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한, 미 무인정찰기 글로벌 호크 계약 임박"

미 공군이 운용 중인 RQ-4 '글로벌호크' 고고도 무인정찰기. (자료사진)

미국의 최첨단 무인정찰기인 글로벌 호크의 한국 판매 계약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첩보위성 수준의 글로벌 호크가 도입되면 한국 군의 대북 정찰과 감시 능력이 크게 강화될 전망입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과 한국이 글로버 호크 계약에 곧 서명할 예정이라고 글로벌 호크 제조업체인 미국 노스롭 그루먼 사의 조지 구에라 부회장이 밝혔습니다.

구에라 부회장은 지난 10일 싱가포르 에어쇼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히고, 현재 한국 정부의 계약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 국방부 관계자는 12일 ‘VOA’에, 좋은 조짐이 있지만 계약이 언제 어떻게 완료될지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미국이 동맹국들에 정찰력 이양과 이를 위한 투자 증액을 요청하고 있다며, 글로벌 호크는 동맹국의 적국 감시와 정찰력을 높이는 데 적합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이 도입을 추진 중인 고고도 무인정찰기인 글로벌 호크 블록 30 (RQ-4 Block 30 HALE)은 반경 3천 킬로미터, 최대 42시간까지 작전 비행이 가능합니다.

또 지상 20 킬로미터 상공에서 레이더와 적외선 탐지 기구 등을 통해 축구공 보다 조금 더 큰 지름 30센티미터의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습니다.

한국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시설을 탐지하고 추적해 대응하는 이른바 킬 체인 (Kill Chain) 핵심 전력으로 글로벌 호크의 도입을 추진해 왔습니다.

군사 전문가들은 글로벌 호크가 도입되면 한국이 자체적으로 북한 거의 전역을 감시할 수 있고,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에 장착된 미사일의 종류까지 식별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 자주국방네트워크의 신인균 대표입니다.

[녹취: 신인균 대표] “글로벌 호크 같은 경우에는 24시간 북한 영공을 완벽하게 감시를 할 수 있고 특히 20 킬로미터 이상 상공에서 볼 수 있기 때문에 북한의 개마고원 일부 정도를 제외하고는 북한 90 퍼센트 이상의 면적을 다 감시할 수 있어요. 그래서 북한이 핵 미사일을 가지고 있다 판단되기 때문에 우리가 북한 군의 움직임을 24시간 반드시 감시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한국 국방부는 올해부터 5년 간 투입되는 방위력 개선비 627억 달러 가운데 89억 달러를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탐지해 타격할 수 있는 ‘킬 체인’과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 구축에 배정했습니다.

미 의회는 앞서 지난 해 초 미 국방안보협력국(DSCA)이 통보한 12억 달러 상당의 글로벌 호크 한국 판매 계획을 승인했습니다. 이후 미국은 한국에 구매수락서(LOA)를 보내 가격 조정을 거의 마무리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용걸 한국 방위사업청장은 지난 해 11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글로벌 호크는 2014년에 계약해 2017년에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었습니다.

이 청장은 당시 글로벌 호크 4 대를 도입하는 비용으로 9 천억원, 미화 8억5천만 달러가 조금 넘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괌의 앤더슨 기지에 배치된 글로벌 호크를 통해 북한의 움직임을 감시하며 한국과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국방예산 축소 압박, 중국과 북한 견제 등 아시아 재균형 정책 등의 이유로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의 정찰 능력 강화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미 국방안보협력국(DSCA)은 2012년 12월에 발표한 성명에서 “한국은 2015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따라 정보 수집의 책임을 주도할 수 있는 정찰과 감시 능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지난 해 11월 한국의 글로벌 호크 도입 계획에 대해 `북침전쟁 준비' 라며 강하게 반발했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