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무상 베트남 방문, 관계 증진 합의

베트남을 방문한 북한 리수용 외무상(왼쪽)이 6일 하노이에서 팜 빙 밍 베트남 부총리 겸 외무장관과 회담했다.

북한과 베트남 외무장관 회담이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에서 열렸습니다. 두 장관은 양국의 우호관계 증진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는데요, 북한과 베트남의 교류 규모는 한국-베트남과 비교가 힘들 정도로 격차가 큽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수용 북한 외무상이 6일 베트남을 방문해 팜 빙 밍 부총리 겸 외무장관과 회담했습니다.

베트남 관영언론들은 두 장관이 전통적 관계를 지속적으로 증진하는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고 전했습니다.

‘베트남의 소리’ (VOV)는 밍 장관이 수교 65주년을 맞아 북한과 우호협력 강화를 강조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과 베트남은 1950년에 수교했습니다.

리수용 장관은 두 나라 관계가 교역 등 경제와 문화, 스포츠 분야에서 더욱 발전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북한과 베트남의 경제교류는 1990년대 중반 북한의 경제가 악화된 이후 매우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산하 무역진흥기관인 코트라가 분석한 올해 상반기 북한-베트남 협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두 나라는 친선 교류만 유지할 뿐 교역과 투자는 매우 저조합니다.

코트라는 베트남 기획투자부 (MPI) 통계를 인용해 베트남에 대한 북한의 투자는 모두 5 건, 120만 달러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베트남에 투자하는 전세계 101개국 가운데 81위입니다.

특히 베트남에 대한 북한의 투자는 주로 요식업에 한정돼 있다고 코트라는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2008년과 2012년에 하노이에 평양식당과 류경식당을 개업했고 올해 1월 호치민 시에 류경식당 분점을 열었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북한에 대한 베트남의 직접투자는 한 건도 없었습니다.

교역과 관련해서는 베트남의 지난해 상반기 대북 수출액이 약 370만 달러였지만 수입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화 교류와 관련해서는 베트남이 매년 4월 평양에서 열리는 우정예술축제에 참가하고 있으며, 북한 배구선수단이 지난 5월 베트남에서 열린 국제배구대회에 출전한 정도입니다.

베트남은 그러나 북한에 대한 식량 원조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코트라는 베트남 외무부와 관영매체들을 인용해 베트남이 지난 2000년부터 거의 해마다 북한에 쌀을 원조하고 있다며, 지난 2012년에는 5천t을 지원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북한과 베트남의 교류 규모는 한국과는 비교가 힘들 정도로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과 베트남 정부에 따르면 두 나라의 지난해 교역 규모는 282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또 두 나라가 진행 중인 자유무역협정 (FTA)이 체결되면 2020년에는 규모가 700 억 달러로 2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두 나라 정부는 전망하고 있습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베트남은 작년 말 기준으로 한국의 9위 교역국이자 4위의 투자대상국입니다.

베트남 관영 ‘베트남의 소리’(VOV)는 지난 달 29일 정부 외국투자청 (FIA) 자료를 인용해 올 1-7월 한국 기업의 베트남 투자가 31억 달러에 달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전체 외국인 직접투자 (FDI)의 3분의 1에 해당하며, 앞으로 한국 업체의 투자 비중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한국의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지난해 한국-베트남 정상회담 뒤 베트남이 2020년 현대화 된 산업국가로 성장하도록 한국이 기여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베트남에는 현재 1천 800 개 이상의 한국 기업이 진출해 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