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가정보국장 "북 이동식 ICBM 배치 초기단계"

북한이 지난 2012년 4월 태양절 기념 열병식에서 공개한 이동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자료사진)

북한이 영변의 우라늄 농축 시설을 확장하고 원자로를 재가동했다고 제임스 클래퍼 미 국가정보국장이 말했습니다. 클래퍼 국장은 또 북한의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초기 배치 단계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제임스 클래퍼 미 국가정보국장 (DNI)은 29일 열린 미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서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계획이 미국과 동아시아 안보환경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클래퍼 국장은 이날 위원회에 제출한 서면보고에서, 북한이 영변의 우라늄 농축 시설을 확장하고 플루토늄 원자로를 재가동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이 앞서 두 차례 외부에 공개했던 KN08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배치를 위한 초기 조치가 이뤄졌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이 이 미사일을 직접 실험하지는 않았지만 (발사 시험을 위한) 배치의 초기 단계란 겁니다.

북한은 앞서 2012년 4월과 지난 해 7월에 가진 열병식을 통해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클래퍼 국장은 북한 정권이 탄도미사일과 관련 물질을 이란과 시리아 등 여러 나라에 수출하고 시리아의 원자로 건설을 지원한 사례 등을 지적하며, 이는 북한의 확산 활동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핵 물질과 기술 이전을 금지한 9.19 공동성명에도 불구하고 핵 기술을 다시 외국에 수출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클래퍼 국장은 이어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기술 개발은 미국에 직접적인 위협이라며, 특히 탄도미사일 생산과 판매 시도는 동북아와 국제사회의 안보에 대한 우려를 높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클래퍼 국장은 오랫동안 북한 정권의 핵 개발 의도를 평가한 결과 (외부의 위협에 대한) 억지와 국제적 위상, 외교적 압박용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북한 정권의 핵 강령(Nuclear doctrine)이나 운용개념(employment concepts)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내부의 정치상황에 대해서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 2년 간 장성택 처형 등 관리 교체와 숙청을 통해 충성을 강요하며 유일 영도자로서의 권력 장악력을 강화했다고 평가했습니다.

한편 클래퍼 국장은 북한과 이란의 사이버 첩보력과 공격이 예측하기 힘든 위협요소라며 미국과 동맹들에 대한 도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날 청문회에는 클래퍼 국장 외에 존 브레넌 중앙정보국(CIA) 국장, 마이클 플린 국방정보국 (DIA) 국장,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 (FBI) 국장 등 미국의 주요 정보 수장들이 모두 참석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