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미국·유럽연합 등 식료품 수입 금지...중국, 한국인 마약사범 1명 추가 사형 집행

세계 각 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러시아가 서방 제재에 대한 보복 조치로 미국과 유럽연합 등의 식료품 수입을 금지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컴퓨터나 휴대전화 등으로 메시지를 주고받는 한국과 여러 나라의 메신저 서비스 접속을 차단했다고 확인했습니다. 미국인 다수는 불법이민자들이 미국의 문화와 경제를 위협한다는 우려를 갖고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소식부터 알아보죠?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서방의 제재에 대응한 조치를 검토하라고 주문한 지 하루 만에, 러시아 당국이 미국과 유럽산 식료품의 수입을 금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서방국가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개입을 중단하도록 제재를 통해 압박을 가했는데, 오히려 러시아가 보복 조치를 내놓은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드미트리 메데브데프 러시아 총리는 오늘(7일) 텔레비전으로 중계된 내각회의에서 이번 조치에 대해 설명했는데요. 미국과 유럽연합, 호주, 캐나다, 노르웨이에서 생산한 육류와 어류, 우유와 유제품, 과일과 채소 등 거의 모든 식료품 수입을 금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조치는 앞으로 1년간 유효한데요. 메드베데프 총리는 해당국가들이 협력하는 태도를 보이면 기간을 단축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서방의 제재는 러시아의 몇몇 개인이나 기관의 자산을 동결하는 수준이어서, 실효성은 적다는 분석이 있었는데. 이번에 러시아의 제재는 오히려 상당히 실질적인 조치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는 유럽에서 생산되는 과일과 야채의 최대 수입국으로, 유럽연합의 러시아에 대한 전체 농산물 수출은 지난해 158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따라서 이번 제재로 인한 타격이 예상됩니다. 한편 미국의 대 러시아 식료품수출은 13억 달러로 유럽의 10분의 1 수준인데요. 하지만 러시아는 미국산 가금류를 두 번째로 많이 수입하는 나랍니다. 따라서 닭과 같은 가금류 생산업체와 농가들에서 특히 큰 피해가 우려됩니다.

진행자) 이렇게 갑자기 서방으로부터의 식료품 수입을 중단하면 이를 소비하는 러시아 주민들도 타격을 받지 않을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식료품 부족이나 가격 인상이 예상되는데요. 특히 모스크바와 같은 대도시는 소비하는 식료품의 60에서 70%를 외국산에 의존하기 때문에,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메드베데프 총리는 정부 관계 기관들이 이번에 수입 금지 품목을 대체하기 위한 조치들을 서둘러 취하도록 주문하고, 특히 가격 인상이 없어야 한다고 지시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식료품 금수와 별도로, 러시아가 유럽 항공기의 자국 영공 통과 금지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도 있었는데요?

기자) 러시아는 일단 우크라이나 항공기에 대해서만 자국 영공 통과를 금지시켰는데요. 메드베데프 총리는 이런 조치를 유럽연합과 미국 항공사들에 대해서도 취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유럽에서 아시아 지역으로 가는 항공기들이 러시아 영공을 통과하지 못하고 바깥으로 경유할 경우, 막대한 비용이 추가로 발생합니다. 특히 앞서 러시아가 이런 조치를 검토한다는 소식만으로도, 유럽 항공사들의 주가가 급락했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가 이런 강수를 두는 이유가 뭘까요?

기자) 러시아는 오히려 역으로 서방을 압박하면서, 서방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는데요.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은 러시아 에너지나 금융 분야 등에 실질적인 타격을 줄 광범위한 제재 조치는 아직 취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에 대해 우크라이나 반군 지원을 중단하도록 요구하고, 특히 우크라이나에 대한 직접적인 군사개입은 용납할 수 없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계속 보내왔는데요. 하지만 러시아는 이런 요구를 무시하고 우크라이나 접경에 2만명의 전투 병력을 집결시킨데 이어, 이번 조치도 내놨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미국과 유럽 국가들의 대응이 주목됩니다.

진행자) 일본도 러시아에 대한 추가제재를 발표했었는데, 일본은 러시아의 제재 대상에서 빠졌나요?

