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정상회의 폐막, 자유무역 도모...중국 태풍 피해 잇따라, 이재민 수백만명

세계 각 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오늘도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에서 자유무역 확대를 비롯한 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중국에서 잇따른 태풍 피해로 수백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APEC 정상회의 소식부터 알아볼까요?

기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APEC 정상회의가 오늘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이틀 간의 일정을 마쳤습니다. 21개 회원국 정상들은 오늘 공동 선언을 발표했는데요. 지구 온난화와 인구 증가로 인한 자원 부족과, 성장 둔화라는 어려움 속에서도, 세계 경제의 안정적인 회복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습니다. 또 각 국의 기반시설 확충에도 협력함으로써 무역을 더욱 촉진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경제 성장을 위한 협력과 관련해서, 당초 자유무역확대가 중점적으로 논의될 거란 전망이었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와 관련해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TPP 체결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의 움직임도 분주했는데요. 미국은 연방정부 폐쇄 때문에 당초 계획과 달리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불참하고, 존 케리 국무장관이 참석하지 않았습니까? 케리 장관은 어제와 오늘 TPP에 참가하고 있는 나머지 11개국 정상들과 일일이 회담을 갖고, 협정 체결을 앞당기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진행자) 결실이 있었나요?

기자) 네. 오늘 TPP 참가국들이 공동 성명을 발표했는데요. 올해 말까지 포괄적인 합의를 도출한다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마이클 포먼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는, 시간이 많은 건 아니지만, 참가국 내에서 이미 많은 움직임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협정 체결을 서두르다가 부실한 결과물을 도출해내는 오류를 범하지는 않을 거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미국의 이런 움직임을 견제하는 분위기라고요?

기자) 네. 중국은 TPP 논의에 참가하지 않고 있고요, 오히려 동남아시아 16개국이 참여하는 별도의 자유무역협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중국도 협정 체결을 서두르고 있는데요. 미국과 중국이 자유무역확대의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서 경쟁하는 모습입니다.

진행자) 이번 정상회의에 중국과 한국, 일본 정상이 모두 참석하고 있는데. 외교 갈등 때문에 회담장에서도 분위기가 서먹했다고요?

기자) 말씀하신대로 일본은 중국, 한국과 각각 영유권 문제, 과거사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데요. 일본은 이번 회의에서 중국, 한국과 고위급 회담을 추진했지만 성사되지 않았고, 회의장에서의 분위기도 냉랭했습니다. 박근혜 한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회의장에서 몇 차례 나란히 앉기도 했지만 대화가 거의 없었고, 아베 총리가 손을 내밀자 악수를 하고 짧게 몇 마디를 나누는 정도였습니다. 중국도 일본 지도부와 회담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일찌감치 밝히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중국과 동남아국가들 사이의 영유권 갈등도 현안인데요?

기자) 중국과 동남아 국가들 사이에도 이번 회의 의제와 별도로 관련 논의가 있었는데요.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은 일부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동남아국가들은 중국과 공동의 행동수칙을 추진하고 있지만, 중국은 영유권 문제는 개별국가와 풀어야 한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아키노 대통령은 이번에 모든 당사국들이 행동수칙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고, 이는 영유권 문제 해법을 찾기 위한 좋은 진전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APEC에 어떤 나라들이 가입해있는지도 좀 소개해주시죠?

기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는 1989년 11월 12개 회원국으로 출범했는데요. 미국과 한국, 일본,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호주, 캐나다 등입니다. 나중에 중국과 러시아, 베트남, 멕시코 등도 가입해서 지금은 21개국입니다. 북한은 동북아에서 유일하게 APEC 회원국이 아닙니다. 한편 내년 정상회의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립니다.

진행자) 이번에는 중국 소식입니다. 올 해 중국에서 유독 기상재해가 심한데, 이번에는 태풍 피해가 잇따르고 있군요?

기자) 중국 동남부에 제23호 태풍 '피토'와 24호 태풍 '다나스'가 잇달아 상륙하면서 피해가 크다고 합니다. 다나스는 한반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요. 중국 언론에 따르면 이번 태풍 피해로 발생한 이재민만 500만 명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진행자) 주로 어느 지역의 피해가 큰가요?

