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한국의 이모저모를 알아보는 서울통신입니다. 도성민 기자 연결돼 있습니다.
진행자) 요즘 한국은 군대에서 폭행으로 숨진 한 병사의 사망사건으로 큰 논란이 되고 있군요. 오늘은 이 소식부터 알아보지요.
기자) 경기도 양주의 육군 모 부대에서 일어난 한 사병의 사망사건입니다. 사건은 석달 전인 4월초에 일어났는데, 단순 폭행치사 사건으로 마무리되려던 사건이 ‘군인권센터’라는 시민단체에 의해 세상에 알려지면서 한국사회가 큰 충격에 휩싸여 있습니다. 어제 한국의 국방장관은 국민 앞에 고개를 숙였고, 오늘 대통령도 일벌백계로 다스리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국회 국방위 소속 의원은 해당부대로 현장조사를 나섰습니다.
[녹취: 한민구/ 국방부장관] “구타 및 가혹행위로 윤 모 상병이 유명을 달리한 사건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큰 충격과 심려를 끼쳐 깊은 사과의 말씀을 올립니다.”
[녹취: 박근혜, 대통령] " 이번에 모든 가해자와 방조자들을 철저하게 조사해서 잘못이 있는 사람들은 일벌백계로, 앞으로 이런 일이 있으면 어떤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차원에서도 일벌백계로 책임을 물어 또 다시 이런 사고가 일어날 여지를 완전히 뿌리 뽑기 바랍니다."
진행자) ‘윤 모 일병 폭행 사망사건’ , 어떤 사건입니까?
기자) 강원도 육군 모 부대 의무병이었던 윤 모 일병이 여러 명의 선임 병으로부터 폭행을 당해 숨진 사고입니다. 자대 배치를 받은 2주 뒤부터 한달 가량 계속된 가혹행위의 정도가 상상하기 힘들 정도의 폭력이었던 겁니다.
진행자) 어떤 폭력행위가 있었길래 젊은 병사의 생명까지 앗아갔을까요?
기자) 구타와 가혹행위가 일상적으로 자행됐다는 것이 군 수사로 밝혀졌습니다. 대답을 빨리 똑바로 안 한다는 이유로 빰을 때리고, 발로 차고, 새벽 3시까지 ‘기마자세’로 얼차려를 시킨 뒤 잠을 재우지 않는 ‘ 취침통제’ 를 하고 치약 한 통을 강제로 먹이거나 드러누운 얼굴에 물을 들이붓고, 가슴에 든 멍에 안티프라민이라는 약을 바르게 하다가 성기에 직접 바르도록 한 행위, 심지어 개 흉내를 내게 하며 바닥에 뱉은 가래침까지 핥아먹게 했다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진행자) 일반 사병들이라면 대개 20대 초반의 나이일 텐데. 끔찍하군요.
기자) 보통 20~22살의 나이입니다. 아들을 군대에 보내야 하고 또 군복무를 하고 있는 가족이 있는 경우는 ‘남의 일이 아니다’라는 마음으로 이 사건을 지켜보고 있는 상황인데요., 얼마 전 강원도 모 부대의 총기난사 사건으로 인한 충격이 가시기 않은 상태에서 또 다시 들려오는 소식에 한국사회는 또 한번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며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 정도의 상황이면 선임병이나 군 간부들에 대한 관리책임도 있지 않습니까?
기자) 관리를 책임질 모 하사는 폭행현장을 보고도 묵인을 했고, 심지어 자신도 폭행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나 구속됐습니다. 사망한 윤모 일병뿐 아니라 후임병들에 대한 구타가 만연했던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이 사건과 관련해 육군은 대대장과 중대장을 보직해임 한 뒤 정직 처분 내렸는데요. 사건은 상부에 제대로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사건 보고체계와 관리, 축소 은폐의 의혹을 추궁하고 있고, 육군총장과 국방부 장관,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책임론까지 일고 있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윤모 일병을 숨지게 한 가해자들은 어떻게 처리되고 있습니까?
기자) 윤일병을 숨지게 한 4명의 가해자들은 상해치사, 폭행 등으로 기소됐었는데, 살인죄를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고, 군 검찰을 관련 사항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늘 경기도 양주의 해당 부대 관할 보통군사법원에서 4차공판이 열렸는데요. 성기에 강압적으로 독한 약 (안티프라민)을 바르게 한 행위에 대한 강제추행죄가 추가됐고, 사건이 일어난 사단의 군사법원에서 진행되던 공판은 군 검찰단이 맡기로 돼 있었다가 3군 사령부 검찰부로 수사주체가 바뀌었습니다.
진행자) 다음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주민등록번호~ 하면 한국에서는 안 쓰는 곳이 없을 정도로 일반화 돼 있던 개인확인을 위한 숫자로 된 정보인데, 앞으로는 함부로 사용할 수가 없게 됐군요?