기자) 네. 오늘 메드베데프 총리가 발표한 제재 대상국에 일본은 들어있지 않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에 병력을 집결시킨 것과 관련해, 나토 사무총장이 긴급히 우크라이나를 방문했다는 소식도 있군요?

기자) 안데르스 포그 라스무센 나토 사무총장이 오늘(7일) 키에프에 도착했는데요. 아르세니 야체뉵 우크라이나 총리와 나토 차원에서 우크라이나의 국방태세를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나토는 앞서 우크라이나군의 지휘통제와 통신, 사이버방어 등 능력 확충을 위해나토 기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제안했었는데요. 하지만 나토 병력을 직접 투입하는 방안은 의제가 아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VOA ID ///

진행자) 계속해서 중동 소식 알아봅니다. 이집트가 중재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대화에서 좀 성과가 있었습니까?

기자) 아직 진전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양측은 내일까지 72시간의 한시적인 휴전에 돌입했고, 오늘도 휴전이 지속되고 있는데요. 하지만 평화방안에 합의했다는 소식은 없습니다.

진행자) 여전히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서로 전혀 양보하지 않고 있는겁니까?

기자)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어제부터 조건 없이 휴전을 이어갈 수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하마스 측 대표는 휴전을 이어갈 어떠한 합의도 없었다고 밝혔는데요.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봉쇄를 해제할 것을 계속 요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가자지구에 대한 봉쇄가 계속될 수는 없다는 발언을 했다고요?

기자) 오바마 대통령은 워싱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런 발언을 했는데요. 가자지구에 대한 봉쇄가 언제까지나 계속될 수는 없다면서, 가자 주민들도 기본적인 번영을 추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봉쇄를 풀기 위해서는 먼저 하마스가 무장을 해제하고, 이스라엘을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오늘이 휴전 마지막 날인데, 오늘도 양측의 대화가 예정돼있습니까?

기자) 네. 양측이 다시 대화를 갖습니다. 한편 이집트와 영국, 프랑스 독일은 가자지구 재건 지원 방안을 논의했는데요. 이스라엘의 안보 우려를 고려해서,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파타 당이 다시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유럽연합(EU)의 감독 하에 파타 치안 병력이 가자 국경을 통제하도록 해서, 점진적으로 가자지구 봉쇄를 해제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이런 안을 받아들일 지는 미지숩니다.

/// VOA ID ///

진행자) 미군 장성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아프간 군복을 입은 괴한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는 소식을 어제 전해드렸는데요.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과 범인에 대한 정보가 조금씩 공개되고 있군요?

기자) 네. 익명의 미군과 아프간군 관계자들이 언론에 밝힌 바에 따르면 범인은 아프가니스탄 군에 입대한 지 2년된 20대 초반의 남성입니다. 범인은 자동소총으로 미군 장성 한 명을 살해하고 독일군 장성과 아프간 장성 등 18명에게 부상을 입힌 후 현장에서 사살됐습니다.

진행자) 어떻게 소총을 들고 미군장성 일행에 접근했는지도 알려졌습니까?

기자) 범인은 사건 직전 정찰 임무를 마치고 부대에 복귀했다고 합니다. 다른 군인들은 총기를 반납했지만, 범인은 총기를 반납하지 않고 화장실에 숨어있다가, 미군 장성 일행이 지나가자 발사했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럼 미군 장성을 노리고 총을 발사했다는 건가요?

기자) 아직 그렇게 단정할 수는 없다는게 관계자들의 말입니다. 또 범인이 사건 직전 상관과 다퉜다는 증언도 있었는데요, 범행의 동기가 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 VOA ID ///

진행자) 이번엔 아시아로 가보겠습니다. 중국이 어제에 이어 오늘도 한국인 마약사범에 대한 사형을 집행했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네. 한국 외교부는 오늘 중국에서 마약 운반과 거래 혐의로 체포된 56세 장 모 씨가 사형에 처해졌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혐의입니까?