기자) 중국 저장성과 상하이, 장시성, 장쑤성 등에서는 태풍 피토 때문에 많게는 300mm 가까운 집중적인 폭우가 내렸고요. 여기에 태풍 다나스가 동중국해를 지나가면서 저장성 등에는 다시 300mm 넘는 비가 왔다고 합니다. 저장성에서는 400만명이 넘는 가장 많은 이재민이 발생했습니다.

진행자) 인명피해도 크겠는데요?

기자) 현재까지 보고된 사망자와 실종자가 10여명을 넘고요, 폭우와 산사태로 농경지와 주택가, 도로 등이 파괴되면서 재산피해도 큽니다. 특히 홍수가 발생하고 대규모 정전사태까지 겹치면서, 상점과 학교 등이 문을 닫으면서 저장성과 푸젠성의 일부 도시들은 거의 마비 상태라고 합니다.

진행자) 이제 태풍은 지나간건가요?

기자) 네. 하지만 중국 남부에는 비가 며칠 더 올 거라는 예보입니다. 또 다나스가 동중국해를 거쳐 지금은 한반도와 일본 사이를 지나가고 있는데요. 그래서 한반도 남부와 일본 서부에서 태풍 피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엔 유럽으로 가보겠습니다. 올해 노벨상 수상자가 속속 발표되고 있는데, 오늘은 물리학상 수상자가 나왔군요?

기자) 네. 영국 물리학자 피터 힉스와 벨기에 물리학자 프랑수아 앙글레르가 공동 수상자로 선정됐습니다. 두 사람 모두 팔순을 넘긴 노과학자들입니다.

진행자) 어떤 업적으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게 됐나요?

기자) 50년 전 힉스 입자의 존재를 예견한 공로를 인정 받았습니다. 두 사람이 함께 연구했던 건 아니고요, 같은 해에 각각 발표한 논문에서 힉스 입자의 존재를 가정했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초 힉스 입자의 존재가 공식적으로 확인되면서, 두 사람이 노벨 물리학상 1순위로 후보로 거론돼왔고, 결국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됐습니다.

진행자) 힉스 입자가 뭡니까?

기자) 힉스 입자는 이번 수상자 중 한 명인 피터 힉스 교수의 이름을 따서 명명했는데요. 저도 관련 글을 읽어보긴 했지만 이해하긴 어려웠습니다. 간단히 정리해 놓은 내용을 소개해드리면, 힉스 입자는 우주 탄생을 설명하기 위한 이론에서 처음 등장했는데요. 이론에 따르면 우주의 기본 입자는 12개인데 모두 질량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 입자가 결합해서 만들어지는 물질에는 질량이 있거든요. 그래서 이 과정에서 입자에 질량을 부여하고 사라지는 새로운 입자의 존재를 가정했고, 그게 힉스 입자입니다. 질량이 크지만 굉장히 짧은 시간에 사라지기 때문에, 자연계에서는 관측이 어렵고요. 하지만 대형 입자가속기에서 인공적인 입자 충돌 실험을 거듭한 결과, 올 초 50여년만에 존재가 입증됐습니다.

진행자) 설명을 들어도 어렵군요?

기자) 네. 그리고 여전히 일부에서는 학문적 차원의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노벨상 수상이 너무 이른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스웨덴 왕립과학원이 두 사람을 올 해 수상자로 최종 선정했습니다.

진행자) 어제는 노벨 의학상 수상자가 발표됐죠?

기자) 미국의 제임스 로스먼과 랜디 셰크먼, 독일의 토마스 쥐트호프 교수가 선정됐는데요. 세포 안에서 물질이 이동하는 원리를 밝혀낸 공로로 상을 받게 됐습니다. 이들의 발견은 세포 물질의 이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서 생기는 당뇨병 같은 질환의 예방과 치료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평가됩니다.

진행자) 의학상 수상자들의 인터뷰 내용도 눈길을 끌고 있는데, 정부의 예산 삭감으로 과학계에도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군요?

기자) 네. 특히 최근 미국에서 정치권의 분열로 연방정부 부분폐쇄 사태에 처해 있어서 더욱 주목되는데요. 세 사람 모두 미국 대학에서 연구활동을 했는데요, 자신들이 한창 연구할 때보다 요즘은 오히려 정부의 예산이 주는 등 연구 환경이 열악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이 계속 경쟁력을 가지려면 과학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촉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