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개성공단 근로자 일부 유해중독 증세"

개성공단의 한 한국 기업 공장에서 북한 근로자가 작업 중이다. (자료사진)

개성공단의 자동차부품 제조업체에서 일하는 북한 근로자들이 발열과 두통 등의 증세를 보여 해당 공정의 작업이 중단됐습니다. 한국 정부는 사실 확인을 위해 전문적인 역학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 등에 따르면 개성공단에서 자동차부품을 제조하는 두 개 기업에서 북한 근로자 수 십 명이 발열과 두통 등의 증세를 보인 것은 지난 달 말.

북한은 이들 근로자들이 벤젠 중독으로 보이는 증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해당 공정 작업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에 따라 현재 두 기업의 해당 공정 작업은 중단됐습니다.

한국 정부는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해선 전문적인 역학조사가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입니다.

[녹취: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 사실 확인 및 작업환경과의 관련성 파악을 위해서는 전문적인 역학조사가 필요합니다. 현재 북한의 현장 역학조사 거부로 객관적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산업재해 여부는 단정하기 곤란합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역학조사 요구에 응하지 않는 데 대해 북한이 남측과 공동으로 조사하는 데 대한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또 해당 공정에서 북한이 원인으로 주장하는 벤젠이 사용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임병철 대변인입니다.

[녹취: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 “관리위가 1차적으로 조사한 결과로는 벤젠이라는 물질이 포함된 물질을 취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벤젠으로 인한 효과가 두통이나 매슥거림 이런 것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북측에서는 그런 것과 연관이 된다고 주장하겠지만 그 연관성에 대해서도 객관적 조사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개성공단관리위원회 측은 현재 해당 사업장에서 사용되는 화학물질 시료를 남측으로 가져와 정밀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개성공단에서는 작업장 상해 환자가 해마다 10~20 명씩 발생했지만 유해물질로 인한 건강 이상 문제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임병철 대변인은 필요하다면 개성공단관리위원회와 북한 개성총국이 유사한 사건을 처리하기 위한 지침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는 개성공단 기업들이 매달 북측에 임금과 함께 사회보장비를 지불해온 만큼 이번 일로 인한 별도의 보상은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입니다.

임 대변인은 그러나 만일 이번 사건이 해당 사업장의 작업환경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면 기업 차원에서 작업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