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나이지리아 여학생 납치사건 분노...우크라 '분리독립 투표 강행' 방침

세계 각 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입니까?

기자) 나이지리아 이슬람 무장단체가 여학생 수백명을 납치한 데 이어, 인근 마을에서 다시 민간인 수백명을 학살하는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미국과 프랑스, 영국 등 국제사회가 여학생들을 구출하기 위한 지원에 나섰습니다. 우크라이나 동부의 분리주의자들이 분리독립을 묻는 주민투표를 강행한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방사성 물질 유출 사고가 난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서 직원이 회사를 상대로 첫 피해보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아프리카 소식부터 알아보겠습니다. 나이지리아에서 이슬람 테러단체의 공격으로 민간인 수백명이 사망했다고요?

기자) 나이지리아 당국자와 의원 등이 어제(7일) 밝힌 내용입니다. 나이지리아 북동부의 이슬람 테러단체인 보코하람이 지난 5일 카메룬과의 접경인 보르노주 감보루응갈라 마을의 혼잡한 시장을 공격해서 수백명이 사망했다고 합니다. 정부가 발표한 사망자수는 100명에서 150명 정도지만, 현지 주민들에 따르면 훨씬 많은데요. 한 주민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미 300명 이상을 공동묘지에 매장했고, 사건 현장에서 여전히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사망자가 더 늘어날 수도 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이 날 차량 여러 대에 나눠탄 괴한들이 시장을 급습했는데요. 무차별 총격과 로켓 수류탄 공격을 가하고, 사제 폭탄도 터뜨렸다고 합니다. 당시 시장에 있던 상인과 주민들이 공격을 피해서 상점 문을 잠그고 안으로 피했데요. 과한들이 상점들에 불을 지르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희생됐다고 합니다.

진행자) 끔찍한 사건이 벌어졌는데, 보코하람은 얼마 전 여학생 수백명을 납치했던 테러단체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공격도 그 사건과 관계가 있습니다. 나이지리아에서는 여학생들의 구출을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을 요구하는 시위가 계속되고, 국제사회에서도 납치 사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는데요. 그러자 나이지리아군이 보코하람이 활동하는 북동부에서 여학생들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 지역에 대한 수색에 나섰습니다. 그러자 보코하람이 감보루응갈라에 여학생들이 있다는 거짓 소문을 퍼뜨린 후, 군인들을 노리고 테러공격을 벌였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나이지리아군이 감보루응갈라에 있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군인 사망자가 얼마나 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납치된 여학생들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입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여학생들이 납치된 건 지난달 14일로 이미 3주가 지났지만, 여전히 행방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보코하람이 여학생들을 납치한 곳도 감보루응갈라와 인접한 치복이란 곳인데요. 당시 여학교를 급습해서 십대 소녀 270명 이상을 납치했습니다. 특히 처음에 나이지리아군이 여학생들을 전원 구출했다고 발표하면서 오히려 혼란을 초래하기도 했습니다. 보코하람은 지난 6일에는 여학생들을 노예로 팔아버릴 것이라고 주장하는 비디오를 공개했습니다. 나이지리아에서는 앞서 말씀드린대로 연일 정부의 안이한 대응을 비난하고, 이들의 구출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요구하는 시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나이지리아 북동부에서는 보코하람의 테러와 이들을 소탕하기 위한 군 작전이 계속되면서, 이번 공격을 제외하고도 올해들어서만 1200명이 사망했습니다.

진행자) 국제사회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고요?

기자) 네. 국제사회가 분노하면서 지원을 약속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프랑스, 영국이 여학생 구출 작전을 지원하기 위한 인력을 파견했습니다. 특히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6일 인터뷰에서 납치 사건이 매우 충격적이라며, 나이지리아 정부의 구출 작전을 돕기 위해 가능한 모든 지원을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선 여학생들을 구출하는 것이 시급하며, 이어 이런 테러단체에 국제사회가 함께 대응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미셸 여사는 자신의 인터넷 계정에 여학생들의 무사귀환을 위해 기도한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한편 중국도 나이지리아군의 수색을 돕기 위해 인공위성 사진 등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나이지리아의 굿럭 조너던 대통령은 오늘 국제사회의 지원 의사에 감사를 표하고, 지원을 받아들이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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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엔 우크라이나로 가보겠습니다. 동부의 친 러시아 분리주의 세력들이 오는 11일 예정대로 우크라이나로부터의 분리독립을 묻는 주민투표를 강행한다는 방침이라고요?

