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동중국해에 방공식별구역을 설정하면서 동북아시아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고 미국도 중국의 현상변경 움직임을 묵인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저희 ‘VOA’는 세 차례에 걸쳐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살펴보는 기획보도를 준비했습니다. 오늘은 두 번째 순서로 중국의 이번 조치가 미국의 아시아 전략과 미-중 관계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알아봅니다. 백성원 기자입니다.
중국이 일방적으로 설정한 방공식별구역엔 동중국해 미군 작전 지역이 포함돼 있습니다.
중요한 해상운송로이자 타이완 방위에 필수적인 곳입니다.
미국이 동북아시아 하늘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패권 다툼을 바라만 볼 수 없는 이유입니다.
이는 곧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오랫동안 통용돼 온 미국 중심의 질서가 흔들리는 의미를 갖습니다. 마카오대학의 미-중 관계 전문가 지안웨이 왕 교수입니다.
[녹취: 지안웨이 왕 교수] “The rules of the game basically were made by the U.S. so the Air Defense Identification zone…”
중국이 아태 지역에서 미국을 완전히 밀어내려고 시도하는 건 아니지만, 미국에 도전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따라서 주변 해역의 핵심 이익을 지키겠다는 중국의 의지 표현이 미국으로선 달갑지 않습니다.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선포가 일본을 겨냥했다 해도 최종 목표는 미국을 향하고 있다는 의구심이 깔려 있습니다.
백악관과 국무부, 국방부가 일제히 성명을 내고 중국 측에 우려를 전달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녹취: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 “We view this as an attempt to unilaterally change the status quo in the East China Sea…”
방공식별구역 선포를 불필요한 선동적 행위로 규정한 겁니다.
사태 초기 B-52 전략폭격기를 출격시키고 핵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 호를 급파했던 강경 조치 역시 그런 우려를 반영합니다.
무엇보다 아시아로 중심축을 이동하겠다는 바락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이익에 정면 배치됩니다.
미국 `포브스’ 잡지 컬럼니스트인 중국 전문가 고든 창 씨는 중국의 이번 조치가 미국을 면전에서 가격한 것과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고든 창] “I think the declaration of ADIZ clearly is a slap on the face to the Obama Administration.”
따라서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선포는 오바마 행정부의 중대한 도전 과제로 부상했습니다.
‘미국의 태평양 세기’라는 비전을 구체화할 국가전략이 시급해진 겁니다.
미국 랜드연구소의 앤드루 스코벨 선임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의 상충되는 이해를 푸는 새 질서가 필요해진 건 분명하지만 그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이번에 다시 한번 분명해 졌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앤드루 스코벨 연구원] “Recent Chinese action just highlights that this doesn’t mean that everything, all issues would be resolved amicably…”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의 공세가 미국의 동북아 내 입지를 강화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중국의 초강수로 인한 긴장 고조가 오히려 미국이 아시아 전략을 실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 버클리대학 교환교수인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의 설명입니다.
[녹취: 강준영 교수] “미국의 국내 여론이라든가 이런 걸로 봐서 결국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선포로 인해서 미국이 아시아에 대한 좀 더 치밀한 전략을 세워야 하는 계기가 된 건 분명한 것 같습니다.”
미국이 아태 지역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명분을 얻었다는 분석입니다.
중동 지역에 집중하다 아시아에서 중국에 밀렸던 영향력을 자연스럽게 만회할 수 있게 됐음을 뜻하기도 합니다.
게다가 그런 방향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국제적 여건도 조성됐습니다.
이란 핵 협상 타결로 중동 문제에 대한 부담을 덜어낸 미국이 본격적으로 아시아 전략을 강화할 수 있게 됐기 때문입니다.
중국 입장에서 보면 방공식별구역 선포에 따른 역효과인 셈입니다.
마카오대학의 지안웨이 왕 교수는 중국의 이번 조치로 미국이 중-일 갈등에 직접 개입할 수 있는 입지를 다진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녹취: 지안웨이 왕 교수] “When I say opportunity, I think the United States can take this incident as an opportunity to really urge both sides…”
반면 오바마 행정부가 이런 기회를 아시아 회귀정책으로 연결짓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미국이 경제, 안보 협력에 필수적인 중국과의 관계 악화를 원치 않는데다 한-일 갈등 등 동맹국간의 이해도 상충되기 때문입니다.
버클리대학 강준영 교환교수입니다.
[녹취: 강준영 교수] “실제로 일본 같은 경우도 미국이 그렇게 권유했죠, 민간항공기 지나갈 때 얘길 해라. 이렇게 하고 또 중국엔 방공식별구역 인정 못하겠다, 이렇게 하니까 사실 일본도 좀 당황했고, 미국도 아직 정확하게 그 부분에 대해서 반발은 하지만 구체적인 대안은 못 내놓고 있는 상황이에요.”