기자) 허용되지 않은 부분에 개인의 주민번호를 사용한 것이 적발되면 최대 48만5천달러(5억원)까지 과징금을 내야 합니다. 그 동안 빈번하게 발생했던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금융피해를 막기 위한 방안으로 만들어진 ‘개인정보보호법’이 모레 7일부터 시행됩니다.
진행자) 한국의 주민등록번호는 북한의 공민증에 해당하는 주민등록증에 적혀있는 생년월일과 출생지역 등의 코드화된 13자리 숫자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북한의 공민증에는 여러가지 출신정보 등의 개인이력이 일일이 적혀있지만, 한국의 주민등록증에는 이름과 주소 외에는 13자리 숫자를 전산으로 입력해서 더욱 자세한 개인신상을 알 수 있는데요. 새 개인정보보호법은 주민번호를 수집하거나 이용하는 것을 금하고 있고, 이미 보유한 주민번호를 다른 사람에게 제공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허가하지 않는 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백화점이나 마트, 인터넷 사이트에 회원 가입할 때, 건물 방문자 출입증을 발급 받을 때, 병원 진료를 예약할 때도 사용됐던 주민번호를 쓸 수 없도록 한 것인데요. 금융거래상 실명을 확인 할때나 회사직원의 인사 관리, 급여 지급. 부동산 계약 때에는 합법적으로 주민번호를 수집할 수 있지만, 암호화해 만약의 유출사고를 대비해야 합니다.
진행자) 개인의 주민번호를 이용하는 범죄행위들을 막기 위한 새로운 법률이군요. 그런데 기존의 방법에 익숙했던 사람들에게는 불편해진 점도 있겠는데요?
기자) 주민등록 번호 대신 다른 인증수단을 찾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개인신상이 드러나고 금융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은 없어지는 것이지만, 한국사회 어디를 가고 이용을 해도 본인 인증을 거쳐야 하는 상황이 많기 때문인데요. 한국정부는 주민번호를 대체할 본인확인 수단으로 ‘마이핀’ 서비스를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마이핀’ 서비스는 그 동안 컴퓨터 온라인상에서 본인을 확인 받을 수 있는 ‘아이핀’이라는 인증서비스의 대체 수단인데요. 전국민의 90%가까이가 인터넷을 쓰고 있는 한국사람들의 생활에 큰 변화임은 틀림이 없는 것 같습니다.
진행자) 오늘 한국의 여러 가지 소식을 알아보는 서울통신 함께 하고 있습니다. 다음소식 들어볼까요?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 방문을 앞두고 문화계에 교황열풍이 불고 있다구요?
기자) 교황 사진전에 사람들이 몰리고 있고, 서점에는 교황 관련 책이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대중의 친구이기를 자처했던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에 앞서 한국사람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교황 사진전의 제목이 ‘헬로 프란치스코!(Hello, Papa Francisco)’ 이군요?
기자) 한 신문사가 주최한 사진전으로 시복미사가 열릴 광화문 광장 옆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교황 즉위 미사부터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방문까지 의미 있는 교황의 행보를 기록한 사진들이구요. 바티칸으로부터 제공받은 가난한 사람과 서민을 위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소박한 품성을 엿볼 수 있는 인물 사진 50여점도 소개되고 있구요. 교황의 대형사진이 걸려 있는데, 방문자 누구나 기념촬영을 할 수 있고, 교황에게 보내는 편지 쓰기 행사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서점가에서는 한국방문 기념 특별전이 열리고 있군요?
기자)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등 대형서점과 인터넷 서점들이 교황특수를 누리고 있습니다. 교황 관련 도서들을 진열하는 별도의 판매대를 준비하는 둥 ‘교황도서기획전’을 열고 있는데요. 교황의 한국 방문이 정해진 이후 출간된 관련 도서는 40여종이구요. 대형서점의 교황도서를 소개하는 특별진열대 앞에는 사람들의 관심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어떤 책들이 출간됐는지, 책 제목이라도 조금 살펴볼까요?
기자) 서점들 마다 집계하고 있는 관련 서적의 판매수는 다르지만, 한 인터넷서점의 최고 인기 책은 지난 4월에 출간된 ‘복음의 기쁨’이라는 책이구요. 지난해 1월 교황이 발표한 공식문헌으로 성직자와 수도자, 평신도 등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담겨 있는 책입니다. 두 번째로 많이 팔려나가 책은 ‘뒷담화만 하지 않아도 성인이 됩니다’ 라는 책인데요. 이탈리아에 유학하고 있는 한군인 신부가 교황의 강연과 강론을 한국말로 옮겼고, 또 다른 신부가 삽화를 그려 은 책이구요. 이 밖에도 ‘무신론자에게 보내는 교황의 메시지’, 한국이 이름이 널리 알려진 한 수녀가 교황이 트위터로 전한 메시지에 대한 묵상을 모아놓은 ‘교황님의 트위터’라는 제목의 책도 한국사람들의 큰 관심을 얻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