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미 컬럼비아 법대 노정호 교수] 국제법 관점서 바라본 북한의 미국인 억류

한국전쟁 참전용사 출신인 메릴 뉴먼 씨 사건으로 지난 2009년 이후 북한에서 체포된 미국인은 7 명이 됐습니다. 북한은 이들을 범법 혐의로 장기간 구금한 뒤, 미국 전현직 고위 인사가 방북해야 풀어주는 수순을 밟아왔는데요. 이런 관행을 거듭하는 북한법의 근거는 뭔지, 국제법적 관점에서 어떤 문제가 있는지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법과대학원 노정호 교수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노정호 교수는 북한 법과 체제 전문가로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 (KEDO) 법률자문을 지냈으며, 경수로 건설 사업 논의를 위해 북한을 6차례 방문한 바 있습니다.

[인터뷰 오디오 듣기] 미국 컬럼비아 법과대학원 노정호 교수

문) 노정호 교수님, 우선 궁금한 건 북한이 이렇게 미국인들을 장기간 억류하는 게 문제가 없느냐는 건데요. 북한이 내세우는 법적인 근거는 뭡니까?

문) 북한 당국은 그동안 미국인을 체포하고도 보통 한 달은 아무 발표도 없이 무작정 감금해 왔단 말이죠. 구금을 하게 되면 즉시 해당 혐의를 밝히고, 가족이나 해당국에 통보해 줘야 한다, 그런 조항은 북한 법에 없습니까?

문) 그럼 결국 북한이 자국법에 명시된 원칙조차 안 지키고 있는 거 아닙니까?

문) 이번에 북한에 억류된 것으로 알려진 미국인 나이가 85살이거든요. 이렇게 고령이거나 지병이 있거나 할 경우엔 정상을 참작하는 게 외부 세계에선 일반적인데, 북한 법 상 이런 사람들이 보호받진 못하나요?

문) 북한은 억류 미국인들이 모두 북한 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국제법적인 관점에선 어떻습니까? 인권 유린 차원에서 위반이다, 이렇게 지적할 수 있는 상위 법개념은 없나요?

문) 그런 개념이 있다면 혹시 억류자의 신변이나 재판 과정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 데 대해 공식적으로 문제 제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문) 결국 북한 스스로 국제 기준에 맞는 형사법 원칙을 세우고 이를 준수해 나가야 한다는 결론인데, 북한 사법체계를 그런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방안은 없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