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 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이라크 대통령이 새 총리를 지명한 가운데, 미국과 이란 등이 지지를 밝혔습니다. 총 액면가 8천만 달러에 가까운 미화 100달러 위조지폐를 10여년에 걸쳐 제작, 유통시킨 미국인과 이스라엘인 등 13명이 미국 법원에 기소됐습니다. 최근 아세안지역안보포럼 참석차 미얀마를 방문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미국의 제재 대상 호텔에 묵었다가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진행자) 오늘도 중동 소식 알아보죠.
기자) 이라크 정국이 매우 혼란스러운데요. 어제(11일) 푸아드 마숨 신임 대통령이 누리 알말리키 현 총리가 아닌 하이데르 알아바디 현 국회부의장을 새 총리로 지명했고, 알말리키 총리는 이에 반발하고 있는데요. 미국과 이란 등은 알아바디 새 총리에 대한 지지를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새 총리 지명을 환영한다고 밝혔고, 호주를 방문 중인 존 케리 국무장관도 관련 언급을 했는데요. 케리 장관은 알아바디 신임 총리 지명자가 통합 정부를 구성하면, 이라크에 대한 정치, 경제와 안보 지원을 확대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알말리키 현 총리에 대해서는 무력을 사용해서 총리직을 유지하려고 시도해서는 안된다며, 조속한 퇴진을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알말리키 총리가 새 총리 지명을 거부하고, 군대를 바그다드 주요 지점에 배치하면서 긴장이 고조됐다는 소식도 있었는데요?
기자) 어제 그런 소식을 전해드렸는데요. 오늘 들어온 소식에 따르면 출동했던 군 지휘관들도 푸아드 마숨 대통령에 대한 충성을 밝히며 알말리키 총리에게서 돌아섰다고 합니다. 알말리키 총리도 어제 알아바디 총리 지명이 불법적이라고 강하게 반발했지만, 이후 추가적인 움직임은 없었습니다.
진행자) 이란도 알아바디 총리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혔다고요?
기자) 이란 정부도 알아바디 총리가 지명된 직후 축하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이란은 그동안 여러 현안에서 서방과 대립했었지만, 주변국인 이라크에서 수니파 극단주의 반군이 세력을 확대하는 데 대해서는 우려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서방과 마찬가지로 이라크 정국의 안정을 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알아바디 총리 지명자가 어떤 인물입니까?
기자) 알말리키 총리와 마찬가지로 시아파지만, 다른 종파나 소수계에 대해 더 포용적인 인물로 알려졌습니다. 1952년 바그다드에서 태어나서 30대 초반 사담 후세인의 수니파 독재정권에 반대하며 정치에 참여했고요, 영국에서 유학하다가 후세인 정권이 무너진 후 고향에 돌아와서 과도정부 장관을 맡았습니다. 알아바디 총리 지명자는 총리 지명 이후 주요 정치세력 지도자들과 대화를 갖고 통합내각 구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군은 이라크에 대한 공습을 확대할 계획은 없다고 거듭 밝혔군요?
기자) 어제 윌리엄 메이빌 합참 작전부장이 기자회견을 했는데요. 미군의 주요 임무는 이라크 내 미국 시민과 자산을 보호하고 인도주의적 활동을 지원하는 것이라면서, 현재 아르빌의 외교관과 미국 시민 보호, 신자르에 있는 야지디족 피난민 보호 등을 이상으로 공습의 범위를 넓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영국과 프랑스 등도 군사 지원을 검토하고 있는데요. 영국은 미군과 마찬가지로 인도적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전투기 정찰활동, 프랑스는 이라크 북부에서 반군의 위협을 받고 있는 쿠르드 족에 대한 무장지원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 VOA ID ///
진행자) 호주에서 미국과 호주의 외교국방장관 회담이 열렸는데요. 호주에 미 해병대 병력을 추가 배치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현재 미 해군은 호주 다윈 기지에 해병대 병력 1천200 명을 순환배치하고 있는데요. 오는 2017년까지 이를 2천500 명으로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미군 병력을 늘리기로 한 배경은 뭡니까?
