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주석 항일 기념식 참석, 일본 반발...미국-독일 이중 스파이 논란 갈등

세계 각 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시진핑 주석이 중국의 국가주석으로는 처음으로 항일전쟁기념관에서 열린 기념식에 참석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즉각 반발했습니다. 이란 핵 협상 시한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여전히 뚜렷한 견해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과 독일 사이에 이중스파이 논란이 불거져, 지난해 도청 사건에 이어 외교적 파장이 예상됩니다.

진행자) 오늘은 아시아 소식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오늘(7일) 항일전쟁기념관을 방문하고, 일본의 과거 침략 역사를 비판했습니다. 또 오늘날에도 침략 역사를 미화해서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는 세력이 있다며 아베 정권을 겨냥했습니다.

진행자) 시 주석이 오늘 방문한 곳이 어떤 곳입니까?

기자) 베이징 교외 펑타이구에 있는 노구교 중국인민항일전쟁기념관인데요. 오늘은 77년 전 노구교라는 다리 인근에 주둔한 일본군에 중국인들이 맞서면서 중일전쟁을 촉발했던 7.7 사변의 기념일입니다. 그래서 기념식이 열렸고요, 시 주석이 중국 국가주석으로는 처음으로 기념식에 참석한겁니다.

진행자) 시 주석이 지난주 한국 방문 중에 한 특별 강의에서도 일본의 과거사 문제를 길게 언급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서울대 특강이었는데요. 오늘 7.7 사변 기념식에서도 일본에 대해 강하게 비난하고 있습니다. 시 주석은 중국인들은 전쟁으로 인한 고난의 세월을 기억 속에 새겼다면서, 그러나 여전히 소수의 사람들이 침략 역사를 무시하고, 심지어 미화해서 국제 사회의 신뢰를 저버리고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일본 아베 정권을 겨냥한 발언으로 들리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시 주석은 또, 누구도 역사적 사실을 바꿀 수는 없다면서, 이를 부정하거나 왜곡해 침략 역사를 미화한다면 국제 사회에서도 고립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오늘 기념식이 과거에 비해 특히 크게 열렸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매체들은 이번 행사가 대규모로 치러지는 것은 최근 동북아 정세를 반영한 것이라면서, 특히 아베 정권이 일본을 전쟁 가능한 나라로 변경하려고 시도한 데 따른 것이란 전문가의 분석을 싣고 있습니다. 한편 오늘 리커창 중국 총리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7.7 사변을 언급하면서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일본을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일본 정부의 반응도 궁금하군요?

기자) 즉각 반발했는데요. 중국 정부의 이런 움직임은 역내 평화에 해가 된다는 겁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오늘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에 대해, 중국이 과거사를 국제문제화하려는 것은 지역 평화와 협력 구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는데요. 스가 장관은 중국 지도자들은 국제사회가 직면한 공통의 과제에 대해 미래 지향의 협력관계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역사 문제에 관한 중국의 동향을 계속 지켜보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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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엔 중동으로 가보겠습니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이란 핵 문제 해결을 위한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전망이 어떻습니까?

기자) 긍정적이지만은 않습니다. 이번 협상은 타결 시한을 앞둔 마지막 협상입니다. 지난해 이란과 주요 6개국들은 오는 20일까지 최종 타결안에 합의한다는 목표를 정해 놓고 협상을 벌여왔는데요. 시한이 불과 2주 정도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여전히 협상국들 사이에 뚜렷한 견해차가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럼 며칠째 벌이고 있는 협상에 전혀 진전이 없다는건가요?

기자) 일부 진전이 있긴 한데, 최종 합의에 다다를 수 있는 결정적인 진전은 아직 없다는 게 서방 외교관들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입니다.

진행자) 어떤 부분이 문젠가요?

기자) 핵 협상 타결의 가장 큰 걸림돌은 이란이 주장하는 핵 개발 권리를 어느 정도까지 허용하냐는 겁니다. 우선 농축 우라늄 프로그램과 관련해 현재 이란은 2만기의 원심분리기를 보유하고 있는데요, 핵 발전용 연료를 공급하기 위해 최대 5만기 까지 원심분리기 보유를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은 훨씬 적은 갯수의 원심분리기만을 허용할 수 있다는 거고요, 러시아와 중국은 이란과 나머지 국가들이 합의한다면 동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타결이 쉽지 않겠군요?

기자) 네. 또 우라늄 농축 시설의 위치에도 견해 차이가 있는데요. 이란은 평화적인 용도라면서도, 공습이 어렵게 산 속에 위치한 우라늄 농축시설의 용도를 변경하라는 서방의 요구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만약 최종 타결에 실패하면 어떻게 됩니까? 현재 잠정 합의에 따라 이란에 대한 제재를 부분적으로 해제한 상황인데, 제재를 다시 원상복귀시키게 되나요?

