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전자도서관 미래원 건설 붐...'외눈박이 정보망'

지난 2011년 북한 평양의 김일성 대학 도서관에서 컴퓨터를 사용하는 학생들. (자료사진)

북한이 최근 정보기술 설비들을 갖춘 전자도서관인 ‘미래원’을 전국 시.군에서 잇따라 개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래원의 접속망은 ‘한국식 인터넷’이 아니어서 국제사회의 정보에는 접속할 수 없는 한계를 지니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박병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2일 최근 완공돼 문을 연 자강도 전천군의 미래원을 소개하면서 지식경제 시대의 요구에 맞게 전자도서관으로 훌륭하게 재건돼 많은 근로자와 청소년, 학생들이 찾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전자도서관인 미래원에는 네트워크인 망에 연결된 수 십 대의 최신식 컴퓨터와 시청각 설비, 조명기구 그리고 각종 비품들이 갖춰져 있다고 `노동신문'은 전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도 북한의 시,군들이 현대적인 미래원을 건설하기 위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고 선전했습니다.

통신은 미래원에 전자열람실과 컴퓨터 학습실을 비롯해 과학기술 보급실과 원격강의실 등이 꾸려져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미래원이 과학기술과 지식 보급의 거점으로서 경제발전과 주민의 문화생활에 적극 이바지하게 될 것으로 소개하며 북한 각지의 미래원 완공 소식을 전했습니다.

북한이 이처럼 각지에서 미래원을 잇따라 개원하는 것은 과학기술 발전으로 경제 자립도를 높이려는 시도로 풀이됩니다.

탈북자 학술단체인 NK지식인연대 김흥광 대표의 분석입니다.

[녹취: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 “북한 경제를 부활시키고 초보적인 국가적 범위에서 경제활동 일어나기 위해서 지금 갖춰진 잔존 경제적 토대 가지고는 안되고 결국은 과학기술을 발전시켜야 하니까. 전자도서관에는 사회인문 과학 위주가 아니고 경제 그런 과학기술 관련 자료 위주로 통용되거든요.”

북한 당국은 미래원 개원을 김정은 제1위원장의 업적으로 부각시키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습니다.

이 같은 의도는 `조선중앙방송'의 지난 2월 보도에서 드러납니다. `조선중앙방송'은 당시 김 제1위원장이 새로 지은 도서관 명칭을 ‘미래원’으로 부르도록 은혜를 베풀었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북한 지역에 세워지는 미래원의 접속망은 한국에서처럼 세계 어느 곳의 망과도 접속할 수 있는 인터넷이 아닙니다.

NK지식인연대 김흥광 대표의 지적입니다.

[녹취: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 “한계는 국제사회에 보고 싶은 자료는 못 보는 거고 북한이 허가하고 미리 다운로드 받은 자료에 한해서 자기가 필요한 것을 찾아볼 수 있는 거죠. 쌍방향은 안 되고 단방향만. ”

북한은 국제적인 뿌리망과 국제 인터넷 주소기구에 가입하지 않아 일반 주민들은 외부 접속망에 연결할 수 없습니다.

경제적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과학기술의 부흥을 외치고는 있지만 북한 주민들의 외부 세계와의 접촉을 무엇보다 두려워 하는 북한 당국은 ‘외눈박이 정보망’을 건설하고 있다는 게 한국 내 북한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병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