기자) 변화하고 있는 아시아 안보정세에 두 나라가 효과적으로 공동 대응하기 위한 것인데요.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남중국해와 동중국해, 북한 문제는 물론이고 극단주의 테러 세력 등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면서, 협력 확대의 필요성을 설명했습니다. 줄리 비숍 호주 외무장관은 양측이 병력 배치 협정에 서명한 것은, 협력 관계가 새로운 단계로 진입했음을 보여준다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또 이번 협정은 인도양과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번영과 안정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과거 중국이 미군 병력의 호주 배치에 강하게 반발했던 기억이 나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11년 미군이 처음 다윈 기지에 해병대 순환 배치를 결정했을 때, 중국이 반발했었는데요. 중국은 미국의 움직임이 자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편 케리 장관은 오늘 기자회견에서 이런 지적에 대해, 미국은 중국을 자극하기를 원치 않으며 국제 무대에서 함께 협력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 VOA ID ///
진행자) 이번엔 아시아로 가보겠습니다. 일본이 자체 개발한 스텔스전투기의 첫 시험비행을 실시한다고요?
기자) 일본 '마이니치' 신문이 오늘(12일) 보도한 내용입니다. 일본 미쓰비시 중공업이 방위성의 위탁을 받아 스텔스 전투기를 개발하고 있는데요. 첫 시험비행을 내년 1월 초 실시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어떤 전투긴가요?
기자) 그동안 알려진 바에 따르면 미국의 F-35 스텔스 전투기에 버금가는 성능을 갖도록 개발하고 있는는데요. 스텔스는 적의 레이더에 감지되지 않는 기술로 최신 전투기라면 꼭 갖춰야할 기술 아닙니까? 일본은 당초 최고의 성능을 자랑하는 미군 F-22 전투기 도입을 추진했지만 무산됐는데요. 자체 스텔스 전투기 개발도 추진해왔습니다. '마이니치'에 따르면 2009년 이후 개발에 총 3억9천만 달러가 투입됐고요, 2019년 초까지 실용화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입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아직 실제 배치할지도 결정된 기종은 아니군요?
기자) 아직 아닙니다. 미쓰비시는 내년 1월 시험비행을 무사히 마치면 기체를 일본 방위성에 인도할 예정인데요. 방위성은 시험비행을 실시한 후 실용화 여부를 결정하게 됩니다. 또 실용화를 결정하더라도 실제 제작과 배치까지는 또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최근 중국 등 주변국들이 스텔스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일본이 자체 개발한 스텔스 전투기의 시험비행을 실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진행자) 아시아 소식 하나 더 알아보겠습니다. 중국 민간단체가 처음으로 일본 정부를 상대로 과거에 빼앗긴 문화재의 반환을 요구했다는 뉴스가 있군요?
기자) 중국 언론에 따르면 '민간대일배상소송연합회'라는 단체가 기테라 마사토 주중 일본 대사를 통해 일본 아키히토 왕과 정부에게 8세기 비석의 반환을 요구했는데요. 이 비석은 청일전쟁 이후 일본이 약탈해 간 후 일본 왕실에 보관돼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 비석이 한국과도 관련 있다고요?
기자) 네. 9톤 무게인 이 비석의 정확한 명칭은 '당홍여정각석'이라고 하는데요. 중국 매체들은 당나라 현종이 대조영을 발해군왕으로 책봉할 때 보냈던 사신이 이를 기념하기 위해 랴오닝성 뤼순에 세운 것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발해도 중국 역사의 일부라는 시각이 반영된 건가요?
기자) 중국 학계가 그런 견해를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 학자들은 발해를 고구려를 계승한 한반도의 독립 국가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 학계에서는 대조영이 발해라는 국호를 받기는 했지만, 스스로 고려라는 국호도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편 중국 매체들은 앞서 한국의 민간인들이 일본이 약탈해간 '북관대첩비' 반환운동을 벌인 끝에 지난 2005년 일본으로부터 돌려받은 것을 국제적인 사례로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단체의 요구에 대해 일본 정부의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아직 일본 정부의 관련 입장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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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엔 미국 소식 살펴보죠. 미화 100달러 위조지폐를 대량으로 유통시킨 국제조직이 검거됐다고요?
기자) 미국 법무부가 미화 100달러 위조지폐를 제작하고 유통시킨 혐의로 미국인 10명과 이스라엘인 3명 등 13명을 기소했습니다. 이스라엘인 중 2명은 러시아어를 쓰는 러시아계였습니다. 이들은 최고 15년 이상 총 액면가 7천7백만 달러가 넘는 100달러 위폐를 유통시켰다고 합니다.
