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시위 유혈 사태 20여명 사망...일 총리 보좌관, 미국 비난 파문

세계 각 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우크라이나에서 반정부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로 20여명이 숨지고 200여명이 다치는 최악의 유혈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일본 아베 신조 총리 보좌관이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관련해 미국을 비난하는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는 여자 피겨스케이팅 쇼트프로그램 경기가 열리는 가운데, 올림픽 2연패를 노리는 한국 김연아 선수에 관심이 모아져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우크라이나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지난해 말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이후 최악의 유혈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시위대의 거점인 키예프 독립광장에서는 어제(18일)밤부터 오늘 새벽까지 진압에 나선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현재까지 26여명이 숨지고 200여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 동안에는 간헐적인 충돌이 있었지만, 오늘 같은 상황이 벌어지진 않았잖습니까?

기자) 하지만 오늘 키예프 독립광장은 여기저기서 불길과 검은 연기가 솟아오르면서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모습이었는데요. 경찰이 시위대를 몰아붙이면서, 시위대도 경찰에 화염병과 돌을 던지면서 맞서고 있습니다. 시위대가 본부로 사용하던 노조건물도 불길에 휩쌓인 모습이 목격됐습니다.

진행자) 충돌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까?

기자) 경찰은 시위대가 점거했던 광장의 3분의 1 정도를 확보했습니다. 광장에서 정부 청사와 의회에 가까운 지역입니다. 한편 시위대도 계속 경찰에 저항하면서 맞서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까 사망자가 20여명에 이른다고 하셨는데, 경찰이 발포했습니까?

기자) 경찰과 시위대에서 모두 총격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사망자 26명 중 경찰이 10명이고 나머지는 시위대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총상을 입고 사망했다는 겁니다. 특히 경찰은 사망한 경찰들이 머리나 목에 저격수의 총에 맞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고요. 일부 언론도 시위대 측에서 저격용 총을 목격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진행자)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정부가 지난주까지만 해도 구속했던 시위대를 사면하는 등 온건한 대응을 하려는 것으로 보였었는데, 오늘 완전히 다른 양상이군요?

기자)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오늘 충돌에 앞서 성명을 발표했는데요. 그 동안은 시위대에 대한 무력 사용을 자제했지만, 더 이상 불법 시위를 용인할 수 없는 상황에 도달했다면서 강경 진압을 시사했었습니다. 우크라이나 내무부도 어제 오후 6시까지 시위를 중단하지 않으면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진압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는데요, 8시를 기해 진압에 나선겁니다.

진행자) 야누코비치 대통령과 야권 지도자들의 협상 시도는 어떻게 됐습니까?

기자) 오늘 키예프에서 유혈 충돌이 발생하는 상황에서도 협상은 계속됐습니다. 하지만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서 야권 지도자들이 협상을 중단하고 나왔는데요. 비탈리 클리치코 민주동맹 대표는 시위대가 피를 흘리는 상황에서 협상에 임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클리치코 대표는 또 사태를 막는 길은 조기 총선과 대통령 선거를 실시하는 것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정부는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우크라이나 정부는 앞서 말씀드린대로 즉각적인 시위 중단을 요구했는데요. 야권은 정부가 휴전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오늘 소위 야권 지도자라는 자들이 폭력을 이용해 권력을 잡으려 했다고 비난의 수위를 높였고요. 내무부도 불법 시위 가담자를 엄중히 처벌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사태가 왜 이렇게 악화된 겁니까?

기자) 반정부 시위는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유럽연합과의 협력협정 체결을 중단하고, 러시아에서 대규모 경제 지원을 받는 것으로 급선회하면서 불거졌습니다. 처음에는 정부의 결정을 비난하고 유럽연합과의 협정을 재추진하는 시위로 시작됐는데요. 정부가 강경 진압하고 인명 피해가 발생하자, 야누코비치 정부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로 번졌습니다. 한편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이미 시작했는데요. 어제도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화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고, 어제 시위 진압 작전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잠정 중단됐던 지원이 다시 재개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정부의 시위 진압과 관련이 있다는 건가요?

기자) 푸틴 대통령은 공개적으론 우크라이나 사태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우크라이나 시위 상황에 따라 지원을 중단하거나 재개하면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악화된 것은 서방국가들이 불법적인 반정부 시위를 묵인했기 때문이라며, 오히려 서방 국가들을 비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유럽연합은 어떤 반응입니까?

