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중국, 동중국해서 첫 합동훈련...우크라이나 친러세력 점거 확산

세계 각 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입니까?

기자) 우크라이나 사태로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러시아가 중국과의 군사적, 경제적 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두 나라는 다음 달 동중국해에서 처음으로 대규모 해상 합동군사연습을 실시합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친 러시아 시위대와 무장세력의 관공서 점거 사태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러시아와 중국 관계 소식부터 살펴보죠?

기자) 러시아가 최근 중국과의 군사적, 경제적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데요. 러시아와 중국이 다음달 동중국해에서 처음으로 대규모 해상 합동군사연습을 실시한다고, 두 나라 매체들이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대규모라고 하셨는데, 어느 정돈가요?

기자) 중국 환구시보에 따르면 이번 훈련에는 양국 해군 함정 20여척과 잠수함, 보급선 등이 투입되는데요. 다음 달 말부터 6월 초까지 해상에서 방공과 대잠수함 작전, 봉쇄 작전과 보급 등의 다양한 훈련을 벌일 예정입니다. 또 구체적인 훈련 내용의 조율을 위해 러시아 군 관계자들이 상하이를 방문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동중국해에서 처음 열리는 훈련이라는 점도 주목되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동중국해는 일본과 중국의 영유권 분쟁 지역인 센카쿠 열도, 중국명 댜오위다오가 있는 민감한 지역입니다. 양측의 해상 무력 시위가 계속돼왔고, 올 초 중국이 일방적으로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하면서 주변국과 미국 등의 반발을 사기도 했고요. 미군 기지도 가까이 있습니다. 특히 최근 일본을 방문한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센카쿠 열도도 미-일 안보조약 적용 대상이라면서, 중국의 무력 침공이나 일방적인 조치가 있을 경우 미군이 개입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한 바 있는데요. 중국이 러시아와 훈련을 실시하는 것은 미국과 일본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진행자) 러시아의 입장에서는 어떤 이득이 있을까요?

기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미국, 유럽국가들과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과거 냉전 시절 동지였던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모습인데요. 군사, 경제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함정들이 동중국해에서 벌어지는 합동군사연습에 참여하는 것인데요, 러시아와 중국은 올 초에도 지중해에서 합동 해군 훈련을 실시한 바 있습니다. 또 다음 달 말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중국 방문도 예정돼있어서, 센카쿠 군사연습 기간과 겹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경제 분아에서도, 최근 러시아와 중국의 에너지 공급 협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는 소식이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가 중국에 천연가스 공급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원래 양국간의 천연가스 공급계약건은 1990년대 후반부터 협상이 시작됐지만, 조건에 합의하지 못해서 성과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미국과 유럽연합이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서 러시아의 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에너지 분야의 제재도 거론하고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다른 대체 수출처를 찾으면서 곧 타결될 전망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그럼 중국으로의 수출이 결정된 건가요?

기자)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인 가스프롬 관계자가 러시아 언론과 인터뷰한 내용에 따르면, 현재 가격 조건에 양측이 거의 합의했다고 합니다. 따라서 앞서 말씀드렸던 푸틴 대통령의 중국 방문 기간 중에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계약이 체결되면 오는 2018년부터 30년간 매년 380억 입방미터의 천연가스를 중국에 수출할 계획이라고 하고요, 이는 중국 연간 천연가스 사용량의 4분의 1에 달한다고 합니다.