진행자) 규모가 어마어마하군요?
기자) 미국 당국에 따르면, 이들이 제작한 위폐는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 가장 정밀하게 만들어졌고 합니다. 그래서 대부분 상점 등에서 유통하는 과정에서는 드러나지 않다가, 은행에 들어온 후에야 적발됐다고 합니다.
진행자) 어떻게 검거됐습니까?
기자) 이들이 제작한 위폐가 처음 발견된 건 1990년대 후반 이스라엘이었는데요. 10년 넘게 위폐 제조범을 잡기 위한 단서를 찾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난 2012년 5월 이곳 워싱턴에 인접한 버지니아의 한 대출은행에서 같은 방식으로 제작된 위폐 4장이 발견되고, 사용자가 확인되면서 수사에 활기를 띄게 됩니다. 미국 당국은 위폐를 사용한 범인으로부터 관련자들에 대한 결정적인 정보를 얻어냈고요, 이후 2년여에 걸쳐 수백 명의 요원이 추적한 끝에 올해 5월 검거 작전이 이뤄졌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들이 이스라엘에서 위폐를 만든건가요?
기자) 처음에는 이스라엘에서 제작하고 미국에서 유통시켰지만, 올 초 부터는 아예 미국 뉴저지주에 인쇄설비를 갖추고 위폐를 찍어냈습니다. 수사당국은 이번에 미국 5개 주에 걸쳐 있는 이들의 인쇄소와 창고를 급습했는데요. 특히 뉴저지 체리힐에 있는 인쇄소에서는 250만 달러 어치의 100달러 위폐를 압수했습니다. 이번에 압수한 위폐는 앞서 말씀드린대로 매우 정밀했는데요. 위조 방지용 3차원 인쇄도 거의 같게 흉내내는 수준이었다고 합니다.
진행자) 이들이 아예 미국으로 진출한건 위폐 유통이 쉬웠기 때문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만큼 이들의 범죄 행각이 대담했는데요. 특히 미국에서 얼마전 위조가 어려운 100달러 지폐가 새로 나오지 않았습니까? 이후 구권 위폐가 더욱 많이 발견되고 있는데요. 이번에 검거된 조직도 서둘러서 구권 위폐를 유통시키려 한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이들이 위폐로 벌어들인 돈 얼마나 됩니까?
기자) 수사당국에 따르면 이들이 유통시킨 위폐는 대부분 100달러지폐로 앞서 말씀드린대로 최소 7천7백만 달러 어치에 달하는데요. 수익은 액면가의 20에서 50%라고 하니까, 벌어들인 돈도 수천만 달러 규모입니다.
진행자) 북한도 그동안 미국 100달러를 위조한 '수퍼노트'를 제작한 것으로 지목돼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하지만 이번에 검거된 조직이 유통시킨 위폐의 양은 북한에서 제작된 '수퍼노트'보다 훨씬 많은 규모라고 합니다.
/// VOA ID ///
진행자)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최근 미얀마를 방문했었는데요. 미국의 제재 대상 호텔에 묵었다가 구설수에 올랐다고요?
기자) 네. 케리 장관 일행은 지난 주말 미얀마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 머물렀는데요. 케리 장관이 투숙했던 '레이크 가든 호텔'이 미국 재무부 제재 대상인 미얀마 기업가 조조가 소유한 건물이라는 게 알려진 겁니다.
진행자) 미국법을 위반한 건가요?
기자) 미국 국무부 정례브리핑에서까지 이 사안이 언급됐는데요. 결론적으로 국무부는 케리 장관의 해당 호텔 투숙은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관련법은 제재 대상과의 거래를 금지하고 있지만, 비영리 활동 목적의 여행이나 호텔 투숙은 예외라는 것이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의 설명이었습니다. 특히 호텔도 국무부에서 정한 게 아니라, 미얀마 정부에서 배정한 것이었습니다.
진행자) 미얀마에서 민주화 조치를 취하면서, 미국도 미얀마와의 관계 개선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는데...여전히 제재가 남아있군요?
기자) 많은 제재가 해제됐습니다. 하지만 과거 군사정부와 연계해서 사업을 했던 개인이나 기업들에 대한 제재는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이들이 군대와의 관계를 끊고, 책임있게 사업을 한다는 것을 검증 가능하게 보여준다면 제재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다는 입장을 미얀마에 이미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지구촌 오늘' 김근삼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