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자체 개혁안 국회 특위에 보고...전두환 일가 소장 미술품 첫 경매에서 매진

한국의 이모저모를 살펴보는 서울통신입니다. 국정원은 대북 심리전 활동의 대상과 규정을 명확히 하겠다고 국회에 보고했습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에서 압류한 미술품이 첫 경매에서 매진됐습니다. VOA 서울지국을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국정원이 북한에 대한 심리전 활동에서 국내 정치와 명확한 선을 긋겠다고 밝혔군요?

기자) 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국정원이 인터넷 댓글 작업으로 국내 정치에 개입했다는 논란이 아직 잦아들지 않고 있는데요, 국정원이 이 같은 논란이 재연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대책을 마련했습니다.

남재준 국정원장은 오늘 국회 국정원 개혁특위에 출석해 자체 개혁안을 보고했습니다.

남 원장은 대북심리전 활동과 관련해 북한의 지령이나 체제 선전 그리고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행위 등에 대해서만 심리전을 유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심리전심의처를 설치해 활동 실태를 확인하고 감독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이 같은 개혁안은 결국 국정원의 정치적 중립과 관련된 것이겠죠?

기자) 네. 국정원은 국내 정치 개입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기획조정실에 준법통제처를 설치하고 민감한 업무를 처리할 때 미리 법률적 조언과 자문을 할 수 있도록 의무화 할 계획입니다.

이와 함께 정치에 관여할 소지가 있는 부당한 명령에 대해 이의신청을 할 수 있는 심사청구센터와 적법성 심사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대공수사권에 대해서는 어떤 내용이 보고됐죠?

기자) 대공수사권이란 간첩과 좌익사범에 대한 수사권을 가리키는데요, 국정원은 테러에 대한 대응과 해외정보 수집 활동 그리고 산업보안 분야는 업무와 조직을 재정비해 수사 역량을 크게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야당은 그동안 국정원이 대공수사를 명목으로 국내 정치에 관여한다며 이 부분에 대한 활동을 축소하거나 폐지해야 한다고 요구해 왔습니다.

국정원은 또 국내 분야에서는 국정원 직원이 국회와 정당, 언론사에 상시 출입하던 제도를 폐지하고 정부 부처에 대해서도 출입을 크게 제한하겠다고 보고했습니다.

진행자) 국정원의 자체 개혁안에 대해 정치권은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기자) 네, 여당인 새누리당은 국정원이 나름대로 자체적인 혁신 의지를 보였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야당과 협의를 거쳐 미흡한 점을 보완해 국정원 본연의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야당인 민주당은 이와는 달리 국정원이 제시한 방안이 내부 제도만 손본 것으로 대단히 미흡하고 실효성도 의심스럽다고 지적했습니다.

민주당은 국정원 개혁특위 활동에서 근본적인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별렀습니다.

진행자) 국정원이 국회에 보고한 자체 개혁안 내용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가 소유한 미술품이 경매에 나왔는데, 어떻게 된 일이죠?

기자) 전두환 전 대통령은 지난 95년 내란죄 등과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유혈 진압한 혐의 등으로 무기징역과 함께 미화로 2천990 억 달러의 추징금도 선고를 받았었죠.

그런데 이 추징금을 일부만 내고 75% 정도는 미납해 오다가 지난 6월 이른바 ‘전두환 추징법’이 나오면서 가족 명의로 된 재산들을 털어서 미납된 금액을 자진납부 형식으로 다 내기로 했는데, 여기에는 부동산과 미술품 등이 상당 부분 포함됐습니다.

그때 내놓은 미술품 6백여 점 가운데 80점이 어제 처음으로 경매에 부쳐진 것입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경매에 부쳐진 미술품은 어떤 것들이 있었죠?

기자) 가장 많은 관심을 끈 작품은 한국 추상미술의 대가인 김환기 화백의 ‘사우스 이스트’ 굳이 한글로 옮기면 남동쪽쯤이 될 텐데요. 무려 미화로 52만 3천 달러에 낙찰됐습니다.

다음으론 물감을 손에 발라 직접 화판에 그리는 것으로 유명한 오치균의 작품 ‘가을 정류장’이었는데, 20만 9천 달러에 낙찰됐습니다.

또 관심을 끈 작품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전 전 대통령의 큰 아들 재국씨의 결혼을 축하하며 서산대사의 시를 붓글씨로 쓴 작품이었는데, 최저 경매가의 10배가 넘는 2만 2천 달러에 팔렸습니다.

진행자) 많은 사람들이 전두환 일가의 미술품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는 이야기군요?

기자) 그런 것 같습니다. 어제 경매에 나온 미술품 80점은 모두 낙찰됐습니다. 낙찰금 합계는 244만 6천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이 돈은 경매 수수료를 제하고 모두 국고로 환수됩니다.

진행자) 전두환 일가의 미술품 경매 소식이었습니다. 다음은 바둑에 관한 소식이군요? 한국 바둑이 올해 국제기전에서 우승을 한 차례도 차지하지 못했군요?

기자) 북한에서 개발된 컴퓨터 바둑 게임 ‘은별’은 세계적으로 가장 실력이 강한 것으로 정평이 나있는데, 현실 세계에선 한국과 중국, 일본 세 나라가 세계 바둑을 이끌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서는 한국과 중국이 세계 정상을 놓고 치열한 접전을 벌여왔습니다.

그런데 어제 중국 쑤저우에서 벌어진 올해 마지막 국제 바둑대회인 ‘삼성화재배 세계 바둑대회’ 결승전에서 한국의 이세돌 9단이 중국의 신예 탕웨이싱 3단에게 0대 2로 졌습니다.

진행자) 한국 바둑계는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죠?

기자) 네, 한국 바둑계에서는 이창호 9단 이후 세대교체에 실패한 게 아니냐는 자성론에 더욱 힘이 실리게 됐습니다.

이세돌 9단이 우승 문턱에서 좌절함으로써 한국 바둑은 올해 열린 모두 7개의 세계대회에서 준우승만 5차례 기록하고 단 한 번도 우승을 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지난 96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한 차례 이상씩 17년간 이어온 연승기록도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중국은 1990년대 이후 출생한 신예 기사들이 선전을 펼치고 있어 한국 바둑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전해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