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톈안먼 사태 25주 맞아 긴장 상태...이집트, 엘시시 대통령 당선 공식 발표

세계 각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준비돼 있습니까?

기자) 중국에서 톈안먼 사태가 발생한 지 오늘(4일)로 25주년을 맞았는데요, 베이징 시내 곳곳에서 검문검색이 강화됐고요, 홍콩과 타이완에서는 대규모 촛불시위가 열렸습니다. 이집트가 엘시시 전 국방장관의 대통령 당선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군부 독재로의 회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교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대통령 당선자와 만나 지지를 약속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에서 민주화와 개혁을 요구하는 학생들의 대규모 시위였지요, 톈안먼 사태가 가 발생한 지 오늘로 25년이 됐는데요, 중국 내 표정이 어떤가요?

기자) 지난 1989년 6월 4일, 대규모 민주화 시위와 군의 유혈진압이 벌어졌던 톈안먼 광장과 베이징 시 주요 지역은 중국 공안의 삼엄한 경계 속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하지만 홍콩과 타이완에서는 25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리고요, 국제사회에서도 중국 정부가 톈안먼 사태의 진실을 밝히고 인권 탄압을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진행자) 중국 현지 상황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중국 정부는 이미 톈안먼 사태 25주년을 앞두고 매우 높은 수위의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톈안먼 광장을 비롯한 베이징 주요 지역에 공안과 무장경찰, 사복경찰들이 더 많이 배치된 모습이었습니다. 무장경찰들은 전투복에 소총까지 손에 든 삼엄한 모습이었고요. 곳곳에 배치된 공안 차량에 요원들도 수시로 순찰을 하고, 거동이 수상한 사람에게는 신분증을 요구하며 검문을 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인터넷 상에서도 통제를 강화했죠?

기자) 그렇습니다.중국의 주요 검색 사이트와 사회연결망에서는 톈안먼 사태 관련 단어의 검색이 차단됐고요. 세계 최대 인터넷 업체인 구글과 페이스북, 트위터 등 외부의 여러 인터넷 서비스도 중국 당국의 통제 때문에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톈안먼 사태 25주년을 맞아 돌발적인 시위 등을 막기 위해서 매우 긴장한 모습이군요?

기자) 네. 아직까지 중국 내에서 톈안먼 사태 25주년을 맞아 시위 등이 벌어졌다는 소식은 없었습니다. 중국 당국은 지난달부터 반체제 인사와 인권 운동가 수십명을 구속하거나 가택연금시키는 등 활동을 원천적으로 차단했고요. 중국 현지 언론인은 물론이고, 외국 기자들의 취재 활동도 엄격히 통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홍콩에서는 대규모 시위가 열리죠?

기자) 네. 홍콩에서는 톈안먼 사태가 일어난 1989년 이듬해부터 매년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올해도 빅토리아공원에서 시민단체인 '홍콩애국민주운동연합회'가 주최하는 집회에 15만명 이상 모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곳에는 2년 전에도 톈안먼 사태 추모 집회에 10만명 이상이 운집한 바 있습니다. 오늘 집회에서는 당시 민주화 시위를 주도했던 인사들의 동영상을 상영하고, 25년 전 톈안먼 상황을 재현하는 퍼포먼스도 벌어질 예정입니다.

진행자) 홍콩이 중국으로 귀속된 후에도 톈안먼 사태 추모 행사가 계속되고 있나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당국이 본토에서는 엄격히 통제하지만, 홍콩에서 까지는 행사를 차단하지 못하고 있는데요. 다만 오늘은 친중국 단체와 보수 세력들이 빅토리아 공원 주변에서 맞불집회도 예고하고 있어서, 양측의 충돌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습니다. 한편 타이완에서도 오늘 대규모 집회가 예고돼 있는데요. 톈안먼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중국의 민주화를 요구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톈안먼 사태 25주년을 맞아, 국제사회에서도 중국의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백악관은 어제(4일) 관련 성명을 냈는데요. 25년 전 톈안먼 광장에서 평화적인 시위대에 자행된 폭력 사태를 규탄한다면서, 중국 정부는 당시 사망하거나 구금되고, 실종된 사람들에 대한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백악관은 또 톈안먼 광장의 시위대가 요구했던 표현과 언론, 집회와 결사의 자유는 미국 헌법은 물론이고 중국 헌법에도 명시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국무부 대변인도 어제 정례브리핑에서 최근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체제 인사 구금과 언론 통제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타이완 마잉주 총통도 톈안먼 사태에 관한 입장을 밝혔다고요?

기자) 네. 마 총통은 톈안먼 사태 25주년을 맞아, 중국 당국이 진지한 자세로 역사적 사건에 대해 재평가해야 한다면서, 영원히 이런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마 총통은 지난 2008년 취임 이후 매년 톈안먼 사태 관련 논평을 냈지만, 중국의 재평가를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한편 일본 스가요시히데 관방장관도 톈안먼 사태 관련 질문에, 국제사회의 보편적 가치인 자유와 인권은 중국에서도 존중돼야 한다고 말했고요. 나비 필레이 유엔인권최고대표는 톈안먼 사건의 진실을 확실하게 규명하는 것이 모든 사람의 이익에 부합한다면서, 중국 당국이 진실을 밝힐 것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의 반응도 나왔습니까?