기자) 장 씨는 지난 2009년 5월 중국 산둥성 칭다오에서 11.5 킬로그램의 필로핀을 밀수한 후 판매한 혐의로 체포됐었습니다. 이후 2012년에 1심 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았고요, 이후 항소했지만 지난해 6월 사형이 최종 결정됐다고 합니다.

진행자) 북한인에 대한 사형도 집행됐다고요?

기자) 회령 출신인 32세 오 모 씨인데요. 지린성 옌볜조선족자치구 법원은 마약 밀수와 거래 혐의로 오 씨에 대한 사형을 집행했다고 공개했습니다. 법원 문서에 따르면 오씨는 지난 2010년 몇 차례에 걸쳐 외부에서 중국으로 필로폰 5kg 정도를 밀반입했는데요. 외부가 북한이라고 명시하지는 않았습니다.

진행자) 한국과 북한 정부는 어떤 반응입니까?

기자) 한국은 어제에 이어 오늘도 사형이 집행된 데 대해 유감이라고 밝혔는데요. 한국 정부 관계자는 이들의 사형이 선고된 후에도 여러 통로로 감형을 요청했지만 결국 형이 집행됐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정부의 반응은 없었습니다. 한편 중국은 마약은 사회를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이며, 내외국인에 상관 없이 강력하게 처벌한다는 방침입니다.

진행자) 중국 소식 하나 더 알아보겠습니다. 중국 당국이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의 인터넷 메신저 서비스를 차단했다고 공식 확인했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인터넷 메신저는 컴퓨터나 휴대전화, 스마트폰 같은 모바일 기기에서 개인들이 제한 없이 메시지를 주고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한국의 인터넷 메신저로는 '카카오톡'과 '라인'이 대표적인데요. 한국 정부는 중국으로부터 메신저가 테러 관련 정보 유통에 이용되고 있기 때문에 접속을 차단했다는 입장을 전달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최근 신장 위구르 자치구 등에서 테러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이를 차단하기 위한 단속을 강화해왔는데. 이번 해외 메신저 접속 차단도 이와 관련된 겁니까?

기자) 중국은 구체적으로 어떤 세력이 어떤 정보를 메신저로 주고 받았는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또 이들 메신저로 테러 정보가 오갔다는 증거도 제시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진행자) 접속이 차단된 건 한국 업체들 뿐만이 아니라고요?

기자) 미국과 호주에 본부를 둔 '디디', 홍콩 업체인 '토크박스' 등도 접속이 차단됐습니다.

진행자) 다음은 미국 소식입니다. 미국 사회와 정치권에서 이민개혁에 관한 논란이 계속돼왔는데요. 미국인들이 불법이민자에 갖고 있는 부정적인 인식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군요?

기자) 네. 시장조사기관인 입소스와 로이터 통신이 최근 함께 조사한 결관데요.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7명은 불법이민자들이 미국 문화와 경제를 훼손할거란 우려를 갖고 있었습니다. 특히 이런 경향은 보수적인 공화당 유권자의 경우 높았는데요. 86%에 달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정부는 이민개혁을 통해 합법적인 이민자의 수를 늘림으로써 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다는 입장인데, 오히려 이민자들이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거란 우려가 높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 10명 중 6명은 이민자들이 미국 경제에 부담이 된다는 인식을 갖고 있었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민 문호를 개방하는 데 대해서도 부정적인 인식이 높았나요?

기자) 네. 응답자 중 절반 가량은 미국이 받아들이는 이민자의 수를 줄여야 한다고 답했고요. 늘려야 한다는 의견은 17%에 불과했습니다.

진행자) 유권자들의 인식이 그렇다면, 오바마 정부에서도 이민개혁을 추진하는 게 쉽지 않겠군요?

기자)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하는 이민개혁법은 그동안 공화당의 반대에 부딪혀왔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이 의회라는 장애물을 돌아가기 위해 행정명령으로 이민개혁 조치를 취할 수도 있지만, 이런 부정적인 여론 때문에 섣불리 행동에 옮기기 어려울 거라는게 조사에 참여한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이민개혁 조치로 공화당 유권자들을 자극한다면, 올해 11월 선거에서 민주당이 패하고 현재의 상원 다수 지위조차도 위험할 수 있다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