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유족연락회 "향후 방북 성묘 정부 주도"

지난 2010년 비무장지대 인근 임진각을 방문한 일본 납북자 가족들이 철책 넘어 북녘을 바라보고 있다. (자료사진)

2차 세계대전을 전후해 북한에서 사망한 일본인들의 유골 조사와 유족들의 성묘는 그동안 일본 민간단체 주도로 이뤄져 왔습니다. 그러나 북-일 합의에 따라 앞으로는 정부 차원에서 진행될 전망입니다. 김연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일본인 유족들을 지원하고 있는 민간단체 ‘북한 지역에 남은 유골 인수와 성묘를 요구하는 유족연락회’ 약칭 ‘북 유족연락회’가 북-일 합의에 따른 향후 활동 계획을 밝혔습니다.

이 단체의 오니시 루미코 사무국장은 16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그동안 자원봉사 차원에서 북한 내 일본인 유골 현황을 조사하고 유족들의 성묘를 주선해 왔지만, 지난 5월 말 타결된 북-일 합의에 따라 사정이 달라졌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오니시 루미코, 북 유족연락회 사무국장]

앞으로 유골 조사는 일본과 북한의 정부 당국이 함께 해 나갈 예정이라는 겁니다.

오니시 사무국장은 북한에 크고 작은 일본인 묘지가 71 개 정도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이 가운데 큰 묘지 7 곳, 작은 묘지 3 곳에 대한 조사를 완료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나머지 묘지에 대한 조사는 정부 당국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 유족연락회는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일본인 유족 9 명과 함께 평양과 청진, 함흥, 원산에 있는 묘지를 방문했습니다.

오니시 사무국장은 북한 측이 이전과 마찬가지로 친절하게 유족들을 맞았다며, 북-일 합의를 계기로 특별히 제시한 요구사항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오니시 사무국장은 앞으로 일본인 유족들의 북한 성묘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일본 정부에 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오니시 루미코, 북 유족연락회 사무국장]

유족들의 북한 성묘와 연락회의 활동을 일본 정부가 재정적으로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다는 겁니다.

오니시 사무국장은 일본 정부가 고령인 유족들의 건강 대책을 마련해주고 고령자들의 북한 성묘를 도와줄 사람을 파견해 줄 것도 요청했다고 말했습니다.

북 유족연락회는 지난 2012년부터 유족들의 방북을 주선해 그동안 모두 9 차례 성묘가 이뤄졌고, 이달 말 일본인 유족들과 다시 북한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북한과 일본은 지난달 말 일본인 납북자들에 대한 포괄적이고 전면적인 조사에 합의하고, 1945년을 전후해 북한에서 사망한 일본인들의 유골과 묘지에 대한 포괄적 조사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2차 세계대전 이후 북한에서 사망한 일본인은 3만4천 명에 이릅니다. 이 가운데 아직도 북한에 남아 있는 일본인 유골은 2만1천6백 구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VOA 뉴스 김연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