기자) 중국은 톈안먼 사태를 여전히 반체제 폭동으로 규정하고 있는데요. 훙레이 외교부 대변인은 오늘 정례브리핑에서 백악관 등의 성명에 대한 반응을 묻는 질문에, 미국은 중국의 사법 주권을 존중하고 내정에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고 반발했습니다. 또 중국은 그 동안 인권 분야에서 진전을 이뤘다고 주장했습니다.

/// MUSIC ////

진행자) 이번엔 이집트로 가보겠습니다. 엘시시 전 국방장관의 대통령 당선을 공식 발표했다고요?

기자) 네. 이집트 중앙선관위는 어제(3일) 대통령 선거 결과를 공식 발표했는데요. 지난달 26일부터 28일까지 사흘간 치러진 선거에서 압델 파타 엘시시 후보가 97%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당선이 확정됐다고 밝혔습니다. 경쟁 후보인 좌파 정치인 함단 사바히의 득표율은 3%였습니다.

진행자) 득표율보다는 투표율이 더 관심이었는데. 어떻게 나왔습니까?

기자) 최종 투표율은 47%로 집계됐습니다. 이집트 선관위는 당초 이틀로 예정됐던 투표일을 무리하게 사흘로 늘리기까지 했지만, 결국 50%의 투표율도 달성하지 못했습니다. 이는 축출된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이 지난 2012년 당선 당시 기록했던 52% 투표율보다도 낮은 것입니다.

진행자) 엘시시 당선자의 입장도 나왔습니까?

기자) 엘시시 당선자는 당선 확정 후 TV를 통해 대국민 연설을 했는데요. 이제는 이집트의 안정을 되찾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함께 일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이집트의 미래는 백지 상태라면서, 이제 이집트 국민 모두의 손으로 함께 채워나가자며 협력을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무슬림형제단을 비롯한 무르시 전 대통령 지지 세력은 엘시시 당선자를 거부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투표율이 낮은 것도 무르시 지지 세력이 투표 자체를 거부한 이유가 큰데요. 엘시시 당선자는 군부의 실세로 무르시 전 대통령을 축출한 장본인입니다. 이후 무르시 지지자들은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권을 불법적으로 축출했다며 반발해왔고요, 군부는 무르시 지지자들을 대거 구속하면서 억압했습니다. 특히 군부가 무르시 지지 시위를 유혈 진압하면서 많게는 1천 명 이상 사망하기도 했습니다. 무르시 지지자들은 대선 결과를 거부하면서, '제3의 혁명'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취임식은 언제 열립니까?

기자) 오는 8일 카이로에 있는 헌법재판소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진행자) 엘시시 당선자가 어떤 인물인지도 좀 살펴볼까요?

기자) 엘시시 당선자는 1954년 생으로 올해 만 60살입니다. 20대에 이집트군사학교를 졸업하고 직업군인이 됐습니다. 이후 승승장구 하면서 2011년에 국방부 정보국장이 됐고, 이듬해 무르시 전 대통령이 집권한 후에는 국방장관 겸 군 총사령관에 임명됐습니다. 하지만 1년 뒤 자신을 임명한 무르시 전 대통령을 축출하고 실질적인 권력을 장악했습니다. 엘시시 당선자는 이슬람주의에 반대하는 주민들 사이에 인기가 높고 대항마도 없어서 일찌감치 당선이 예상됐었습니다.

진행자) 대선 결과에 대해 국제사회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이집트 군부와 친밀한 관계인 사우디아라비아가 가장 먼저 환영의 입장을 밝혔는데요. 압둘라 사우디 국왕은 이집트가 혼돈을 지나 역사적인 날을 맞았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집트 경제 재건을 위한 국제 사회의 지원도 촉구했습니다. 한편 미국은 엘시시 당선자에게 투명한 통치와 민주적 개혁을 촉구했는데요. 백악관은 성명에서 이번 대선이 정치적으로 제한된 상황에서 치러졌다는 우려가 있다면서, 엘시시 당선자는 책임 있고 투명한 정치를 펴고, 국민의 보편적 권리를 보호하는 개혁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두 나라 관계의 발전을 위해 엘시시 당선자와 협력하기를 희망한다는 입장도 전했습니다.

진행자) 마지막으로 한 가지 소식만 더 알아보겠습니다.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정부군과 친 러 반군 사이의 교전이 계속되고 있는데.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대통령 당선자와 만났다고요?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은 유럽을 방문 중인데요.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선 당선자와 회담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정부에 대한 지지 입장을 거듭 밝혔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어떤 발언을 했나요?

기자)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이 앞으로도도 우크라이나 국민 편에 설 것이라고 강조했는데요. 러시아의 크림 반도 병합을 비난하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주권을 훼손하는 일은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이번 대선 결과는 현명한 선택이었다며 포로셴코 당선자를 환영했습니다. 한편 포로셴코 당선자는 오바마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미국 정부의 지지와 지원에 대해 감사를 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