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한 연합군사훈련의 내용과 성격 등에 관해 김영권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미-한 군사연습에 대한 북한 당국의 반발이 이제 연례 행사가 된 것 같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훈련 때마다 북한 당국이 늘 예민하게 대응해 왔는데요. 지난 해만 해도, 키 리졸브 합동군사훈련이 실시되자 북한은 ‘1호 전투 근무태세’를 발령하고 전시 상황에 들어간다고 선언했습니다. 또 이를 빌미로 정전협정 무효화 선언, 개성공단을 잠정 폐쇄하는 등 전쟁 분위기를 고조시켰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한국이 연합군사훈련을 얼마나 자주 실시합니까?
기자) 해마다 실시하는 크고 작은 훈련들이 있습니다. 키 리졸브와 독수리 연습이 대표적이구요. 8월에는 한국 군 주도로 을지프리덤가디언연습(UFG)이 실시되고 있습니다. 북한은 이 훈련에 대해서도 `전쟁도발 책동'이라며 강하게 반발해 왔죠.
진행자) 그럼 훈련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 보죠. 먼저 키 리졸브! 어떤 훈련인가요?
기자) 키 리졸브는 ‘아주 중요한 결의’란 뜻인데요. 전시증원 연습을 말합니다. 전쟁 등 한반도 유사시에 증원될 미군이 어떻게 한반도에 도착해서 이동하고 전장에 통합되는지를 연습하는 건데요, 병력 동원 없이 이뤄지는 지휘소 훈련입니다.
진행자) 과거 미군과 한국 군이 실시했던 팀 스피리트 훈련과 비슷한 성격을 갖고 있군요.
기자) 네, 키 리졸브의 뿌리가 바로 1976년에 시작된 미-한 두 나라의 팀 스피리트 훈련입니다. 이 훈련이 1994년에 전시증원 연습 (RSOI)으로, 다시 2008년부터 키 리졸브란 이름으로 바뀐 겁니다.
진행자) 독수리 연습과는 어떻게 다른가요?
기자) 독수리 연습은 두 나라가 1961년부터 연례적으로 실시하는 기동연습입니다. 2002년부터는 연습의 효율성을 위해서 키 리졸브의 전신인 전시증원 연습과 연계해서 실시하고 있습니다. 키 리졸브가 유사시를 대비한 지휘소 훈련이라면 독수리 연습은 실제 병력을 동원하는 기동훈련인 거죠.
진행자) 그럼 연습에 병력이 얼마나 동원됩니까?
기자) 유엔군사령부는 보도자료에서 지난 해 키 리졸브 연습에 1만 명의 한국 군과 3천여 명의 미군이 참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가운데 미 본토에서 증원된 병력은 2천 5백 명입니다. 독수리 연습에는 한국 군 20만 명과 미군 1만 명이 참가해 상륙훈련과 육, 해, 공군의 기동훈련이 실시됐습니다.
진행자) 지난 해에는 북한의 3차 핵실험과 도발 위협이 고조되면서 최신 무기들이 동원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B-52 폭격기와 핵잠수함, F-22 스텔스 전투기 등 첨단무기와 전투기, 이지스 함정 등이 연습에 참여했습니다.
진행자) 올해 훈련 규모는 어떤가요?
기자) 올해 훈련은 2월 말부터 4월 말까지 실시되는데요. 두 나라는 아직 구체적인 규모를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 언론들은 군 소식통을 인용해 3월 말께 1 만여 병력과 주요 전력이 참가하는 대규모 연합상륙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일부 언론은 올해 북한 급변사태에 대비한 훈련이 크게 강화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미군과 한국 군이 해마다 이렇게 합동군사연습을 하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전쟁연습이 아닌 전쟁 억제력 연습이란 게 두 나라 정부의 설명입니다. 전비태세를 강화하고 강력한 방위태세를 통해 북한 정권이 군사적 수단과 방법을 포기하고 평화적 수단을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게 합동군사연습의 목표라는 겁니다. 제임스 서먼 전 미한연합사령관은 지난 해 3월 재임 당시 성명에서 “키 리졸브와 같은 연습은 두 나라 연합군의 준비태세를 강화하고 잠재적 우발 상황에 대한 대응력을 길러 준다”고 말했었습니다.
진쟁자) 도발용이 아니라 방어적 차원의 훈련이란 얘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은 지난 해 3월 마틴 뎀프시 합참의장과 가진 기자회견에서 키 리졸브 연습이 동맹을 방어하기 위한 것이란 입장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녹취: 헤이글 장관] “We will unequivocally defend and we are unequivocally committed…”
미국은 동맹국인 한국을 명백히 방어할 것이고, 두 나라의 연습 등은 모두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것이란 겁니다.
뎀프시 합참의장도 방어 목적을 강조하면서 북한의 반발은 해마다 있는 관행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뎀프시 의장] “Those excises are mostly assure our allies…”
합동군사연습은 한국 등 동맹국들의 대북 억지력을 돕겠다는 결의의 이행이란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