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남중국해 갈등 관련 미국 비난...러 푸틴 대통령, 크림반도 방문

세계 각 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중국 외교부는 최근 남중국해에서 긴장이 고조되는 데 대해, 미국 정부가 주변국가들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러시아에서 2차대선 승전기념일을 맞아 대규모 군사행진이 벌어진 가운데, 푸틴 대통령이 크림 반도를 합병 후 처음으로 방문했습니다. 태국에서 잉락 친나왓 총리 해임에도 불구하고 현 정부의 완전한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또 다시 벌어졌습니다.

진행자)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 소식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중국이 미국을 비난했다고요?

기자) 네. 오늘(9일) 중국 외교부의 화춘잉 대변인이 남중국해 긴장 고조와 관련해 다소 이례적이고 강력한 어조로 미국을 비난했습니다. 화 대변인은 최근 미국 정부의 남중국해 관련 발언을 지적했는데요. 미국이 무책임하고 사실과 다른 발언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남중국해 주변국가들의 위험하고 도발적인 행동을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화 대변인은 또 미국이 지역 평화와 안보 유지라는 대의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며, 말과 행동에서 신중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구체적으로 미국의 어떤 발언을 문제삼은 겁니까?

기자) 미국 당국자들은 최근 남중국해에서 중국이 일방적으로 석유 시추 작업을 강행하는 것은 도발적인 조치이며 지역 안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거듭 밝힌 바 있습니다. 미국은 또 중국 석유 시추 지점 부근에서 중국과 베트남 선박이 물리적으로 충돌한 데 대해서도 강한 우려를 표하고, 모든 당사자들이 자제할 것을 요구했었습니다.

진행자) 최근 남중국해 문제가 어떤 상황입니까?

기자) 남중국해의 영유권 분쟁은 그 동안 계속돼온 문제지만 최근 긴장이 급격하게 고조되고 있습니다. 중국은 그 동안 남중국해의 대부분을 자국 영해로 주장하면서,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과 갈등을 빚어왔는데요. 특히 최근 중국이 석유 시추 작업을 강행한 곳은 베트남이 주장하는 배타적 경제수역과 겹치기 때문에, 베트남이 강하게 반발해왔습니다. 특히 베트남이 군함과 해경선 수십척을 보내 압박을 가하자, 중국 선박이 물대포 공격을 가하는 등 물리적 충돌까지 발생했었습니다. 베트남은 중국 선박 공격으로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고, 중국은 오히려 베트남 선박이 먼저 고의로 충돌해 벌어진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필리핀과도 남중국해에서 영유권 갈등을 겪고 있는데. 오늘은 미국과 필리핀 해병대가 남중국해에서 도서 탈환 훈련을 했다는 소식도 있군요?

기자) 미국과 필리핀이 이번 주 시작한 정례합동군사훈련의 일환으로 실시한 것입니다. 오늘 남중국해의 한 섬에서 미군 해병대와 필리핀 해병대가 상륙과 탈환 훈련을 벌였습니다. 미군은 이번 훈련이 특정한 상황을 가정한 것은 아니며, 두 나라의 합동 대응 태세를 점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국과 필리핀은 이 날 해병대 훈련 외에도 두 나라 병력 5천 명 이상이 참가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합동 훈련을 실시 중입니다.

진행자) 최근 필리핀이 중국 어선을 억류해서 중국 정부가 강하게 반발했었는데, 이 문제는 어떻게 됐습니까?

기자) 필리핀이 계속 중국 어선을 억류 중입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오늘도 필리핀이 중국 선원과 어선을 즉각 석방해야 한다면서, 필리핀이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중국은 추가 조치를 취할 권리가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조친가요?

기자)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가 될지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한편 필리핀 당국은 중국 어선이 자국 해역에서 불법적으로 작업했다는 주장입니다. 필리핀은 앞서 중국 선박에서 보호 어종 거북이 수백마리를 발견했다며 억류했었습니다. 또 같은 혐의로 중국 선박외에 자국 선박도 조사 중이라며, 중국을 겨냥한 조치는 아니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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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엔 러시아 관련 소식 살펴볼까요?