기자)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앞서 잠정 합의에서 20일까지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6개월 더 협상을 연장할 수 있다는 조항을 달았는데요. 이란 당국자들은 이미 6개월 연장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나머지 협상국들이 이에 동의해야 합니다.

진행자) 중동 소식 한 가지 더 알아보죠. 팔레스타인 십대 보복살인 사건의 용의자들이 붙잡혔다고요?

기자) 이스라엘 경찰이 용의자들을 검거했다고 밝혔는데요. 경찰에 따르면 극단적인 유대인 단체에 소속된 6명 이라고 합니다. 경찰은 이들이 민족주의적 동기에서 범행을 저질렀다면서, 보복 살해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사건이었는지도 다시 한 번 소개해 주시죠.

기자) 팔레스타인 십대 소년 피살에 앞서 지난달 초 요르단강 서안에서는 이스라엘 십대 소년 3명이 사라졌는데요.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하마스가 납치했다며 대대적인 수색을 벌입니다. 이 과정에서 팔레스타인 주민이 사망하고 수백명이 체포되는데요. 하지만 소년들은 결국 살해된 채 발견됐습니다. 이들의 장례식 직후 16살의 팔레스타인 소년이 비슷한 방법으로 납치돼 살해된 사건이 발생했는데요.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보복살인이라며 분노를 표출해왔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 경찰이 신속하게 용의자를 체포하면서 주민들의 분노가 좀 가라앉을까요?

기자) 오늘은 오히려 팔레스타인인들의 분노가 더 높아진 분위깁니다. 부검 결과 잔인한 살해 방법이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범인들은 팔레스타인 소년을 산채로 불태웠고, 머리에도 흉기로 깊은 상처를 입혔다고 합니다.

진행자)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충돌도 계속되고 있습니까?

기자) 오늘도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 공습을 가했는데요. 하마스 대원 등 9명이 숨졌다고 합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계속 이스라엘 쪽으로 박격포와 로켓을 발사하기 때문에 대응 차원에서 공습을 가하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불법적인 수색과 탄압, 또 보복 살인 사건에 대한 응징으로 이스라엘에 공격을 가한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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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엔 미국 관련 소식입니다. 독일에서 미국의 이중스파이로 활동한 남성이 검거되자, 독일 정부 관계자들이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고요?

기자) 독일 연방정보국에서 근무하던 31살의 한 남성인데요. 미국의 이중스파이 혐의로 지난 2일 체포됐다는 독일 언론들의 보도가 있었습니다. 이 남성은 2012년 부터 2년간 200여건의 기밀 문서를 미국에 넘기고, 대가로 미화 3만 4천 달러 정도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얼마전 독일 총리 통화를 도청한 사실일 알려지면서, 관계가 나빠됐었는데. 또 악재가 발생했군요?

기자) 네. 중국을 방문 중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의혹이 사실이라면 매우 심각한 사안이라며, 이는 그동안 양국 정보기관 사이에 신뢰할 수 있는 협력 파트너로 생각했던 것에도 모순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메르켈 총리는 해당 의혹에 대한 조시를 이미 시작했다고도 밝혔습니다.

진행자) 독일 외무장관도 이번 사안을 언급했다고요?

기자) 프랑크-발터 슈타인마미어 외무장관은 몽골을 방문 중인데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이번 일은 정치적으로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사안이라며 심각성을 확인했습니다. 독일은 미국 대사를 불러 이번 사안에 대한 조사 협조를 요구한 상탭니다.

진행자) 지난해 도청 사건으로 인한 갈등도 아직 남아있는데, 파장이 더욱 크겠군요?

기자) 지난해 도청 사건은 에드워드 스노든 전 국가안보국 직원의 폭로로 불거졌었는데요. 메르켈 총리는 당시 성명을 내고 우방국이 정부 최고 지도자의 대화를 엿듣는 일은 있어서는 안된다며 강하게 항의했어습니다. 그러자 미국 바락 오바마 대통령은 메르켈 총리와 직접 통화하고, 앞으로 도청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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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스파이와 관련해 오른 흥미로운 기사도 하나 있는데요. 구 소련 시절 KGB 직원이 정부의 눈을 피해 빼돌린 기밀 자료가 수십년 만에 세상에 공개됐다고요?

