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 시리아 화학무기 폐기 시한 추진...이집트 비상사태 연장에 야권 반발

세계 각 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입니까?

기자) 미국과 러시아가 시리아의 화학무기 폐기를 위한 원칙에 합의한 가운데, 미국은 시리아 정부가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집트에서 과도정부가 비상사태를 두 달 연장키로 하면서, 야권에서도 반발이 커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시리아 소식부터 알아보겠습니다. 주말에 미국과 러시아가 시라아의 화학무기 폐기를 위한 원칙에 합의했는데요. 이후 어떤 움직임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은 시리아 정부가 자국민에 대해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은 중대한 범죄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면서, 시리아가 화학무기 폐기 악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군사적인 공격 가능성을 계속 경고했습니다. 한편 러시아는 자신들이 시리아에 대한 군사 조치에 합의한 것은 아니라면서, 오히려 반군이 협상장에 나오도록 압력을 가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진행자) 양측의 입장이 사뭇 다른데, 우선 미국부터 볼까요?

기자)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오늘 파리를 방문 중인데요. 프랑스의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과 로랑 파비우스 외무장관, 영국의 윌리엄 헤이그 외무,장관과 시리아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케리 장관은 시리아 아사드 정부가 앞으로 유엔에서 마련될 화학무기 폐기 결의를 계획대로 이행하지 않는다면, 그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될 거라는 데 대해 서방국은 물론이고 러시아도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케리 장관은 프랑스에 앞서 이스라엘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시리아에 대한 미국의 군사위협은 여전히 실재한다고 말했는데요. 러시아와의 제네바 합의로 군사 공격을 보류하기는 했지만, 시리아가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다시 추진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 날 3국 외무장관들은 안보리 결의에 시리아의 화학무기 폐기 시한을 명시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습니다.

진행자)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어제 미국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시리아 사태를 언급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과 러시아가 화학무기 폐기 원칙에는 합의했지만 여전히 견해 차이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는데요. 미국은 시리아 정부가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데 확고한 입장이며, 아사드 대통령이 계속 집권하는 한 어떤 형태로든 분쟁이 계속될거라는 겁니다. 러시아는 화학무기는 반군이 사용했다는 주장이고, 아사드 정권을 계속 지지하고 있죠.

진행자) 케리 장관이 프랑스를 방문 중이라고 했는데, 프랑스도 앞서 미국의 군사 대응을 가장 적극적으로 지지한 국가아닙니까?

기자)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 역시 미국과 러시아의 시리아 합의를 중요한 진전으로 평가하면서도, 군사적 해법의 가능성은 여전히 남겨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야만 시리아 아사드 정부에 대한 압박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겁니다. 올랑드 대통령은 또 유엔 안보리에서 마련될 관련 결의에도, 합의 사항이 이행되지 않을 경우 제재를 가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러시아는 입장이 다르지 않습니까?

기자) 네. 미국과 러시아가 시리아 화학무기 폐기를 위한 원칙에는 합의했지만, 시리아 사태를 바라보는 시각에는 상당히 큰 차이가 있습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오늘 나빌 파미 이집트 외무장관과 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관련 입장을 밝혔는데요. 시리아 화학무기 폐기를 위한 구체적인 이행을 앞두고, 군사 조치를 논의하는 것은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경고했습니다. 또 서방국들 사이에서 이번 안보리 결의에 무력 사용을 명시한 '유엔헌장 7장'을 포함시키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도, 러시아의 의도를 잘못 해석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라브로프 장관은 아사드 정부보다는 반군 측에 압력을 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러시아가 앞서 합의한 내용에 이미 시리아가 화학무기 폐기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 유엔헌장 7장을 적용해 조치한다는 내용이 들어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하지만 유엔 안보리 결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을 경우 추후에 유엔 헌장 7장 적용을 추진하는 것과, 아예 안보리 결의부터 이를 명시해 놓는 것은 다르단 겁니다. 미국과 러시아가 합의한 내용을 다시 한 번 소개해드리면, 시리아 아사드 정권인 일주일 안에 화학무기 보유 현황을 관련 기구에 제출하고, 11월 중에는 국제사찰단의 시리아 초기 조사를 완료하기로 했습니다. 또 말씀하신데로 시리아 정부가 화학무기 폐기를 거부하거나, 정부군과 반군을 불문하고 화학무기를 다시 사용할 경우 안보리에서 유엔헌장 7장을 적용해 대응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언제까지 폐기를 완료할 지에 대해선 명시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라브로프 장관이 반군에 압력을 가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했는데, 어떤 압력이죠?

