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해경선, 한 달만에 센카쿠 해역 진입...사우디, 차량운전 시위 여성 체포

세계 각 국의 주요 뉴스를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오늘도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중국과 일본 고위 당국자들이 영유권 갈등을 둘러싼 군사 조치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습니다. 터키 정부의 미사일 방어 체계 도입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사우디에서는 여성들이 차를 운전했다는 이유로 구속됐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아시아 소식부터 알아볼까요?

기자) 일본명 센카쿠 열도, 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두 나라 사이의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습니다. 최근 군사 조치 가능성을 언급한 양국 고위 당국자들의 발언에 이어, 오늘은 중국 해경선 4척이 센카쿠 해역에 진입해, 일본 순시선과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졌는데요. 양국 선박이 센카쿠 해역에서 대치한 건 거의 한 달 여만입니다.

진행자) 일본이 항의했겠군요?

기자) 네. 이날 중국 해경선들은 일본 측의 퇴거 요구를 무시한 채 몇 시간 동안 해상에 머물면서, 댜오위다오는 중국의 고유 영토라는 주장을 했다고 합니다. 이와 관련해 일본의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중국 선박의 침입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은 극히 유감스럽다며, 외교 경로를 통해 엄중하게 항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중국 선박이 얼마나 자주 센카쿠 해역에 진입하고 있습니까?

기자) 양국 영유권 갈등은 지난 해 9월 일본이 센카쿠를 국유화하는 조치를 취하면서 더욱 불거졌는데요. 이후 중국 선박이 센카쿠 해역에 진입한 게 70 회 정도라고 합니다. 한 달에 5번 꼴이죠. 앞서 말씀드린데로 최근에는 한 달 정도 중국 선박의 진입이 없는 소강상태였는데, 오늘 다시 발생했습니다. 중국은 센카쿠, 댜오위다오 전통적으로 중국의 영토였으며 인근 해상활동을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긴장이 다시 고조되는 분위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주 초 일본에서는 아베 신조 총리가 중국의 무인기가 퇴거 요구를 거부할 경우 격추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그러자 중국도 국방부 대변인이 직접 일본이 자국 무인기를 격추할 경우 전쟁행위로 간주해 반격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또 지난 주말에는 사흘 연속으로 중국군 조기경보기와 폭격기 등 항공기 4대가 일본 오키나와 본섬과 미야코지마 사이 공해상을 비행하면서, 일본 항공 자위대 전투기가 긴급 발진하는 상황도 벌어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 해경선도 오늘 센카쿠 해역에 진입한 겁니다.

진행자) 중국이 오늘 이례적으로 핵잠수함 부대를 공개했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이 역시 일본에 대한 무력시위라는 분석인데요. 중국이 지난 1970년대 초 핵잠수함 부대를 창설한 지 40여년만에 처음이라고 합니다. 중국 국영 'CCTV'와 '신화통신' 등은 오늘 핵잠수함 부대의 활동을 자세히 다룬 내용을 실었는데요. 신화통신은 핵잠수함 관련 보도에서 해상 국지전은 긴박한 시대적 과제가 됐다고 지적하면서, 영유권 갈등에 따른 국지전에 대비하고 있음을 밝히고 있습니다.

진행자) 핵잠수함 부대가 어디에 있습니까?

기자) 오늘 중국 매체들이 보도한 핵잠수함 부대는 중국 칭다오 북해함대사령부 소속입니다. 북해함대에는 핵잠수함 5척을 포함해서, 30여척이 잠수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중국의 첫 항공모함 랴오닝함도 북해함대 소속입니다.

진행자) 일본도 군사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특히 아베 정부는 집단적 자위권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입니다. 그렇게 되면 일본도 선제 공격 무기를 도입할 수 있는 근거가 됩니다. 따라서 중국과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들은 일본의 이런 움직임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한편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어제 자위대 열병식에 참석했는데요. 중국과의 영유권 갈등을 겨냥해, 무력으로 현상을 바꾸려는 시도를 결코 용납하지 않을 거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이번엔 터키 소식입니다. 터키 정부의 미사일 방어 체계 도입을 놓고, 논란이 크다고요?

