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문가, 원산 위락시설 외국인 유치 효과에 엇갈린 반응

북한 원산의 마식령 스키장 정경. 미국 AP통신의 진 리 전 평양지국장이 지난달 말 스키장 방문 당시 찍은 사진. (자료사진)

북한이 강원도 원산 갈마반도에 해저호텔을 비롯한 대규모 위락시설 건설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이 같은 외국인 관광객 유치 노력의 효과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였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강원도 원산을 관광도시로 개발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했습니다.

북한에서 영어로 발행되는 `평양타임스’ 신문은 원산지구 개발 계획이 지난해 11월 확정됐다며, 원산 시내, 갈마반도, 석왕사 등 3개 지구로 나뉘어 개발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특히 갈마반도에는 10만 명을 한꺼번에 수용할 수 있는 해수욕장과 체육경기 시설, 전시관, 극장, 골프장, 화초공원 등이 조성될 예정입니다.

북한은 원산을 찾는 관광객이 늘어날 것에 대비해 현재 1천여 명 수준인 호텔숙박 능력을 1만1천여 명으로 10배 이상 늘리기로 하고, 해저 호텔도 건설할 계획입니다.

북한의 해저 호텔 건설 구상은 전문가들과 언론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상당한 자본과 기술력이 필요한 사업이기 때문입니다.

세계적으로 10개 남짓한 수중 숙박시설은 모두 소규모 시설들이며, 대규모 해저 호텔 건설 계획으로는 두바이의 ‘워터 디스커스’, ‘하이드로폴리스’ 등이 있지만 1억에서 3억 달러에 달하는 엄청난 사업 비용 때문에 건설이 계속 지연되고 있습니다.

미 국무부 정책기획실장을 지낸 미첼 리스 워싱턴대학 총장은 23일 `VOA’에, 북한이 해저 호텔을 비롯한 원산 관광지 조성 계획을 발표한 것은 중국의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미첼 리스 총장] “They may be able to pocket some money from naïve Chinese..”

리스 전 실장은 그러나 “중국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일부 조달할 수는 있겠지만, 이 계획을 지속가능한 정책으로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해저 호텔을 건설해도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리스 전 실장은 지적했습니다.

[녹취: 미첼 리스 총장] “First we know that in the past couple of years they’ve actually…”

북한이 지난 몇 년간 자국을 방문한 미국인들을 억류한 것이 외국인들을 환영하지 않는다는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했다는 겁니다.

반면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의 래리 닉쉬 객원 연구원은 원산 해저 호텔이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북한에서 조그만 실수로도 큰 위험에 처할 수 있는 미국인들과는 달리, 중국인들은 그런 대우를 받지 않는다는 겁니다.

[녹취: 래리 닉쉬 연구원] Potentially yes. You have Chinese coming into North Korea now in fairly..”

닉쉬 연구원은 “이미 많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북한을 찾고 있다”며 “의미 있는 새로운 관광명소는 중국인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닉쉬 연구원은 다만 북한에서는 많은 건축물들이 완성되지 않았거나 완공했다 해도 안전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며, 북한이 구상 중인 해저 호텔의 안전에 의구심이 생긴다고 말했습니다.

미 동부 뉴저지 주의 북한전문 여행사인 ‘우리 투어스’의 존 댄츨러-울프 실장은 해저 호텔과 같은 개별 관광명소가 얼마나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효과적일지 단언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전체적인 관광객 증감 추세에 대한 영향력을 따로 떼어보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댄츨러-울프 실장은 해저 호텔이 완성된다면, 마식령 스키장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외국인들에게 관광상품으로 내놓기 전에 여러 번 방문해 안전성을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