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미국이 핵 능력 진전에 주력하는 북한을 대화 상대로 받아들이기가 더욱 어렵게 됐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영변 핵 시설 동향과 정치적 파장에 대한 전문가들의 분석을 백성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핵분열을 유지하고 제어하는 장치가 원자로입니다.
대부분 전기에너지를 만드는 데 사용하며, 그러기 위해선 원자로 노심의 핵반응에서 나오는 열기를 이용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증기가 생성되는데, 영변 핵 시설에서 포착된 흰색 증기가 원자로 재가동의 근거라는 주장이 그래서 나온 겁니다.
최근 이 같은 분석을 내놓은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 닉 한센 연구원의 설명입니다.
[녹취: 닉 한센 연구원] “Its main purpose is to make plutonium. The actual nuclear reactor is running. I believe that the actual nuclear reactor is running.”
한센 연구원은 12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영변 5메가와트급 원자로가 가동 중이며 플루토늄 생산이 목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경수로 건설 특별기술고문을 지낸 최한권 박사 역시 해당 건물에 증기터빈과 발전기가 배치된 게 맞다면 원자로 가동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최한권 박사] “증기가 생산돼서 터빈을 통해서 발전을 하고, 어떤 상황이 발생해서 터빈으로 들어가던 증기를 외부로 방출하는 건데 그렇게 봤을 때는 특별히 그 사람들이 다른 방법으로 대량의 증기를 생산하는 게 아니라면 5메가와트 원자로가 가동에 들어갔다고 보는 게 기술적으로 타당할 것 같아요.”
하지만 한 가지 의문이 남습니다.
원자로를 식히기 위해선 차가운 물을 공급하는 냉각탑이 필요한 데, 북한은 지난 2007년 핵 개발 포기 의지를 과시하며 이를 폭파시켰기 때문입니다.
한센 연구원은 그래서 실험용 경수로 근처에 새로 건설한 펌프시설을 주목합니다.
[녹취: 닉 한센 연구원] “I guess that the other thing they could have done is just to take steam and put it back into the cool river...”
폭파시킨 냉각탑 대신 강이나 펌프시설을 원자로 냉각시설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북한이 이 방식을 택했다면 굳이 영변 핵 시설에서 증기를 노출시킬 필요가 없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영변 원자로 재가동 조짐을 일부러 외부에 공개하는 전략으로도 읽을 수 있는 대목입니다.
특히 북한과의 대화에 소극적인 미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진단도 있습니다. 미국 컬럼비아대학 법과대학원의 북한 전문가인 노정호 교수입니다.
[녹취: 노정호 교수] “북한 입장에서는 미국으로 하여금 자신들을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기를 원하는 건데, 시리아하고 기타 중동 문제 때문에 미국이 신경을 못쓰고 있는 부분이 있는데 그런 압박 수단으로 이용하려고 하는 조짐이 상당히 강하게 보인다고 평가할 수 있고.”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의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대표는 그래서 영변 핵 시설의 움직임을 ‘정치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올브라이트 대표] "They created a precondition in a sense that...”
한쪽으로는 미국 등과의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다른 쪽으로는 협상의 전제조건을 미리 달아놓겠다는 신호일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영변 5메가와트 원자로 재가동을 통해 플루토늄을 추출하려면 3~4년은 족히 걸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올브라이트 대표] “You’re really looking at 3~4 years before they have all the plutonium separated...”
따라서 협상을 통해 6개월 뒤에라도 이 시설 가동을 중단시키면 북한이 얻을 수 있는 핵 물질은 거의 없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원자로 재가동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비핵화 대화 재개에 오히려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미국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행동이 미국으로 하여금 북한과의 대화를 더 꺼리게 만들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녹취: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 “Their restarting the reactor is going to make the United States actually less anxious to get into negotiations...”
미국 정부가 핵 포기 의사가 없는 나라와 대화를 계속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만들 거라는 전망입니다.
게다가 북한이 원자로 재가동 중단이라는 카드를 내민다해도 이는 미국을 대화로 이끄는 유인책이 전혀 될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베넷 박사는 영변 원자로 재가동 움직임은 협상을 구걸하는 대신 협상을 강제하는 전형적인 북한 방식의 접근법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
핵분열을 유지하고 제어하는 장치가 원자로입니다.