기자) 터키가 중국과 협상을 진행 중인데다가, 해당 중국 회사가 이란과 시리아에 대한 무기 수출로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는 지난 달 터키가 중국을 우선협상 대상으로 선정하자, 그 동안 의회 등을 중심으로 이를 중단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고요. 또 나토의 다른 회원국들도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진행자) 중국의 조건이 훨씬 유리한가요?

기자) 터키가 도입을 고려 중인 무기는 '중국정밀기계수출입공사'의 HQ-9, 훙치-9 인데요. 터키 언론에 따르면 중국은 다른 나라의 4분의 3 정도 가격을 제시했고, 기술 이전 요구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터키의 입장은 뭡니까?

기자) 논란이 커지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는 지난 주 누구도 터키의 결정에 개입할 수 없다며 단호하게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흐메트 다브토울루 터키 외무장관은 어제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직 결정된 것은 없으며, 중국과의 협상이 결렬되면 새롭게 입찰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일부 전문가들은 터키 정부의 이런 움직임이 협상전략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습니다. 미국 등으로부터 좀 더 유리한 조건으로 미사일 방어 체제를 도입하기 위해 중국제 무기를 검토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중국 외에 어떤 나라들이 입찰했었습니까?

기자) 미국에서는 '레이시언' 과 '록히드마틴' 등 2개 회사가 입찰했고, 러시아, 또 이탈리아-프랑스 컨소시엄인 '유로삼'도 터키에 대한 미사일 방어 체제 수출을 추진 중입니다. 터키는 1차 입찰에서 러시아는 제외했다고 밝혔고요, 만약 재입찰에 들어간다면 중국과 미국, 유럽 컨소시엄이 고려 대상이 될거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터키가 왜 미사일 방어망 도입을 추진하는 건가요?

기자) 터키는 시리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고요. 시리아 내전 발생 후 접경 지역에서 군사적 충돌이 있었습니다. 또 시리아로부터의 미사일 공격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이미 나토 차원에서 지대공 미사일을 접경 지역에 배치해 놓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엔 중동으로 가보겠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차량을 운전한 여성들이 여러명 체포됐다는 데 어떻데 된겁니까?

기자) 사우디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여성의 운전을 허용하지 않는 나랍니다. 여성의 운전을 막는 성문법은 없지만, 여성에게 운전면허증을 발급해주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자 여권 운동가들 사이에 여성에게도 운전을 허용하라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됐고요, 시위도 벌어졌는데요. 일부 여성들은 직접 거리에서 운전을 하고 이를 찍은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저도 동영상을 봤는데요, 여성들은 온몸과 얼굴을 검은 천으로 가린 사우디 전통 복장을 하고 있어서, 도로에서도 쉽게 눈에 띕니다. 그러자 사우디 경찰이 차량을 운전한 혐의로 해당 여성 14명을 체포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경찰은 면허 없이 운전했다고 체포한 겁니까?

기자) 네. 하지만 여성들의 주장은 다릅니다. 운전 동영상을 올린 사우디 여성들은 모두 인근 국가에서 국제운전면허증을 땄고, 운전 경력도 있다고 합니다. 특히 사우디에서 법적으로 여성의 운전할 권리를 막지 않고 있는만큼, 이들의 운전는 정당하다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구속된 여성들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어떤 처벌을 받을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이전에 벌어졌던 비슷한 시위의 경우를 보면요.당시에는 인터넷이 동원된 건 아니고, 여성들이 정해진 장소에 모여서 함께 운전을 했었습니다. 당국은 이들을 구속한 후 벌금형을 선고했습니다. 또 일부는 앞으로 운전을 하지 않겠다는 각서에 서명하도록 강요받았다고 합니다.

진행자) 사우디에서 왜 여성들에게 운전면허를 내주지 않는겁니까?

기자) 사우디는 이슬람권에서도 가장 보수적으로 율법을 해석하는 국갑니다. 앞서 말슴드린데로 법에 그런 규정은 없지만, 사우디 성직자들은 여성의 운전은 집 밖에서 남녀의 만남을 금하는 신의 뜻을 거스리는 것이고, 불륜과 간통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을 해왔습니다. 또 여성의 운전이 출산율을 저하시킨다는 다소 황당한 주장도 하고 있습니다. 한편 사우디 내무부도 여권 운동가들이 운전 시위를 예고하자, 사회 혼란을 야기하는 움직임을 엄벌하겠다고 경고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