기자) 러시아 모스크바의 붉은 광장에서는 오늘(9일) 제2차 세계대전 승전 69주년을 맞아 대규모 군사행진이 벌어졌습니다. 행진에는 1만1천명의 병력과 70여대의 전투기, 탱크와 미사일이 등장해서 1시간 가량 군사력을 과시했고요. 또 사거리 1만 킬로미터가 넘는 대륙간탄도미사일 '토폴-M'을 비롯한 신형 핵심무기들도 공개했습니다. 이 날 행진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와 군 최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서방과 러시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데, 우크라이나 사태에 관한 발언은 없었습니까?

기자) 푸틴 대통령이 이 날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애국심을 강조하면서 러시아의 국익에 대한 도전은 절대로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했는데요. 우크라이나 사태 개입으로 미국과 서방의 제재와 압박에 직면한 상황에서,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모스크바 군사행진에 참석한 후, 크림반도에서 열린 또 다른 승전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세바스토폴로 향했는데요. 푸틴 대통령이 크림반도 병합 후 처음으로 현지를 방문하는 것입니다.

진행자) 크림반도에서는 어떤 발언을 했습니까?

기자) 아직까지 푸틴 대통령이 크림반도에 도착했다는 소식만 들어와있고요. 현지에서 어떤 발언을 했는지는 전해지지 않았습니다. 러시아의 흑해함대가 주둔 중인 크림반도 세바스토폴은 2차세계대전 당시 소련군과 독일 나치군의 최대 격전지 중 한 곳 이기도 합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정부와 서방국가들은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이 불법적이라는 입장인데, 푸틴 대통령의 현지 방문에 대해선 어떤 반응입니까?

기자) 안데르스 포그 라스무센 나토 사무총장은 오늘 푸틴 대통령의 크림반도 방문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도 성명을 내고 푸틴 대통령의 방문은 사태를 악화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우크라이나도 승전기념일 행사를 준비했다가, 테러 우려를 이유로 취소했는데요. 대신에 아르세니 야체뉵 우크라이나 총리는 승전기념일 미사에서 한 발언이 눈길을 끕니다. 야체뉵 총리는 69년전에 우크라이나와 소련이 함께 나치 독일에 맞서 싸웠지만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면서, 이제 독일이 러시아의 도발에 맞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동부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우크라이나 반정부 세력들이 오는 11일 분리독립을 묻는 투표를 강행하겠다고 밝힌 후 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있는데요. 특히 우크라이나 정부가 얼마 전 크림반도 병합때처럼 좌시하지 않겠다며, 강력한 저지 의지를 밝히면서 대규모 유혈충돌도 우려되고 있습니다. 오늘 우크라이나 동부 마리우폴에서는 우크라이나군과 분리주의 무장세력간에 교전이 벌어져서 8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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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엔 태국으로 가보겠습니다. 또 다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태국 방콕에서는 오늘(9일) 현 정부의 완전한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는데요. 수천명의 거리를 메우고 구호를 외치며 행진을 벌였습니다. 지난해 11월부터 반정부 시위를 이끌고 있는 수텝 터억수반 전 부총리는 탁신 전 총리 세력을 완전히 몰아내야 한다면서, 사흘 안에 현정부가 물러나지 않으면 추가적인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잉락 친나왓 총리의 해임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잉락 총리는 해임됐지만 여전히 20여명의 장관들이 정부에 남아있고, 총리직도 부총리가 계승한 상탭니다. 헌법재판소는 총리 해임을 결정하면서 다음 총선을 치를 때까지는 이들이 과도정부를 계속 운영하도록 한거죠. 하지만 반정부 시위대는 즉각 개혁총리를 임명하고 정치 개혁에 나설 것을 주장하고 있는데요. 시위대는 그 동안 잉락 총리를 비롯한 현 정부가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꼭두각시라고 주장해왔습니다.

진행자) 잉락 총리 해임 후에도 태국의 정치 혼란은 가라앉지 않는 모습이군요?

기자) 네. 혼란이 더욱 깊어지고 있는데요. 특히 잉락 총리 해임에 반발하는 친탁신 세력도 내일 대규모 시위를 예고하고 있어서 충돌도 예상되고 있습니다. 최근 지지율 조사에서도 총선을 실시할 경우 친탁신 세력이 다시 정권을 잡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왔었는데요. 그러자 반정부 세력들은 총선을 거부한채 정치 개혁을 우선 실시하고, 탁신 잔당을 몰아낼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구촌 오늘' 김근삼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