기자) 네.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도네츠크인민공화국'을 선포한 분리주의 세력 대표는 주민투표를 강행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사실 이들의 반응이 주목됐던 것은 어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주민투표를 연기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분리주의자들은 주민위원회의 만장일치 결정에 따라 투표를 예정대로 실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주민투표가 본격적인 내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높은데요?

기자) 네. 하지만 분리주의 세력들은 그런 우려도 거부했는데요. 도네츠크인민공화국 인민주지사를 자처하고 있는 데니스 푸실린은, 이미 내전이 시작됐다면서, 오히려 분리독립 투표를 통해 내전을 중단하고 정치적 절차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니까 이들은 이미 도네츠크주의 분리독립은 기정 사실인 것처럼 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정부는 어떤 반응입니까?

기자) 우크라이나 정부는 분리주의자들을 불법 테러 세력으로 규정하고 있는데요. 분리독립 투표 계획과 상관 없이, 도네츠크를 포함한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테러 소탕 작전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오는 25일 전국적으로 대통령 선거를 실시할 계획인데요. 분리주의자들은 대선 전에 분리독립을 발표하기 위해서 주민투표를 신속하게 추진하는 모습입니다.

진행자)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발언도 이례적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그 동안 우크라이나 동부에 대한 개입은 부인하면서도, 분리주의 세력을 지지한다는 입장 아니었습니까?

기자) 푸틴 대통령이 어떤 의도로 주민투표 연기를 요구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일단 표면적으로는 협상 가능성을 열기 위해 주민투표를 연기해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러시아에서도 분리주의 세력들이 주민투표를 강행할 거란 예상을 이미 할 수 있있고, 따라서 이들과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이기 위한 발언일 거란 관측을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접경에 집결한 병력을 복귀시킬 거란 말도 했는데...실제로 움직임이 있습니까?

기자) 미군과 나토군 관계자들은 러시아 병력의 움직임은 거의 없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는 앞서서도 고위 당국자들의 비슷한 발언이 있었지만, 실제 이동은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나토와 우크라이나 정부에 따르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에 4만명 정도의 병력과 장비를 집결시켜 놓았습니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우크라이나 사태 완화를 위해, 우선 러시아가 병력을 철수할 것을 거듭 요구하고 있습니다. 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분리주의 운동의 배후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시아 소식 하나 더 알아보겠습니다. 방사성 물질 유출 사고가 난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서 직원이 회사를 상대로 피해보상 소송을 제기했다고요?

기자) 일본 언론은 40대 후반의 남성 작업원이라고 하는데요. 정직원과는 차이가 있지만 어쨌든 회사에 고용되서 일했던 남성입니다. 이 남성은 회사가 오염수 유출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아서, 방사선 피폭을 당했다며 도쿄전력과 관련 업체를 상대로 미화 10만 달러 규모의 피해보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원전 사고 후 현장 작업 인력이 도코전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그 동안 도쿄전력의 오염수 관리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법원 판결에 따라 앞으로 사실로 확인될 수도 있겠군요?

기자) 네. 사고 후 지금까지도 방사능 오염수 유출 사고가 계속되고 있는데요. 사실 이번 소송은 원전 사고 초기에 관한 것입니다. 이 작업원은 사고가 난 원전에서 긴급하게 전원 케이블을 설치하는 작업에 참가했고, 경보가 울리는 상황에서도 작업을 강행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보니 많은 양의 방사선에 피폭됐다는 겁니다. 이 남성은 도쿄전력이 작업장에 오염수가 유출된 것을 인지하고도 제대로 알리지 않았기 때문에 작업을 강행했다는 주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