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문가들 "북 대의원 선거, 권력 공고 확인"

북한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 달 25일 노동당 제8차 사상일꾼대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보도 사진.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번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결과에 대해, 김정은 권력의 공고함이 확인됐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11일 발표된 대의원 명단에서 장성택의 측근으로 알려진 인사들이 대부분 건재한 데 주목했습니다.

지재룡 중국대사, 리영수 근로단체 부장, 원동연 통일전선부 부부장 등이 대표적입니다.

북한 체제 전문가인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국제관계국장은 장성택 숙청이 권력투쟁에서 발생한 게 아니라는 사실이 이번 선거를 통해 확인됐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켄 고스 국장] “There is this growing argument especially from North Korean defector circles that the Organization Guidance Department…”

일각의 주장처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능가하는 ‘제3의 권력집단’이 있다면 장성택과 가까운 인물들을 모조리 교체하지 않았겠느냐는 겁니다.

앞서 한국 내 일각에서는 장성택 처형이 당 조직지도부가 일으킨 쿠데타이고, 김정은 제1위원장이 현재 실권이 없다는 주장이 제기됐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명단에 오르지 못한 장성택 주변 인물은 문경덕 평양시 당 책임비서와 로성실 조선민주여성동맹 위원장 정도입니다.

고스 국장은 그런만큼 장성택 처형 사태로 북한 권부가 불안정해졌다는 일부의 관측은 정확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켄 고스 국장] “That seems to suggest that Kim Jong Un, at the end of the day, is the ultimate decision maker…”

오히려 김 제1위원장이 완전한 통제권을 행사하면서 권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컬럼비아대학의 찰스 암스트롱 교수는 이번 선거에서 장성택과 가까운 인물들이 물갈이 되지 않았을 뿐아니라 대의원 절반 이상이 새로운 인물들로 채워진 건 김정은의 자신감을 반영한다고 진단했습니다.

권력 기반을 탄탄히 다져 자신의 의지대로 북한을 이끌어가려는 김정은 제1위원장의 의지가 엿보인다는 겁니다.

터프츠대학 외교전문대학원 이성윤 교수는 북한이 어느 정도 내부안정을 갖춰가고 있는 듯 보이지만, 이번 선거가 김정은 권력의 안착을 의미하진 않는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지도부가 내부 결집을 과시한 후 대외적 도발을 통해 권력 강화를 시도했던 전례를 상기시켰습니다.

[녹취: 이성윤 교수]“2009년에도 대의원 선거를 3월 달에 치렀을 겁니다. 그 후에 도발을 많이 했어요. 4월 5일에 장거리 미사일 실험을 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달 5월25일 2차 핵실험을 했습니다.”

이 교수는 이번 선거를 계기로 비슷한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며 주변국들이 북한의 도발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