장웅 위원] “인적 교류라는 게 미국하고도 자주 하는 게 좋죠. 그런 과정을 통해서 길이 생기고 가까워지고 하는 거니까. 리해가 축적이 되고 그런 거니까 그런 거 하는 게 좋습니다.”

특히 1년 이상 미뤄지고 있는 북한 태권도 선수들의 세 번째 미국 시범공연이 올해 안에 성사되길 바란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지난 2007년에 이어 2011년 미국 무대에서 큰 박수를 받았던 북한 태권도시범단.

잔뜩 위축된 미-북 관계 속에서 당시의 환호를 다시 되살리기엔 넘어야 할 산이 아직 많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