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시리아 군사대응 불참키로...일본, 방위예산 3% 증액 추진

세계 각 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들어와 있습니까?

기자) 영국이 시리아 군사 행동에 불참하기로 하면서, 서방국들의 시리아 응징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이집트 주요 도시에서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지만, 우려했던 유혈 충돌은 없었습니다. 일본 정부가 20여년만에 최대 규모의 방위예산 증액을 추진 중입니다.

진행자) 오늘도 시리아 소식부터 알아보겠습니다. 당초 서방국들의 시리아 정부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군사 응징이 임박했다는 관측이었는데, 새로운 변수가 생겼군요?

기자) 미국과 호흡을 맞춰오던 영국 정부가 시리아에 대한 군사 행동에 불참하기로 했습니다. 어젯밤 영국 의회가 정부의 시리아 무력 제재 결의안을 부결시켰기 때문입니다. 당초 영국 정부는 어제 의회의 승인을 받으려다가, 반대 기류가 강하자, 유엔의 시리아 화학무기 조사 결과가 나온 뒤에 제재 여부를 결정하자는 후퇴안을 제출했었는데요. 이 마저도 의회에서 채택되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집권당에서도 반대가 많았나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어제 시리아 무력 제재 결의안은 13표 차이로 부결됐는데요. 집권 보수당에서조차 30표의 반대가 나왔습니다. 영국에서는 시리아에 대한 군사 행동에 반대하는 여론이, 찬성하는 여론보다 두 배 이상 많았었습니다.

진행자) 영국 정부의 입장 변화로, 미국의 부담이 커지게 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데이비드 캐머론 영국 총리는 의회의 결정에 유감을 느낀다면서, 미국의 이해를 당부했는데요. 캐머런 총리는 자신은 여전히 시리아 정부에 강력한 응징을 가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의회와 국민의 뜻을 따르기로 했다면서, 미국 국민과 바락 오마바 대통령이 상황을 이해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캐머론 총리는 의회의 반대와 상관 없이 군사 행동을 강행할 수도 있지만, 그러지 않기로 결정한 겁니다. 한편 미국에 사과할 거냐는 질문엔, 오바마 대통령과 조만간 통화하겠지만 사과할 문제는 아니라고 답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어떤 반응입니까?

기자) 계속 서방 동맹국들과의 공조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케이틀린 헤이든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변인은 영국 의회의 결정을 지켜봤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에 가장 이익이 되는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시리아의 화학무기는 미국의 국익을 위협할 수 있는 문제이며, 국제사회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필리핀을 방문 중인 척 헤이글 국방장관도 오늘 기자회견 중에 관련 질문을 받았는데요. 동맹국과의 공동 대응이 미국 정부의 목표라면서, 계속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바락 오바마 대통령의 엇그제 인터뷰에서도 시리아 정부에 대한 강력한 응징 의지를 밝혀왔는데, 영국이 빠졌다고 해서 지금 물러서기도 어려운 상황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제 남은 결정은 시리아 정부에 대한 응징을 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시기와 방법이라는 입장이었는데요. 따라서 영국 정부의 결정으로 암초에 부딪히기는 했지만, 여전히 군사 대응을 추진할거란 관측이 많습니다.

진행자) 한편 프랑스는 영국 정부의 결정과 상관 없이, 계속 시리아에 대한 군사 행동에 동참할 거란 입장을 밝혔다고요?

기자)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르몽드'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인데요. 올랑드 대통령은 여전히 시리아에 대한 군사 행동에 동참하겠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올랑드 대통령은 또, 시리아 정부가 화학무기 공격으로 국민들에게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줬다며, 강력한 응징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 내에서도 시리아에 군사 행동에 대해 회의론이 계속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어제 미국 행정부는 의회 관련 위원회 의원들을 대상으로 비공개 브리핑을 했는데요. 의회에서도 시리아에 대한 군사 개입에 찬반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반대하는 의원들은 제한적인 군사 개입이 오히려, 시리아 정부에 타격을 입히기 보다는 서방에 대한 반감만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을 하고 있고요. 또 시리아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이 화학무기 사용을 지시했다는 좀 더 확실한 정보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진행자) 유엔 화학무기 조사단의 시리아 현장 조사는 어떻게 되갑니까?

기자) 유엔은 내일까지 조사를 마치고 시리아를 떠날 예정인데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조사단이 철수하는 즉시 결과를 보고할 거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긴급한 사안인 만큼, 공식 보고서에 앞서, 이번 주말이나 다음주 초 임시 보고서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유엔 조사 결과가 시리아 정부에 대한 서방국들의 군사 대응에 또 다른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진행자) 이번엔 이집트 소식입니다. 이집트에서 오늘 무슬림형제단이 대규모 시위를 예고했었는데, 충돌은 없었나요?

