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 숙청 후폭풍, 김정남에 영향 주목

지난 2010년 6월 마카오에서 한국 언론과 인터뷰를 가진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 김정남.

북한 장성택 숙청이 해외를 떠돌고 있는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장남 김정남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장성택이 조카인 김정남의 신변안전을 보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장성택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숙청되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이자 김정은 제1위원장의 이복 형인 김정남의 운명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북한을 떠나 해외에 머물고 있는 김정남을 챙겨온 것으로 알려진 고모부 장성택 부위원장이 숙청 당했고 고모 김경희 노동당 비서의 영향력마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한국 내 북한 전문가들은 장성택의 실각으로 김정남의 북한 내 연결고리는 완전히 끊어졌다고 평가했습니다.

동국대 북한학과 김용현 교수입니다.

[녹취: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김정남 개인의 운신의 폭이 매우 좁혀지는 그런 결과로 가는 것 아닌가 그런 판단입니다. 특히 김정남이 북한에 들어가서 어떤 행동을 하거나 이럴 가능성은 앞으로 거의 봉쇄된 것 같은 느낌입니다.”

실제로 김정일 위원장 사망 이후 장성택 김경희 부부는 조카 김정남의 신변안전을 보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왔습니다.

김경희는 지난 해 10월쯤 신병치료 차 싱가포르를 방문했을 때 김정남을 극비리에 만났고 이에 앞서 장 부위원장은 북한으로 일시 귀국한 김정남에게 북한체제 비판을 자제하라는 충고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제1위원장이 숙청 대상으로 장성택 일당을 지목하고 최근 해외에 있는 장 부위원장과 관련된 인사들을 강제소환하면서 김정남의 신변이 더욱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김정남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북한을 장악한 이후 3대 세습을 비판해 왔으며 지난 해 1월 일본 `도쿄신문'은 김정남이 ‘정상적 사고를 갖고 있다면 3대 세습을 용인하기 어렵다’고 밝혔다고 보도했습니다.

일각에서 제기된 김정남과 중국과의 관계가 더욱 밀착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분석입니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박사입니다.

[녹취: 정영태 한국 통일연구원 박사] “현실적으로 김정남이가 세력을 구축할 정도의 그런 힘은 안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재정적 지원이나 이런 것들이 끊어진다던가 그런 식의 조치는 있을지언정 김정남이가 그렇게 위험한 인물로 부상할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겠죠.”

정 박사는 장성택의 숙청이 김정남을 대안으로 내세우려는 움직임과 연관됐다는 소문이 들려오고 있다면서, 이 설이 사실이라면 김정남 역시 무사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정남은 최근 마카오를 떠나 중국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를 오가며 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