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국가안보전략, 북한 핵·미사일 위협 명시

지난해 10월 도쿄 남부 해안의 일본 자위대 함정. (자료사진)

일본 정부가 새 국가안보전략과 방위대강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명시했습니다. 김연호 기자입니다.

일본 정부는 17일 각의를 열어 일본 외교안보 정책의 포괄적 기본 지침인 국가안보전략과 앞으로 10년간의 방위력 정비지침인 방위대강을 의결했습니다.

국가안보전략은 지난 1957년 결정된 '국방기본지침'을 대신해 이번에 처음으로 마련됐습니다.

일본 정부는 ‘적극적 평화주의’를 기본이념으로 내세워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적극적 평화주의는 공격을 받았을 때만 무력을 행사한다는 기존의 전수방위 개념에서 벗어나 자위대의 활동범위를 확대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국가안보전략은 북한의 미사일 개발과 핵무기 소형화, 핵탄두 탑재 시도를 지역안보의 실질적이고 심각한 위협으로 꼽았습니다.

또 중국이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힘에 의한 현상변경을 시도하고 있다며, 중국의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 설정은 우려할만한 군사동향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아베 신조 총리는 이날 자문기구인 ‘안전보장의 법적 기반 재구축을 위한 간담회’에서 이같은 안보환경의 변화를 거듭 강조했습니다.

[녹취: 아베 신조, 일본 총리]

군사기술이 급속히 발달하고 군사대국이 세력을 넓히면서 일본을 둘러싼 안보환경이 더 엄중해졌다는 겁니다.

아베 총리는 탄도미사일이 순식간에 국경을 넘어 일본을 타격할 수 있는 상황에서 집단자위권이 과연 필요 없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하지만 이날 결정된 국가안보전략에는 주변국들이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집단자위권이나 적 기지 선제공격 능력 보유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대신 미국과의 동맹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미사일 방어와 미군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군사태세 실현에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한국과는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구축하고 안보협력 기반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국가안보전략의 하위개념인 새 방위대강에서도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일본의 안전에 중대하고 긴박한 위협으로 꼽았습니다.

이에 대응해 탄도미사일 대비 능력을 향상시키고 미-일 동맹의 대북 억지력 강화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강구한다는 방침을 정했습니다.

앞으로 5년간의 중기방위력 정비계획에서는 매년 방위비를 5%씩 늘리고 글로벌 호크 무인기 3대와 F-35A 전투기 28대, 구축함 5척을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새로 도입되는 구축함 2척은 첨단 미사일 방어와 공격 시스템을 갖춘 이지스 함입니다.

VOA 뉴스 김연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