기자) 카이로와 일부 주요 도시에서 산발적인 시위가 벌어졌지만, 심각한 충돌은 없었습니다. 카이로에서 벌어진 최대 시위에는 5천명 정도가 모였는데요, 이들은 앞서 군부의 유혈 시위 진압을 비난하면서, 압델 파타 엘 시시 국방장관의 퇴진을 요구했습니다. 시위대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정부는 어떻게 대응했습니까?

기자) 이집트 군경은 당초 무슬림형제단이 점거 농성을 예고했던 사원 주변을 차단하고, 시위대의 진입을 막았는데요. 철조망을 설치하고, 장갑차까지 동원한 모습이었습니다. 군경은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서 최루탄을 발사하기도 했지만, 심각한 인명 피해는 없었습니다. 한편 시위가 예상됐던 카이로의 거리들은 시위에 앞서 인적을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었는데요. 또 다시 유혈 충돌을 우려한 일반 시민들이 출입을 자제하고, 상점들도 문을 닫았습니다. 이집트에서는 2주전 군경이 시위를 강경진압하면서 1000명이 사망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다른 도시들은 어떻습니까?

기자) 나일델타와 탄타 등에서도 군부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는데요. 3천명 정도가 참가한 것으로 집계됐고요, 군경이 최루탄을 동원해서 시위대를 해산했습니다.

진행자) 이집트 과도정부가 아랍계 위성방송 '알자지라'에 금지령을 내릴거란 소식도 있군요?

기자) 이집트 과도정부는 어제 성명을 발표하고, 알자지라 방송 내용이 이집트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알자지라가 이집트에서 불법으로 취재와 방송을 하고, 이집트에 해로운 루머를 퍼뜨리고 있다는 겁니다. 이집트 관영 매체에 따르면 이집트 과도정부는 곧 방송 금지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현재 알자지라는 이집트 위성통신사를 통해 방송을 송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알자지라 기자들이 체포됐다는 소식도 있군요?

기자) 네. 알자지라는 카이로 특파원과 촬영기자, 프로듀서 등 직원 4명이 체포됐다며, 이집트 과도정부의 언론 탄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관한 이집트 정부의 입장은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이번엔 아시아로 가보겠습니다. 일본이 방위예산 증액을 추진 중이라고요?

기자) 일본 정부가 오늘 2014년도 방위예산 요구안을 확정했는데요. 총 예산 규모가 490억 달러로 지난해 예산에 비해 3% 늘어난 액숩니다. 방위예산 3% 증액은 20여년만에 가장 큰 폭입니다.

진행자) 어떤 부분을 확대하는지, 내용도 소개해주시죠.

기자) 우선 해병대의 성격을 가진 수륙양용 부대를 새롭게 편성한다는 계획이 눈에 띄는데요. 수륙양용 장갑차 구입을 위해 1300만 달러를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해병대는 공격적인 성격을 띈 부대 아닙니까? 그래서 일본 평화헌법에 위배된다는 논란이 있어왔는데요. 아베 정부는 센카쿠 열도 등에서 영유권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이런 부대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적이 영유권 분쟁 도서를 점령했을 때, 이를 탈환할 능력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진행자) 중국의 반발이 예상되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방위성은 조기경보기를 센카쿠 인근에 새로 배치하기 위한 예산도 포함시켰습니다.

진행자) 그밖에 덩치가 큰 예산은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기자) 일본 해군이 신형 구축함과 잠수함, 잠수함 구난함 등의 도입을 위해 18억 달러를 투입한다는 계획이 눈에 띕니다. 도쿄 인근에 PAC-3 지대공 요격 미사일을 상시 배치하기 위한 예산도 포함시켰는데요. 북한의 미사일과 핵 위협에 대비한 겁니다. 하지만 예산 증액분 중에 가장 큰 부분은, 지난 몇 년간 동결됐던 임금 인상분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아시아 소식 한 가지 더 알아보죠. 중국 외교부가 홍콩 주재 미국 총영사관에 정치 문제에 개입하지 말라는 경고를 보냈다고요?

기자) 중국 언론들이 오늘자로 보도한 내용인데요. 중국 외교부 관계자가 미국의 클리포드 하트 총영사을 만나서 직접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겁니다. 내용은 홍콩의 정치 체제 발전은 내부 문제이며, 외부 정부와 관리들이 개입해서는 안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또 홍콩 문제에 대한 어떤 외국 세력의 간섭도 단호히 반대한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왜 그런 경고를 한겁니까?

기자) 하트 총영사는 지난 달에 취임했는데요. 홍콩장관 직선제를 지지하는 발언을 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하트 총영사는 취임 직후에 홍콩장관 직선제 문제에 대해, 진정한 민주적 보통선거를 향한 홍콩인들의 행동을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얼마 전에도 홍콩 정치인들을 만난 자리에서 다른 배경을 지닌 사람들이 2017년 행정장관 선거에 출마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현재는 직선제가 아닌가보죠?

기자) 네 지금은 간접선거로 뽑습니다. 홍콩 당국은 직접선거를 도입하더라도 후보 자격에 제한을 두려는 움직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