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호화 유람선, 관광객 없어 북한 사업 포기

지난해 5월 싱가로프 국적 호화 유람선 황성호가 라선-금강산국제관광단을 태우고 북한 고성항 부두에 도착했다.

북한이 금강산 관광에 나설 외국인 유치를 위해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싱가포르 국적 호화 유람선이 몇 달 만에 사업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는 북한 당국에 적잖은 타격이 될 전망입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일본의 ‘NHK 방송'은 11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라선과 금강산을 오가던 호화 유람선 ‘황성호’(Royale Star)가 이달 초 싱가포르로 돌아갔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방송은 기대했던 중국인 관광객 규모가 적어 ‘황성호’가 지난 달 말 사업을 접었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5월 첫 출항한 ‘황성호’는 객실과 공연식당, 면세점 등을 갖춘 총 8개층으로 이뤄진 중대형 유람선으로 승객 250 명과 승무원 250 명을 태울 수 있습니다.

북한 당국은 지난 해 말 금강산에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할 목적으로 싱가포르 국적의 중국계 선주인 데니 타이 씨와 계약한 뒤 ‘황성호’의 출항을 크게 선전했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나선 경제무역지대 조-중 공동개발, 공동관리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속에서 싱가포르 관광선 ‘황성호’ 개업식을 성대히 가지게 됩니다.”

한국 정부는 당시 북한이 남북 합의를 어기고 외국인들을 상대로 금강산 관광을 재개한다며 강한 유감을 표시했었습니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입니다.

[녹취: 조선중앙TV] “금강산 관광객 사망 사건에 대한 책임있는 조치가 없는 상황에서 북한이 일방적으로 남북간 합의를 백지화하고 새로운 사업을 시행하고 있는 것 자체가 매우 유감스럽다, 이런 말씀을 드립니다.”

중국인 관광객들은 훈춘을 거쳐 라선에 도착한 뒤 야간에 ‘황성호’를 타고 다음 날 오전 고성항에 도착해 금강산을 관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요금은 라선에서 금강산까지 4박 5일 일정에 1인당 중국 돈 4천 위안, 미화로 650 달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황성호'는 출항하지 않을 때는 라선항에서 선상 도박과 호텔로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싱가포르에서 발행되는 `스트레이츠 타임스' 신문은 지난 달 20일, 7월 말에 직접 취재했던 ‘황성호’의 한가한 모습을 전하면서, 인터넷과 전화 뿐아니라 한국의 세계적인 인기가수 싸이의 노래 ‘강남스타일’ 의 연주 조차 금지된 공간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인터뷰한 승객들은 대부분 금강산에 대한 기대보다는 호기심 때문에 배에 올랐다고 소개했습니다.

신문은 특히 싱가포르에서 선상 도박장으로 이용됐던 이 선박이 라선을 떠나 금강산을 향한 게 5월 첫 출항 이후 7월 말 현재 3회에 불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그동안 광물 수출과 해외 근로자 파견 외에 관광사업을 통한 외화벌이 사업에 총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특히 중국의 관광산업협회와 손잡고 새로운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열차와 항공편을 통한 여행경로 다양화, 금강산과 연계된 원산관광특구 개발 등에 집중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금강산 등의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는 별다른 성과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북한 정부는 ‘황성호’의 싱가포르 철수에 대해 아직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