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크라이나 동부 내전 가능성' 경고...일·호주, 경제동반자협정 합의

세계 각 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우크라이나 동남부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중앙정부가 친 러시아 시위대를 진압하자, 러시아는 내전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호주 총리가 일본과 한국을 잇따라 방문하고, 경제 협력 확대를 위한 협정을 체결했습니다.

진행자) 오늘도 우크라이나 소식부터 알아볼까요?

기자) 친 러시아계 성향이 강한 우크라이나 동남부 지역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앞서 일부 도시에서는 친 러시아계 시위대가 분리독립을 요구하며 정부청사 건물을 점거했는데요. 오늘 특수부대가 투입돼 이들을 진압했습니다. 그러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중앙정부의 무력 대응은 내전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진행자) 지난 달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병합할 당시 우크라이나 중앙정부가 무기력한 모습이었는데, 이번엔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는 겁니까?

기자) 네.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병합할 때는 이미 크림반도 주요 시설과 기지들을 러시아 병력이 장악하거나 포위한 상태였고, 우크라이나 중앙정부가 대응하기 어려웠는데요. 현재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지역은 러시아 병력이 진출해 있지 않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어제(7일) 정부청사를 점거한 시위대를 테러세력으로 규정했었는데요, 오늘 특수부대를 동원해서 대 테러작전을 수행했습니다.

진행자) 시위는 모두 종료됐습니까?

기자) 그렇진 않습니다. 일부 도시에서는 여전히 친 러시아계 시위대가 청사를 점거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의 아르센 아바코프 내무장관은 직접 동부 하리코프주에 내려와서 시위 사태 대응을 지휘하고 있는데요. 아바코프 장관에 따르면 오늘 새벽 특수부대원들이 시위대가 점거했던 하리코프 주청사를 탈환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70명이 체포됐지만, 총기가 사용되지는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아바코프 장관은 또 앞서 시위대의 주청사 점거 과정에서 경찰들이 태만하게 대응했다며, 경찰관 30% 이상을 파면하고 새 인력으로 대체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70명이면 꽤 많은 사람들이 검거됐군요?

기자) 우크라이나 정부는 그 동안 분리주의 시위의 배후에 러시아가 있다고 주장해왔는데요. 주동자들을 조사해서 이를 밝혀내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인근 도네츠크에서도 그 동안 분리주의 운동이 강렬하게 벌어지지 않았습니까? 주청사 건물에서 우크라이나기가 내려지고 러시아기기가 게양된 모습을 외신들이 보도했었는데요?

기자) 도네츠크 주청사는 여전히 시위대가 점거하고 있습니다. 앞서 우크라이나 특수부대는 도네츠크에서도 대테러작전을 벌이고 국가보안국 건물 등을 탈환했지만, 가장 많은 시위대가 집결해있는 주청사에는 진입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우크라이나 정부 관리는 시위대가 무기를 반납하고 자진 철수하기로 합의했다면서, 이에 따라 철수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시위대는 도네츠크 공화국 독립을 선포하고, 러시아에 평화유지군 파견을 요청했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가는 그동안 우크라이나 동남부의 분리주의 움직임을 지지해왔는데요. 어떤 반응입니까?

기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정부의 대테러 작전에 강력 반발했는데요. 우크라이나 정부의 무력 대응이 내전을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특히 러시아 외무부는 우크라이나 동남부에 내무부 산하 특수부대와 불법 무장세력이 투입됐으며, 미국의 특수부대도 이 작전을 지원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와의 접경에 배치된 러시아 병력의 움직임은 없습니까?

기자) 없습니다. 한편 우크라이나 정부도 러시아 병력에 대응해 동남부 인근 기지에 병력과 장비를 추가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나토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에 추가로 개입할 경우 엄중한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는데요.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나토 사무총장은 러시아의 추가 개입은 역사적 실수가 될 것이며, 러시아를 국제사회에서 더욱 고립시킬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러시아 병력 철수를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어떤 반응인가요?

기자)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어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 개입하지 말라고 경고했습니다. 카니 대변인은 또 친러시아 시위대 중 일부는 현지 주민이 아니라 돈을 받고 동원됐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미국 국무부도 러시아의 불개입과 병력 철수를 촉구하면서, 존 케리 국무장관이 긴장 완화를 위해 미국과 러시아, 유럽연합, 우크라이나의 4자 회담을 제안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번엔 아시아로 가보겠습니다. 토니 애벗 호주 총리가 일본과 한국, 중국을 차례로 순방 중인데요. 북한 관련 발언은 앞서 한반도 뉴스에서 전해드렸고......그 밖의 내용들을 소개해주시죠?

