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신동혁 씨, 휴먼 라이츠 워치 인권상 수상

북한 정치범 수용소 출신 탈북자 신동혁 씨가 지난 3월 스위스 제네바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열린 북한 인권 청문회에 참석했다. (자료사진)

북한 정치범 수용소 출신 탈북자 신동혁 씨가 국제 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가 주는 인권상 수상자로 선정됐습니다. 신 씨는 북한의 끔찍한 실상을 전세계에 알린 공로를 인정받았는데요,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국제 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가 탈북자 신동혁 씨를 올해 ‘앨리슨 데스 포지스’상 수상자로 선정했습니다.

휴먼 라이츠 워치는 16일 발표한 성명에서, 신 씨가 유일한 북한 정치범 수용소 출신 탈북자로서 북한의 끔찍한 실상을 폭로하고 그 같은 상황을 끝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신 씨는 자신의 경험을 다시 떠올려야 하는 개인적 고통과 북한 정부의 보복 위험에도 불구하고 북한 주민들에게 가해지는 공포를 국제사회에 알리기 위해 쉬지 않고 노력했다고, 휴먼 라이츠 워치는 평가했습니다.

신 씨가 지난해 증언을 통해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COI가 출범하는데 기여했으며, 올해는 유엔 안보리 비공식회의에 참석하는 등 북한의 모든 정치범 수용소를 폐쇄하고 북한 지도부에 책임을 묻기 위한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는 겁니다.

신동혁 씨가 지난 5월 캐나다 동부 노바스코샤 주 핼리팩스에 있는 댈하우지 대학교에서 명예 법학박사 학위를 받으면서 한 말입니다.

[녹취:신동혁] “여러분들의 눈 앞에 보이는 밝은 곳에서는 좋은 것만 보이고 좋은 환경만 있지만, 여러분들 뒤에 있는 컴컴한 어둠 속에서는 여러분들과 똑같이 생긴 사람들이 정말 말로 상상할 수 없는 고통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앨리슨 데스 포지스’상은 휴먼 라이츠 워치 선임고문으로 20여 년 간 활동하며 르완다 학살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해 노력하다 지난 2009년 비행기 추락 사고로 사망한 미국 인권운동가 앨리슨 데스 포지스를 기리기 위해 제정됐습니다.

휴먼 라이츠 워치는 신 씨 외에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버나드 킨비 로마 카톨릭 신부, 예멘의 여성 운동가 아르와 오스만, 인도의 의사 라자고팔 박사 등 다른 3 명을 올해 수상자로 선정했습니다.

시상식은 올해 11월과 내년 3월과 4월 사이 전세계 20개 도시에서 열리는 휴먼 라이츠 워치 연례 만찬행사 중에 각각 거행될 예정입니다.

신동혁 씨는 북한 관리소 완전통제구역에서 태어나 자란 뒤 탈출한 유일한 탈북자로 국제사회의 큰 주목을 받아 왔습니다.

특히 지난해 3월 미국 ‘워싱턴포스트’ 신문 출신 언론인 블레인 하든이 펴낸 신 씨에 관한 책 ‘14호 관리소에서의 탈출’ 이 20개 이상의 언어로 출간되면서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신 씨는 지난해 6월에는 스위스 제네바의 인권단체인 ‘유엔 워치’가 수여하는 ‘도덕용기상’을 받았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