대부분 전기에너지를 만드는 데 사용하며, 그러기 위해선 원자로 노심의 핵반응에서 나오는 열기를 이용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증기가 생성되는데, 영변 핵 시설에서 포착된 흰색 증기가 원자로 재가동의 근거라는 주장이 그래서 나온 겁니다.
최근 이 같은 분석을 내놓은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 닉 한센 연구원의 설명입니다.
[녹취: 닉 한센 연구원] “Its main purpose is to make plutonium. The actual nuclear reactor is running. I believe that the actual nuclear reactor is running.”
한센 연구원은 12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영변 5메가와트급 원자로가 가동 중이며 플루토늄 생산이 목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경수로 건설 특별기술고문을 지낸 최한권 박사 역시 해당 건물에 증기터빈과 발전기가 배치된 게 맞다면 원자로 가동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최한권 박사] “증기가 생산돼서 터빈을 통해서 발전을 하고, 어떤 상황이 발생해서 터빈으로 들어가던 증기를 외부로 방출하는 건데 그렇게 봤을 때는 특별히 그 사람들이 다른 방법으로 대량의 증기를 생산하는 게 아니라면 5메가와트 원자로가 가동에 들어갔다고 보는 게 기술적으로 타당할 것 같아요.”
하지만 한 가지 의문이 남습니다.
원자로를 식히기 위해선 차가운 물을 공급하는 냉각탑이 필요한 데, 북한은 지난 2007년 핵 개발 포기 의지를 과시하며 이를 폭파시켰기 때문입니다.
한센 연구원은 그래서 실험용 경수로 근처에 새로 건설한 펌프시설을 주목합니다.
[녹취: 닉 한센 연구원] “I guess that the other thing they could have done is just to take steam and put it back into the cool river...”
폭파시킨 냉각탑 대신 강이나 펌프시설을 원자로 냉각시설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북한이 이 방식을 택했다면 굳이 영변 핵 시설에서 증기를 노출시킬 필요가 없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영변 원자로 재가동 조짐을 일부러 외부에 공개하는 전략으로도 읽을 수 있는 대목입니다.
특히 북한과의 대화에 소극적인 미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진단도 있습니다. 미국 컬럼비아대학 법과대학원의 북한 전문가인 노정호 교수입니다.
[녹취: 노정호 교수] “북한 입장에서는 미국으로 하여금 자신들을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기를 원하는 건데, 시리아하고 기타 중동 문제 때문에 미국이 신경을 못쓰고 있는 부분이 있는데 그런 압박 수단으로 이용하려고 하는 조짐이 상당히 강하게 보인다고 평가할 수 있고.”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의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대표는 그래서 영변 핵 시설의 움직임을 ‘정치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올브라이트 대표] "They created a precondition in a sense that...”
한쪽으로는 미국 등과의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다른 쪽으로는 협상의 전제조건을 미리 달아놓겠다는 신호일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영변 5메가와트 원자로 재가동을 통해 플루토늄을 추출하려면 3~4년은 족히 걸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올브라이트 대표] “You’re really looking at 3~4 years before they have all the plutonium separated...”
따라서 협상을 통해 6개월 뒤에라도 이 시설 가동을 중단시키면 북한이 얻을 수 있는 핵 물질은 거의 없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원자로 재가동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비핵화 대화 재개에 오히려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미국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행동이 미국으로 하여금 북한과의 대화를 더 꺼리게 만들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녹취: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 “Their restarting the reactor is going to make the United States actually less anxious to get into negotiations...”
미국 정부가 핵 포기 의사가 없는 나라와 대화를 계속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만들 거라는 전망입니다.
게다가 북한이 원자로 재가동 중단이라는 카드를 내민다해도 이는 미국을 대화로 이끄는 유인책이 전혀 될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베넷 박사는 영변 원자로 재가동 움직임은 협상을 구걸하는 대신 협상을 강제하는 전형적인 북한 방식의 접근법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