이런 역학 관계 때문에 중국을 겨냥한 미국과 우방국간의 결속에 한계가 있다는 겁니다.
그런가 하면 현재 상황이 동북아 패권을 둘러싼 미-중 간 대결구도를 심화시켜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경고도 있습니다.
중국의 세력 확장에 군사적으로 대응해 자칫 우발적인 충돌이나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입니다.
그런만큼 중국의 대담한 방공식별구역 선포에 어느 선까지 개입할 지가 미국 정부의 고민입니다.
미 국방부 차관보를 지낸 로렌스 코브 미국진보센터 외교정책 선임연구원은 외교적 접점을 찾는 게 우선이라고 조언했습니다.
[녹취: 로렌스 코브 연구원 ] “I think basically you do it by sending a clear message that this unilateral changes…”
다만 중국에 군사 대응도 가능하다는 신호를 거듭 보내는 것이 중요한 데, 중국은 이미 미국의 힘을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중국이 기존 질서를 무시하고 지역 안정을 크게 위협할 경우 미국은 보다 적극적인 개입도 고려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렇듯 미-중 갈등 문제가 전면에 등장하게 됐지만 두 나라가 당분간 직접 충돌은 피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입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국립외교원 김현욱 교수입니다.
[녹취: 김현욱 교수] “군사적으로도 아시아 국가들에 미군을 디플로이(배치)하고 있지만 아시아에 있는 파트너들, 그런 국가들을 통해서 중국을 압박하고 견제하려고 하는 거지 지금 상황에서 중국과 군사적 충돌을 만들 정도로 위험을 부담하고 싶어하진 않는 것 같습니다.”
김 교수는 미국이 일본을 지렛대로 삼아 중국을 압박하는 전략을 세운만큼 직접 중국과 부딪치진 않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미국은 대신 군사력을 유지하면서 외교, 경제 강화에 무게를 둘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미국과 중국 간 세력 다툼이 장기전으로 갈 수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그 과정에서 미국의 대중국 전략은 외교 대신 점차 군사력에 기댄 힘의 균형 단계로 넘어갈 것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중국 전문가 고든 창 씨의 의견입니다.
[녹취: 고든 창] “I do see there’s going to be a shift…”
오바마 행정부의 비군사 외교 중시 정책이 중국의 거듭되는 도전에 맞서 변화할 수 있다는 진단입니다.
현 시점에서 주목되는 건 중국의 행동 변화 여부입니다.
하지만 중국은 방공식별구역 선포를 철회할 의사가 없어 보입니다.
미국 역시 중국이 일방적으로 정한 새로운 규칙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동북아 패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대결 구도가 복잡하게 얽혀가고 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
중국이 일방적으로 설정한 방공식별구역엔 동중국해 미군 작전 지역이 포함돼 있습니다.
중요한 해상운송로이자 타이완 방위에 필수적인 곳입니다.
미국이 동북아시아 하늘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패권 다툼을 바라만 볼 수 없는 이유입니다.
이는 곧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오랫동안 통용돼 온 미국 중심의 질서가 흔들리는 의미를 갖습니다. 마카오대학의 미-중 관계 전문가 지안웨이 왕 교수입니다.
[녹취: 지안웨이 왕 교수] “The rules of the game basically were made by the U.S. so the Air Defense Identification zone…”
중국이 아태 지역에서 미국을 완전히 밀어내려고 시도하는 건 아니지만, 미국에 도전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따라서 주변 해역의 핵심 이익을 지키겠다는 중국의 의지 표현이 미국으로선 달갑지 않습니다.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선포가 일본을 겨냥했다 해도 최종 목표는 미국을 향하고 있다는 의구심이 깔려 있습니다.
백악관과 국무부, 국방부가 일제히 성명을 내고 중국 측에 우려를 전달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녹취: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 “We view this as an attempt to unilaterally change the status quo in the East China Sea…”
방공식별구역 선포를 불필요한 선동적 행위로 규정한 겁니다.
사태 초기 B-52 전략폭격기를 출격시키고 핵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 호를 급파했던 강경 조치 역시 그런 우려를 반영합니다.
무엇보다 아시아로 중심축을 이동하겠다는 바락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이익에 정면 배치됩니다.
미국 `포브스’ 잡지 컬럼니스트인 중국 전문가 고든 창 씨는 중국의 이번 조치가 미국을 면전에서 가격한 것과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고든 창] “I think the declaration of ADIZ clearly is a slap on the face to the Obama Administration.”
따라서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선포는 오바마 행정부의 중대한 도전 과제로 부상했습니다.
‘미국의 태평양 세기’라는 비전을 구체화할 국가전략이 시급해진 겁니다.