진행자) 러시아와 중국이 군사와 경제 분야 등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데. 그럼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 효과가 아무래도 둔화될 수 밖에 없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또 중국은 이번주 초 미국과 유럽연합의 대 러시아 추가 제재 조치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하다는 입장도 밝혔는데요.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8일, 중국 정부는 그 동안 계소해서 제재에 반대해왔다면서, 제재는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계속해서 우크라이나 사태 속보 알아보겠습니다. 친 러시아 세력의 관공서 점거가 확산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며칠 동안에도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친 러시아 무장세력이 관공서를 추가로 점거했다는 소식이 매일 들리고 있는데요. 오늘(30일)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고브리브카에서 친 러시아 세력이 시청사와 경찰서 등을 추가로 점거했다고 합니다. 현장에서 촬영한 사진을 보면 복면을 쓴 친 러시아 무장세력들이 관공서 주변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한 채 경계를 서고 있고, 거리를을 활보하는 모습도 보이는데요. 몽둥이 같은 둔기를 든 사람들도 있고, 총기를 든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을 저지하는 군인이나 경찰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앞서 우크라이나 중앙정부가 군대를 동원해서 진압작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었는데, 별 효과가 없나보죠?

기자) 일부 도시에서는 진압병력이 친 러시아 세력을 몰아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친 러시아 세력이 확산하는 기세가 더 빠른데요. 현재 이들이 10개 도시 이상에서 관공서와 경찰서 등을 점거했고요, 중앙의 과도정부는 통제력을 상실한 상황입니다.

진행자) 중앙정부가 진압작전에 나섰지만, 지방 경찰들이 제대로 협조하지 않고 있다는 보도도 있던데요?

기자) 맞습니다. 일부 도시에서는 친 러시아 세력이 관공서나 경찰서에 진입할 때 경찰들이 수수방관하는 장면도 목격됐는데요. 우크라이나 중앙정부도 일부 경찰들이 시위대에 대응하지 않는 등 반역적인 행동을 저질렀다며, 동부 경찰 대다수가 시민을 보호할 의무를 수행할 능력이 없다고 시인하기도 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동부는 러시아계 주민 비율이 놓아서, 경찰 중에도 다수가 러시아계입니다.

진행자) 오늘 미국 언론들은 어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학술토론회에서 한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발언 내용도 주요하게 다루고 있는데, 좀 전해주시죠?

기자) 케리 장관은 어제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애틀랜틱카운슬 토론회에 참석했는데요.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나토 차원의 강력한 방어 의지를 밝혔습니다. 케리 장관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를 불안정하게 만들어서 동유럽의 안보 지형을 바꾸려 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동맹국들과 함께 나토 영토의 한 조각까지 수호할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진행자) 실제 우크라이나 주변에서 나토군 훈련도 진행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영국과 프랑스가 어제 전투기 8대를 리투아니아와 폴란드에 보내서 방공 훈련을 시작했습니다. 또 미국은 올해 발틱해에서 치러질 합동군사연습 규모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과 서방국가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에 집결시킨 4만 명의 병력에 주목하고 있는데요.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 제네바 4자회담 이후 일부 병력을 본대로 복귀시켰다고 주장했지만, 나토는 병력에 변화가 없다는 지적입니다.

진행자)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사태에 개입하고 있다는 주장인데, 그런 정황을 담은 감청 내용을 확보했다는 보도도 있더군요?

기자) 미국 백악관은 앞서 우크라이나 동부의 분리주의 사태는 러시아가 각본을 쓰고 연출한 것이라고 비난했었는데요. 미국의 온라인 매체 '데일리비스트'는 어제, 미국 정보기관이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는 감청 자료를 같고 있다는 사실을, 케리 장관이 비공개 회의에서 언급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의 분리주의 세력을 배후에서 조종하는 통화 내용을 확보했다는 겁니까?

기자) 네. 데일리비스트에 따르면 케리 장관이 그런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하는데요. 우크라이나 분리주의 세력에게 지시를 하는 통화를 보면, 억양이나 표현 등에서 모스크바에서 오는 것이란 걸 알 수 있다는 겁니다. 또, 크림반도나 그루지아에서 활동했던 러시아 요원들이 현재 우크라이나 동부에 있다고 지적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미국의 감청활동에 대한 논란도 있지 않을까요?

기자) 미국 국무부나 백악관은 문제의 보도에 대한 반응은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미국 정부 당국자들도 앞서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이 러시아가 분리세력을 배후에서 조종하고 있다는 정황을 보여주는 통신 내용을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