기자) 바실리 미트로킨이라는 KGB 기록보관 담당자의 이야기인데요. 미트로킨은 KGB 직원이었지만 공산주의 체제에는 환멸을 느꼈는데요. 그래서 1972년부터 1984년까지 12년 동안이나 소련의 첩보활동에 대한 기밀을 몰래 빼돌렸습니다. 2천 쪽이 넘는 방대한 양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어떻게 KGB의 감시를 피할 수 있었을까요?

기자) 이번에 공개된 방법도 흥미로운데요. 첩보자료를 몰래 손으로 베껴 쓴 다음 집에서 다시 타자로 쳐서 책으로 묶었다고 합니다. 발각되면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는 자료기 때문에 우유통에 넣어 땅속에 묻어놨었습니다.

진행자) 외부에는 어떻게 공개됐습니까?

기자) 미트로킨은 소련이 1991년 붕괴하자 기밀을 들고 라트비아의 미국 대사관을 제일 먼저 찾아갔다고 합니다. 그련데 망명을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다시 자료를 들고 영국 대사관을 찾았고요. 망명에 성공해 지난 2004년까지 영국에서 살다가 사망했습니다. 미트로킨의 존재는 1999년 처음 영국 학자들에 의해 세상에 알려졌고, 이번에 방대한 자료들이 모두 공개됐습니다.

진행자) 자료에는 주로 어떤 내용들이 있습니까?

기자) 앞서 말씀드린대로 러시아의 첩보 활동에 관한 것인데요. KGB 스파이로 활동했던 영국인과 미국인들의 정체가 앞서 공개된 일부 자료에서 드러나, 당국의 처벌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번에 완전히 공개된 자료에는 미국에서 뢀동한 KGB 요원 1천여명의 이름과 활동 내역 등이 자세히 들어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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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오늘도 마지막으로 브라질 월드컵 속보 전해주시죠?

기자) 주말동안 4강 진출국이 모두 가려졌는데요. 내일(현지시간) 브라질과 독일이 준결승 첫 경기를 갖고요, 모레, 9일에는 네덜란드와 아르헨티나의 두 번째 준결승전이 예정돼있습니다.

진행자) 두 경기 모두 공교롭게도 유럽 대 중남미 팀의 경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또 4팀 모두 가장 가능성 있는 우승 후보로 꼽혀온 팀이기도 한데요. 16강전 부터 지금까지 정말 여러 번의 연장전과 승부차기 등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결국 4강에 남을만한 팀들이 남았다고 할 수 있겠죠

진행자) 브라질과 독일의 경기도 경기 결과를 예측하기가 힘들어요?

기자) 브라질이 좀 어려운 상황인데요. 브라질은 8강전에서 콜롬비아를 2:1로 눌렀지만 이 과정에서 주전 공격수 네이마르가 부상을 입었기 때문입니다. 경기 종료를 얼마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과격해진 콜롬비아 수비의 무릎에 허리를 맞았는데요. 4에서 6주간 치료가 필요한 심한 부상이라고 합니다. 한편 오늘은 만약 브라질이 독일 누르고 결승에 진출할 경우, 네이마르가 진통제를 맞고서라도 나올거란 언론들의 보도도 있습니다.

진행자) 독일은 어떤가요?

기자) 독일 감독이 오늘 흥미로운 발언을 했는데요. 네이마르가 4강전에 나서지 못하는 것은 브라질에게 불리하지만, 네이마르의 부재로 나머지 선수들이 더 잘 단결하고 하나로 뭉칠 수도 있을 거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아르헨티나 대 네덜란드 경기의 전망은요?

기자) 도박사들은 아주 근소한 차이로 아르헨티나의 우세를 전망했는데요. 네덜란드 승리에 무게를 둔 전문가들도 많습니다. 그만큼 박빙의 경기가 예상됩니다.

진행자) 이번 월드컵이 역대 최다 관중 기록을 깰 수 있을 거란 보도도 있던데요?

기자) 아직까지는 역대 2위입니다. 역대 1위는 1994년 미국 월드컵인데요. 미국 월드컵의 평균 관중수는 5만2천8백명이고요, 이번 브라질 월드컵은 아주 근소하게 뒤진 5만2천5백명입니다. 3백명 정도밖에 차이가 안나죠. 그래서 앞으로 매진이 예상되는 준결승과 결승전까지 치르고 나면, 최다 관중 기록을 깰 수도 있다는 예상입니다.

진행자) 관중이 많이 드는 이유는 뭡니까?

기자) 브라질이 워낙 축구에 대한 애정이 많은 나라고요. 또 중남미 국가들이 선전하면서 이웃나라에서 온 워정 관객들도 많다고 합니다. 여기에 젊은 층을 중심으로 축구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관객수와 시청률 모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구촌 오늘' 김근삼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