미국 랜드연구소의 앤드루 스코벨 선임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의 상충되는 이해를 푸는 새 질서가 필요해진 건 분명하지만 그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이번에 다시 한번 분명해 졌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앤드루 스코벨 연구원] “Recent Chinese action just highlights that this doesn’t mean that everything, all issues would be resolved amicably…”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의 공세가 미국의 동북아 내 입지를 강화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중국의 초강수로 인한 긴장 고조가 오히려 미국이 아시아 전략을 실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 버클리대학 교환교수인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의 설명입니다.
[녹취: 강준영 교수] “미국의 국내 여론이라든가 이런 걸로 봐서 결국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선포로 인해서 미국이 아시아에 대한 좀 더 치밀한 전략을 세워야 하는 계기가 된 건 분명한 것 같습니다.”
미국이 아태 지역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명분을 얻었다는 분석입니다.
중동 지역에 집중하다 아시아에서 중국에 밀렸던 영향력을 자연스럽게 만회할 수 있게 됐음을 뜻하기도 합니다.
게다가 그런 방향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국제적 여건도 조성됐습니다.
이란 핵 협상 타결로 중동 문제에 대한 부담을 덜어낸 미국이 본격적으로 아시아 전략을 강화할 수 있게 됐기 때문입니다.
중국 입장에서 보면 방공식별구역 선포에 따른 역효과인 셈입니다.
마카오대학의 지안웨이 왕 교수는 중국의 이번 조치로 미국이 중-일 갈등에 직접 개입할 수 있는 입지를 다진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녹취: 지안웨이 왕 교수] “When I say opportunity, I think the United States can take this incident as an opportunity to really urge both sides…”
반면 오바마 행정부가 이런 기회를 아시아 회귀정책으로 연결짓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미국이 경제, 안보 협력에 필수적인 중국과의 관계 악화를 원치 않는데다 한-일 갈등 등 동맹국간의 이해도 상충되기 때문입니다.
버클리대학 강준영 교환교수입니다.
[녹취: 강준영 교수] “실제로 일본 같은 경우도 미국이 그렇게 권유했죠, 민간항공기 지나갈 때 얘길 해라. 이렇게 하고 또 중국엔 방공식별구역 인정 못하겠다, 이렇게 하니까 사실 일본도 좀 당황했고, 미국도 아직 정확하게 그 부분에 대해서 반발은 하지만 구체적인 대안은 못 내놓고 있는 상황이에요.”
이런 역학 관계 때문에 중국을 겨냥한 미국과 우방국간의 결속에 한계가 있다는 겁니다.
그런가 하면 현재 상황이 동북아 패권을 둘러싼 미-중 간 대결구도를 심화시켜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경고도 있습니다.
중국의 세력 확장에 군사적으로 대응해 자칫 우발적인 충돌이나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입니다.
그런만큼 중국의 대담한 방공식별구역 선포에 어느 선까지 개입할 지가 미국 정부의 고민입니다.
미 국방부 차관보를 지낸 로렌스 코브 미국진보센터 외교정책 선임연구원은 외교적 접점을 찾는 게 우선이라고 조언했습니다.
[녹취: 로렌스 코브 연구원 ] “I think basically you do it by sending a clear message that this unilateral changes…”
다만 중국에 군사 대응도 가능하다는 신호를 거듭 보내는 것이 중요한 데, 중국은 이미 미국의 힘을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중국이 기존 질서를 무시하고 지역 안정을 크게 위협할 경우 미국은 보다 적극적인 개입도 고려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렇듯 미-중 갈등 문제가 전면에 등장하게 됐지만 두 나라가 당분간 직접 충돌은 피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입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국립외교원 김현욱 교수입니다.
[녹취: 김현욱 교수] “군사적으로도 아시아 국가들에 미군을 디플로이(배치)하고 있지만 아시아에 있는 파트너들, 그런 국가들을 통해서 중국을 압박하고 견제하려고 하는 거지 지금 상황에서 중국과 군사적 충돌을 만들 정도로 위험을 부담하고 싶어하진 않는 것 같습니다.”
김 교수는 미국이 일본을 지렛대로 삼아 중국을 압박하는 전략을 세운만큼 직접 중국과 부딪치진 않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미국은 대신 군사력을 유지하면서 외교, 경제 강화에 무게를 둘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미국과 중국 간 세력 다툼이 장기전으로 갈 수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그 과정에서 미국의 대중국 전략은 외교 대신 점차 군사력에 기댄 힘의 균형 단계로 넘어갈 것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중국 전문가 고든 창 씨의 의견입니다.
[녹취: 고든 창] “I do see there’s going to be a shift…”
오바마 행정부의 비군사 외교 중시 정책이 중국의 거듭되는 도전에 맞서 변화할 수 있다는 진단입니다.
현 시점에서 주목되는 건 중국의 행동 변화 여부입니다.
하지만 중국은 방공식별구역 선포를 철회할 의사가 없어 보입니다.
미국 역시 중국이 일방적으로 정한 새로운 규칙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동북아 패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대결 구도가 복잡하게 얽혀가고 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