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통일장관 "북한 대화공세, 상투적 선전전"

류길재 한국 통일부 장관. (자료사진)

새해 들어 부쩍 잦아진 북한의 대화공세는 과거 북한이 보여온 상투적인 선전전에 불과하다고 한국의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밝혔습니다. 류 장관은 남북관계 개선의 출발점이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최근 북한의 대화공세는 과거 북한이 보여준 상투적 행태의 하나로, 남북관계의 현실과 역사를 보면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 잘 알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류 장관은 22일 ‘한경 밀레니엄포럼’ 조찬강연에서 북한도 자신들의 얘기가 받아들여질 수 없다는 것을 잘 알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선전전이나 말 꾸며내기로 볼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류 장관은 이산가족 상봉을 예로 들면서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을 얘기해놓고 지키지 않았는데 우선 약속한 것부터 지켜야 또 다른 약속이 생길 수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습니다.

이는 남북관계 개선의 출발점이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돼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박수진 통일부 부대변인의 22일 기자설명회 내용입니다.

[녹취 :박수진 부대변인] “장관님께서 어제와 오늘 강연에서 말씀하셨는데 북한이 할 수 있는 일부터 먼저 하는 것이 좋겠다, 예를 들어서 이산가족 상봉 같은 경우는 북한이 합의한 바 있습니다. 그래서 약속 이행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된다는 취지의 말씀을 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류 장관은 이와 함께 남북관계에서 점진적인 신뢰 구축의 중요성도 강조했습니다.

남북관계에서 한 번에 도약하는 길은 없으며 획기적인 조치나 한국의 양보로 남북관계가 좋아질 수 있다는 믿음은 신화에 불과하다는 지적입니다.

류길재 장관입니다.

[녹취: 류길재 통일부 장관] “남북은 시간 걸린다. 인내심을 갖고, 속도 더뎌도 그렇게 해서 이뤄지는 것들이 좀더 실질적인 성과를 낳는 것이 아닌가 하는. 그런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는 한 해였다.”

류 장관은 이어 과거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 관광을 연계해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지면 북한에 쌀과 비료를 주는 게 관례처럼 여겨졌지만 그런 행태가 또 다시 반복되면 남북관계 발전은 어렵다고 본다고 밝혔습니다.

류 장관은 북한 김정은 정권이 대화 상대로서 안정적인가라는 질문에 지금은 대화를 하겠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대화를 하게 되면 밝히겠다고 말했습니다.

류 장관은 다만 김정은 정권의 안정성이나 불안정성은 여러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2일 한국 정부가 비방중상의 책임을 북한에 돌리고 있다며, 이는 북한의 중대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술책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이에 대해 북한이 연일 중대 제안을 수용하라고 촉구하는 것은 남북관계 경색의 책임을 남측에 돌리면서 남남갈등을 유발하려는 의도로, 북한의 진정성 있는 태도 변화가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