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평화공세...한국 "북한부터 비방 중단해야"

한국 통일부 김의도 대변인이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16일 국방위원회의 이른바 ‘중대 제안’ 발표 이후 관영매체들을 동원해 한국 정부에 대한 평화공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말보다 행동이 중요하다며 북한부터 먼저 비방을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일 서로에 대한 비방과 중상 중지가 남북관계 개선의 첫 걸음이라며 북한의 중대 제안을 수용하라고 한국 정부에 거듭 촉구했습니다.

이어 한국 정부가 대결 관념을 버리고 동족과 손잡을 결단을 내린다면 남북관계에서 풀지 못할 난관은 없을 것이라며 거듭 평화공세를 폈습니다.

`노동신문'은 한국 정부가 북한의 중대 제안을 거부한 다음 날인 지난 18일에도 중대 제안을 먼저 실천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한국 정부도 이에 부응하는 조치를 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노동신문'은 그러나 북한이 보여줄 ‘실천적인 행동’이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는 말보다는 행동이 중요하다며 북한부터 먼저 비방과 중상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김의도 통일부 대변인의 20일 정례브리핑입니다.

[녹취 : 김의도 대변인] “비방중상을 하고 있는 것은 북한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설까지 기다릴 것이 아니라, 일단 북한의 공식적인 보도매체를 통해서 우리 정부를 실명 비난하는 행위부터 당장 중단해야 될 것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김 대변인은 이어 북한이 한국 언론의 보도까지 문제 삼은 것과 관련해 한국 내부의 정상적인 언론보도 활동을 북한에 대한 비방중상이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습니다.

이 같은 언급은 국면 전환을 위한 북한의 선전공세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힌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8일 북한이 선전공세를 펼수록 대남 도발 등에 철저히 대비하고, 안보 태세에 만전을 기하라고 주문한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분석됩니다.

한국 정부 당국과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이 다음 달 말 미-한 군사훈련 전까지 대남 유화공세를 지속하며 한국 정부의 태도 변화를 압박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서강대학교 정영철 교수입니다.

[녹취: 정영철 서강대 교수] “북한 입장에선 남북관계 개선이나 대외관계 개선이 굉장히 중요한 시기로 실제 대외관계가 개선돼야 내부의 경제개혁이나 경제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을 바꾸라는 메시지를 계속 보내는 것이고, 군사훈련 전까지 이런 대남 공세를 계속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언급한 실천적인 행동으로 삐라 살포나 관영매체를 통한 대남 비방을 중단하고, 포문을 닫거나 동계훈련의 수위를 조절하는 식의 구체적인 행동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며, 나아가 군사회담을 비롯한 남북회담을 제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은 그러나 다음 달 말 시작되는 미국과 한국의 군사훈련을 전후로 북한이 다시 대남 긴장 조성에 나설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