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북정책 근본적 변화 없을 것'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지난 8월 평양에 도착해 북한 측 인사들의 영접을 받고 있다. (자료사진)

중국의 대북정책에서 미국이 바라는 근본적인 변화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중국의 우선순위가 미국과는 다르기 때문이라는 건데요, 이연철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벨기에에 본부를 둔 분쟁 중재기구인 국제위기감시그룹이 9일 ‘성문에 난 불: 중국은 왜 북한을 계속 가까이 두는가’란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이 단체는 보고서에서 중국과 서방국들이 한반도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노력하면서도 종종 상반되는 접근법을 취하는 것은 서로의 우선순위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서방 측은 북한이 핵 계획을 포기하도록 하기 위해 외교적 고립과 경제제재, 확장된 억제력 등을 사용하지만, 중국은 북한 정권의 불안정과 지정학적 변화를 초래할 수 있는 강압적인 행동에 소극적이라는 겁니다.

보고서는 특히 미국에 대한 중국의 깊은 불신이 비핵화와 관련한 협력을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에 널리 퍼진 견해 가운데 하나는 미국의 오바마 행정부가 동아시아에서 전략적 입지를 강화하는 데 한반도의 긴장을 이용하고 있다는 견해라는 겁니다.

보고서는 중국이 북한의 핵 능력을 직접적인 위협으로 간주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북한 핵에 대한 미국과 동맹국들의 대응이 잠재적으로 자국의 이익을 위협하는 것으로 믿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중국 지도부가 미국과 ‘새로운 형태의 대국관계’를 건설하기를 바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아시아 중시 정책 때문에 그 같은 의심이 더 깊어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보고서는 많은 중국인들이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 북한 만큼 미국을 비난하고 있으며, 미국이 북한을 통제하라고 중국에 가하는 압력에 분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중국은 북한이 느끼는 안보 불안은 미국의 책임이라고 주장하면서, 북한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려면 미국이 정책을 바꿔야 하는 것으로 믿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특히 중국은 비핵화를 북한의 안보 불안을 완화하면서 장기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목표로 간주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중국의 최대 관심사는 북한의 비핵화 보다는 미국이나 한국의 과잉행동을 막기 위해서 북한의 행동을 관리하는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보고서는 또 중국 내에서 대북정책 조정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지만 중국 정부는 당분간 현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전술적 변화만을 취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따라서 중국의 대북정책에서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바라는 근본적인 변화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서는 전망했습니다.

국제위기감시그룹의 대니얼 핑크스톤 동북아시아 사무소 부소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중국으로서는 김정은 정권의 유지비용이 늘어나고 그로부터 얻는 이득이 줄어들었을지 모르지만 북한과의 관계 단절이 가져올 수 있는 결과들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습니다.

VOA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