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제1위원장 외가 가족묘 제주서 발견

28일 제주시 봉개동의 '탐라고씨 신성악파 흥상공계 가족묘지'에 있는 것으로 확인된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외가 가족묘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외가의 가족묘지가 한국의 제주시에서 발견됐습니다. 김 제1위원장의 외할아버지가 제주 출신이라는 추측은 있었지만 이번에 구체적으로 처음 확인됐습니다. 서울에서 도성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제주시 봉개동에 있는 한 가족묘지.

입구에 세워져 있는 큰 비석에는 ‘탐라 고 씨 신성악파 흥상공계 가족 묘지'라고 새겨져 있습니다. 또 1990년 3월 묘지가 조성됐다는 내용과 함께 조성 배경과 이 곳에 묻힌 사람들의 이름 등도 새겨져 있습니다.

비석 뒤로는 봉분이 없는 평장 묘 13 기와 봉분이 있는 묘 1 기가 조성돼 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어머니인 고영희의 친족 묘지입니다.

묘지에는 고영희의 아버지 즉, 김 제1위원장의 외할아버지인 고경택의 시신 없는 무덤과 김 제1위원장의 외증조 할아버지인 고영옥의 묘가 포함돼 있습니다.

고경택의 묘비에는 1913년에 태어나 1929년 일본으로 건너갔다고 적혀 있습니다.

고경택은 그동안 1929년 일본으로 건너간 뒤 그 곳에서 고영희를 낳은 것으로 알려져 왔습니다.

그의 묘비에는 사정에 따라 ‘허총’ 즉, 시신 없는 무덤을 만들게 됐다고 기록돼 있습니다.

고경택이 북한에서 사망해 유해 없이 묘비만 세운 것으로 보입니다.

제주 고 씨 족보에는 고경택이 영곡공파 중시조의 31세 손으로 청주 한 씨 여성과 결혼했고 아들을 6 명 낳은 것으로 적혀 있습니다.

묘비에도 이 여섯 아들의 이름은 새겨져 있지만 딸인 고영희의 이름은 빠져 있습니다.

족보에는 또 고경택의 아버지인 고영옥이 ‘종사랑’ 이란 벼슬을 했고 제주시 조천읍 와흘리에 묻혔다는 내용과 고경택의 친형인 고경찬이 조천면장을 지냈다는 기록이 들어 있습니다.

한국 민간 연구기관인 세종연구소 정성장 박사는 고영희의 아버지가 제주 출신이라는 얘기는 있었지만 묘가 발견됨으로써 사실로 확인됐다며 남북관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정성장 세종연구소 박사] “고경택이 제주도 출신이어서 북한이 2000년대 제주도에 대해 특별히 관심을 보였었는데 이번에 김정은의 외증조 할아버지 관련된 묘소가 있다는 게 한국 언론에 의해 발견됐기 때문에 앞으로 남북관계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고영희는 아버지 고경택을 따라 지난 1962년 북한으로 들어가 만수대예술단 무용가로 활동하던 중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눈에 띄어 동거생활을 하며 김 제1위원장을 포함해 3남매를 낳았습니다.

2002년부터는 ‘평양의 어머니’로 우상화되다가 2004년 사망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도성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