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개최 마라톤대회에 최초로 미국인 참가

지난해 4월 제26차 평양 마라톤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

열흘 뒤 평양에서 열리는 마라톤대회에 미국인들이 처음 참가합니다. 지난 해까지만 해도 현지인들을 비롯해 중국, 러시아, 아프리카 선수 등만 뛰었던 대회입니다. 백성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달부터 백여 발의 방사포와 로켓, 미사일을 잇달아 발사한 북한.

새로운 핵실험을 위협하고, 동해안엔 항행금지구역까지 선포했습니다.

하지만 오는 13일 국제마라톤대회를 개최하면서 평양 거리를 외국인에게 활짝 열었습니다.

대회의 공식 명칭은 ‘만경대상 국제마라톤.’ 올해로 27번째를 맞았습니다.

7만 석 규모의 김일성경기장을 출발해 중국 인민해방군 참전기념비, 김일성대학 등을 거쳐 다시 경기장으로 돌아오는 코스입니다.

관광객들은 선수들이 평양 시가지를 도는 동안 김일성경기장에서 축구와 배구 경기, 태권도 시범을 관람하게 됩니다.

북한은 42.195km의 풀코스 외에 올해 처음으로 하프코스와 10km 코스를 도입했습니다. 아마추어 마라토너들도 참가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춘 겁니다.

지난 해 대회까지는 2시간대 완주 기록을 가진 프로선수들에게만 자격이 주어졌습니다.

무엇보다 올해 대회에선 미국인 마라토너들이 평양 거리를 질주하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됐습니다.

미국 뉴저지에 있는 북한 전문여행사 ‘우리 투어스(uritours.com)’의 앤드레아 리 대표는 2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대회 참가를 신청한 20여 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미국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앤드레아 리 대표] “This will be the first time that Americans will ever run in this marathon…”

그러면서 북한이 올해 처음으로 아마추어 마라토너들의 참가를 허용한 게 미국인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만경대상 국제마라톤’에는 그동안 북한을 비롯해 중국, 러시아, 아프리카 선수들이 참가해 왔지만 미국인은 없었습니다.

리 대표는 참가 신청자들이 현지 코스 등 대회 자체에만 관심을 보였을 뿐 한반도 안보 상황을 이유로 주저하는 경우는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앤드레아 리 대표] “Most of the questions we gathered are more about what the course is like and the marathon itself…

또 이번 대회 참가 자격이 완화된 데는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당국의 적극적인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추측했습니다.

[녹취: 앤드레아 리 대표] “I’m sure that the part of the decision making process was focused on whether this would boost tourism…”

마라톤대회에 참가한 뒤 묘향산, 개성, 비무장지대를 돌아보는 북한 관광상품은 5박6일이 2천1백 달러에서 2천4백 달러, 그리고3박4일이 1천6백50달러에서 1천8백 달러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