기자) 라브로프 장관은 이제 시리아 정부와 반군 사이의 평화협상을 위한 노력을 다시 기울여야 할 때라고 밝혔는데요. 앞서 미국과 러시아는 지난 5월에도 평화협상을 추진했지만 불발 됐었던 기억이 나실겁니다. 라브로프 장관은 지금까지 반군에 평화협상 참여를 권유했다면, 이제는 반군이 협상장에 나오도록 새로운 압박을 가해야 할 때라고 말했는데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시리아 정부는 이번 합의가 자신들의 외교적 승리라며, 반군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유엔 안보리 결의는 언제 결정됩니까?

기자) 오늘 프랑스에서 열린 미국과 프랑스, 영국 외무장관 회담도 결의안 초안 내용을 논의하기 위한 것이었는데요. 이번 주에 결의안을 마련해서 표결에 들어간다는 계획입니다. 한편 유엔은 지난 달 시리아 화학무기 공격에 대한 조사 보고서를 오늘 발표하는데요. 화학무기 공격 여부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상황이고, 그 주체를 얼마나 확실하게 지목하느냐가 관건입니다. 보고서 내용도 결의안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계속해서 이집트 소식입니다. 과도정부가 비상사태를 두 달 더 연장하면서, 야권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고요?

기자) 만수르 아들리 임시대통령이 지난 주말 종료될 예정이었던 비상사태를 치안 상황을 고려해 연장한다고 발표했었는데요. 그 동안 무슬림형제단에 반대하고 과도정부를 지지했던 야권에서도 반발이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오늘 카이로 도심의 탈라트 하르브 광장에서는 주요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비상사태 연장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이들은 군부가 체포한 시민들도 즉각 석방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비상사태가 얼마나 연장됐습니까?

기자) 두 달 더 연장됐는데요. 따라서 11월 14일에야 종료됩니다. 이집트 시민단체들은 비상사태 연장으로, 이집트가 과거 독재 시대로 회귀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또 비상사태 없이 이집트 법만으로도 치안 유지가 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한편 앞서 반 군부 시위에 앞장섰던 무슬림형제단은 독재 정권이 국민을 무시하고, 비상사태에 의지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비상사태 연장을 지지하는 세력도 있습니까?

기자) 일부 자유주의 성향 정당들은 만수르 임시대통령의 결정을 지지한다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또, 현재로서는 테러리즘에 맞서 싸우고 치안을 다시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이집트 과도정부의 주장에도 동의한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진행자) 이번엔 아시아 소식입니다. 태풍 18호 '마니'가 일본을 강타해서, 사망자도 발생했군요?

기자)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시가와 후쿠이, 후쿠시마, 효고, 미에현에서 홍수와 산사태로 2명이 숨지고 4명이 실종됐습니다. 또 인근 21개 현을 포함하면 부상자도 120명 이상 발생했습니다.

진행자) 피해가 심각하군요?

기자) 마니가 일본 열도를 따라 북상하면서 여러 지역에 엄청난 비를 뿌리고 있는데요. 시즈오카와 아이치, 기후 현 등에서는 한 때 시간 당 100밀리미터가 넘는 비가 내렸고요. 사망자가 발생한 후이현에서는 이틀간 내린 비가 300mm로 9월 한 달 평균 강수량을 넘었습니다. 이에 따라 위험 지역 주민 40만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졌고요, 비행기와 열차가 이따라 결항하거나 운행 중단되면서 큰 혼란을 겪었습니다.

진행자) 일본의 유명 관광지인 교토가 물에 잠겼다는 소식도 있군요?

기자) 네. 교토에도 많은 비가 내리면서 중심가에서도 홍수가 발생했는데요. 교토 시에서만 주민 26만 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고 합니다. 또 교토 인근 소도시인 후쿠치야마는 시 전체가 물에 잠기면서 시민 모두에게 대피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진행자) 아까 사망자가 발생한 곳 중에 후쿠시마도 있었는데, 원전 오염수 누출이 더욱 악화될 우려는 없습니까?

기자) 태풍 때문에 원전 오염수가 추가로 바다에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태풍 마니는 후쿠시마 원전에서 불과 수십킬로미터 떨어진 곳까지 접근했는데요, 이에 따라 후쿠시마 원전에도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그러자 오염수 유출을 막기 위한 보가 넘치면서 오염수가 일부 유출됐고요, 또 고농도 오염수를 보관 중인 저장탱크에서 추가 사고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위해, 인위적으로 오염수를 배출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태풍이 강한 바람과 폭우를 동반하는데, 원전 시설에 대한 피해는 없습니까?

기자)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 측에 따르면 시설 피해는 없습니다. 또 원자로 건물에 유입되는 지하수량에도 당장은 변화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지하수 유입량이 늘면 그만큼 오염된 물이 늘어나기 때문에, 오염수 유출 가능성도 높아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