기자) 애벗 총리의 첫 방문지는 일본이었는데요. 어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경제동반자협정을 체결하기로 합의했고요, 공동으로 잠수함 기술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경제부터 살펴보죠. 경제동반자협정이 뭡니까?

기자) 말 그대로 동반자적인 차원에서, 관세나 투자 규제 완화처럼 상호 경제 협력을 촉진할 수 있는 조치들을 취하는 건데요. 이번에 협정을 체결한 것은 아니고, 두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대략적인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일본 언론들은 아직 일정을 조율 중인 아베 총리의 호주 답방 때 합의문에 서명하고, 빠르면 내년 중에는 협정이 발효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에서 협력을 추진하고 있는지, 공개된 것이 있나요?

기자) 두 총리의 어제 발표에 그런 내용이 들어있진 않습니다. 하지만 일본 언론들은 구체적으로 일본이 호주산 쇠고기에 부과하는 관세를 현재 40% 선에서 20% 대로 낮추고, 대신에 호주는 일본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현행 5%에서 아예 철폐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일본과 호주는 미국 등과 함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도 추진 중이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두 총리는 어제 기자회견에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TPP 협상 타결을 위한 노력도 배가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국방 분야의 협력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논의됐습니까?

기자) 일본과 호주는 이번에 잠수함 기술을 공동 연구하기로 합의했는데요. 일본은 그 동안 무기 수출을 금지했던 '무기 수출 3원칙'을 '방위장비 이전 3원칙'으로 최근 개정했는데요. 곧바로 호주와의 공동 잠수함 기술 개발 계획을 발표한 것입니다. 두 총리는 앞으로도 역내 안정과 평화를 위한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진행자) 애벗 총리가 일본에 이어 오늘은 한국을 방문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오늘 서울에서 박근혜 한국 대통령과도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두 정상은 앞서 소개해드린 경제동반자협정보다도 더욱 긴밀한 협력인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했는데요. 한국은 이로써 미국과 유럽연합을 비롯해 전세계 48개 나라와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한 겁니다.

진행자) 협정 내용도 좀 소개해 주시죠?

기자) 자유무역협정, FTA는 두 나라 의회의 비준을 받아야 하는데요. 한국과 호주는 협정 발효 후 5년 안에 거의 모든 교역품목의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한국의 입장에서는 자동차나 가전제품 같은 주요 수출품목이 혜택을 보는 반면에, 농수산 분야는 호주산 제품이 더 많이 들어오게 됩니다. 특히 호주산 쇠고기 수입이 확대되면서 축산농가의 타격이 클 거란 전망입니다.

진행자) 과거 미국이나 유럽연합과의 FTA에서는 개성공단 생산 제품에도 혜택을 줄 지의 여부가 관심사였는데요. 이번엔 어떻습니까?

기자) 한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말씀하신 기존의 다른 FTA에 비해 이번에는 원산지를 인정하는 조건이 덜 까다롭다고 합니다. 따라서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 범위가 더 확대되고, 혜택도 늘어날 거란 전망입니다.

진행자) 마지막으로 흥미로운 소식 하나 알아보죠. 각 국 언론들이 관심있게 다루고 있는 기사인데요. 중국 도자기 경매에서 사상 최고가가 경신됐다고요?

기자) 네. 어제 홍콩에서 열린 경매에서 500여년 전 중국 명나라 때 빚어진 술잔이 미화 3천6백만 달러에 팔렸는데요. 역대 최고가라고 합니다. 저도 사진을 봤는데요, 큰 도자기가 아니라 작은 술잔 하납니다. 흰 술잔에 수탉과 암탉, 병아리가 그려져있는게 전분데요. 작품의 예술성과 전세계적으로 몇 개 남지 않은 희소성을 인정 받아서, 역대 최고가격에 거래됐습니다. 참고로 이전까지 최고가 경매 중국 도자기는 지난 2010년 팔린 청나라 호리병으로 3천2백만 달러에 거래됐었습니다.

진행자) 그래도 술잔 하나에 3천6백만 달러라니 어마어마한데요. 이 잔을 산 사람은 누굽니까?

기자) 중국 상하이의 금융재벌인 류이첸인데요. 경매시장에 정말 나오기 힘든 도자기를 낙찰받았다며 기뻐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