기자) 유럽연합 집행부와 회원국 대표들이 긴급 논의에 돌입했는데요. 이번 유혈 사태와 관련해 책임자들에 대한 제재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은 또 우크라이나 정부가 강경 진압을 중단하고 야권과의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습니다. 미국도 우려의 입장을 밝혔는데요.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시위대와의 대치를 중단하고, 대화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보좌관의 미국 비난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는 데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에토 세이이치 총리 보좌관의 발언이 문제가 됐는데요. 에토 보좌관은 인터넷에 올린 동영상에서 미국이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반대한 데 대해 비난했습니다. 하지만 정부 관리가 동맹국을 비난하는 견해를 인터넷에 올린 건 부적절하다는 파문이 일었고요,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도 어디까지나 에토 보좌관의 개인 의견이라며 진화에 나섰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해 어떤 입장이었나요?

기자) 미국은 지난해 말 아베 신조 총리의 신사 참배 직후 실망했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또 주변국과의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는데요. 나중에 알려진 사실이지만, 아베 총리의 신사 참배에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일본과 한국을 잇달아 방문했었고, 당시 일본 정부가 한국과의 관계 개선에 전향적이라는 견해를 서울에 전달했습니다. 그래서 한국 박근혜 정부도 한일정상회담을 추진하기 위해 일본과 물밑접촉을 시도했지만, 아베 총리의 전격적인 야스쿠니 참배로 무산됐습니다.

진행자) 에토 보좌관은 구체적으로 어떤 발언이 문제가 됐나요?

기자) 에토 보좌관은 자신이 미국 관리들에게 미리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계획을 설명했고, 찬성하면 더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반대를 해선 안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도 미국이 동맹국인 일본에 실망스럽다는 성명을 냈다며, 오히려 더욱 실망스러운 건 미국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또, 미국이 중국에 대해 할 말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결국, 일본 아베 정부가 미국에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관련해 미리 양해를 구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분명히 한게 밝혀졌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에토 보좌관은 자신의 발언이 문제가 되자, 발언을 철회하고 인터넷에 올린 동영상도 삭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오늘도 러시아 소치 동계 올림픽 소식 전해주시죠?

기자) 오늘도 다양한 종목에서 메달이 걸린 경기가 치러지고 있는데요. 하지만 가장 큰 관심은 여자 피겨스케이팅 쇼트 프로그램에 모아져 있습니다. 오늘 메달이 나오는 건 아니지만, 올림픽 2연패를 노리는 한국 김연아 선수가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또 라이벌 선수들은 어떤 경기를 펼칠 지 주목됩니다.

진행자) 김연아 선수의 소식은 미국 언론들도 관심있게 전하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김연아 선수는 4년 전 밴쿠버 올림픽에서 사상 최고점으로 금메달을 차지하면서, 동계올림픽의 여왕이라는 칭호를 얻었는데요. 이후 공백기도 있었고, 다시 도전하는 최고의 무대에서 또 다시 정상에 설 수 있을 지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또 4년 전 은메달에 머물렀던 일본의 아사다 마오 선수도 출전하는데요. 일본 언론은 아사다 선수가 여자 선수로는 유일한 3회전반, 트리플악셀 기술에 성공한다면 승산이 있다는 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의 율리야 리프니츠카야 선수도 관심이죠?

기자) 이번 올림픽에서 떠오른 16살의 신예인데요. 앞서 열린 단체전에서 최고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며, 김연아의 새로운 라이벌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한편 여자 피겨스케이팅 최종 순위는 내일 프리스케이팅까지 마친 후에 결정됩니다.

진행자) 다른 종목들은 어떤가요?

기자) 미국 대표팀은 테드 리게티 선수가 남자 알파인스키 대회전에서 7번째 금메달을 획득했습니다. 또 이번 올림픽에서 처음 정식종목으로 치러진 여자 스노보드 평행대회전에서는 스위스의 파트리치아 쿠머가 정상에 올랐습니다. 종합순위는 현재 노르웨이와 독일이 금메달 8개로 1, 2위에 올라있고요, 미국은 금메달 7개로 3위입니다. 이어 러시아와 네덜란드, 스위스가 금메달 6개씩을 기록 중입니다. 한국은 여전히 금 2, 은 1, 동 1로 15위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