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 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마틴 뎀프시 미 합참의장이 테러단체 ISIL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미군 지상군 파견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중국 인터넷 기업 '알리바바'가 미국 증시 상장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중국 내에서는 중국 증시가 아닌 미국 증시를 택한 데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미국의 빈곤률이 2006년 이후 처음으로 내려갔습니다.
진행자) 어제(16일)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에서는 극단주의 테러단체 ISIL에 대한 청문회가 열렸는데요, 이 소식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청문회에는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과 마틴 뎀프시 합참의장이 출석했는데요.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소위 '이슬람국가'를 선포한 테러단체 ISIL의 위협과 미국의 대응에 관해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상원의원들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뎀프시 합참의장이 처음으로 미군 지상군 병력 파견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발언한 점이 주목됩니다.
진행자) 바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주 대국민연설을 비롯해서 그동안 지상군 파병은 없을 것이란 점을 강조해왔는데, 뎀프시 합참의장의 발언은 배치되는 것 아닙니까?
기자) 뎀프시 합참의장이 당장 지상군 파견이 필요하다는 건 아니었습니다. 뎀프시 합참의장은 자신도 미국의 현 전략이 적절하며 실제 상황에서도 옳았다는 것이 입증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하지만 만약 적절하지 않다면 오바마 대통령에게 지상군 파견을 건의하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오바마 대통령이 제시한 전략이 효과가 없을 경우를 가정해서 지상군 병력 파견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동안 미국의 일부 의원들은 공습만으로는 ISIL을 완전히 소탕할 수 없다며, 지상군 파병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혀왔습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이 지상군 파병 가능성을 미리 배제하는 건, 오히려 미국과 서방국들의 전략을 제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불리하다는 비판도 있었고요. 이런 가운데 뎀프시 합참의장이 어제 청문회에서 지상군 파병을 배제한 것은 아니란 발언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제시한 전략은 미국은 공습에만 전념하겠다는 겁니까?
기자) 미국과 서방국들의 직접적인 공격은 공습에 한정했습니다. 대신에 지상에서 ISIL과 맞서고 있는 이라크 정부군과 이라크 북부 쿠르드 자치병력, 시리아의 온건파 반군에 대해 무기와 정보, 훈련을 지원한다는 거였죠. 한편 뎀프시 의장은 어제 청문회가 끝난 후 프랑스 파리로 향하는 기내에서 다시 기자들을 만났는데요. 이라크 육군의 50개 여단을 평가한 결과, 절반 정도가 미군과 협력이 가능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미 미군 특수부대원 등이 이라크에서 활동 중이지 않습니까? 이들은 지상 작전에는 투입돼지 않나요?
기자) 군사고문관이나, 현지 미국 외교관과 공관 시설의 보호를 위해 이라크에 있는 겁니다. 현재 1천600명의 미군 병력이 이라크에 파견돼 있는데요. 뎀프시 합참의장은 어제 청문회에서 이들이 전투임무에는 투입되지 않는다고 확인했는데요, 하지만 앞으로 이라크 정부군의 지상작전에 동행할 가능성도 배제하지는 않았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주 대국민연설에서 ISIL을 소탕하기 위해 시리아로의 공습 확대 가능성도 언급했는데, 어제 청문회에서 이에 관한 발언도 나왔나요?
기자)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이 시리아에서의 공습 가능성을 거듭 언급했는데요. 헤이글 장관은 ISIL이 이라크와 시리아 국경에 걸쳐서 활동하고 있고, 시리아에 도피처를 갖고 있다면서, 따라서 미국의 공습이 이름뿐인 국경에 구애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오늘 플로리다주 탬파의 중부군사령부를 방문하는데요. 여기서 시리아 공습 작전에 관한 브리핑을 받을 예정입니다.
진행자) 조금 다른 소식인데요. 미국 내에서 ISIL 대원을 모집하려던 미국인 남성이 기소됐다고요?
기자) 네. 무피드 엘프지라는 예멘 출신의 30세 남성인데요. 미국인 2명을 ISIL에 합류시키려고 설득했고, 이라크에 파병됐다가 돌아온 미군을 살해하려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이 남성은 지난 5월 미 연방수사국, FBI에 체포됐는데요, 어제 기소된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어떻게 체포됐나요?
기자) FBI는 엘프지의 혐의를 포착하고 지난해부터 수사를 진행했는데요. 엘프지가 자신에게 접근한 FBI 정보원 2명에게 ISIL에 합류하도록 설득하고, 이들이 여권을 취득하고 시리아의 연락책을 만나는 것도 도왔다는 겁니다. 엘프지는 또 FBI 정보원에게 총을 구입하기도 했는데요. 이라크에서 돌아오는 미군을 목표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는 겁니다.
진행자) 따로 직업이 있었나요?
기자) 엘프게는 예멘 출신이지만 미국 시민권을 받은 미국 국적자고요, 식료품 가게 직원으로 일했다고 합니다. 아직은 알려진 게 많지 않지만 앞으로 재판 과정에서 더 많은 것들이 밝혀질 겁니다.
진행자) 다음 소식입니다. 중국의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이번 주말 미국 뉴욕 증시 상장을 앞두고 있는데요. 중국에서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네. 자국 기업이 미국에 진출하는 것은 자랑스럽지만, 왜 중국 증시에 상장하도록 잡지 못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요. 알리바바가 중국 시장에서 거둬들인 성과를 미국의 주주들에게 빼앗길 수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왜 그런거죠?
기자) 상장이라는 건 기업이 회사 지분인 주식의 일부를 시장에 매각하고, 이를 통해 자본을 확보하는 것을 말합니다. 따라서 주식을 산 사람들은 해당 기업의 지분 중 일부를 갖게 되는데요. 기업의 실적에 따라 매년 배당금도 받고, 또 주식 가치가 올라가면 그만큼 투자 이익도 생기는 겁니다. 그런데 알리바바가 미국 증시에 상장했기 때문에, 중국 기업인 알리바바 주식을 소유할 기회가 중국인이 아닌 미국인들에게 돌아간 것이죠.
진행자) 미국에서도 '알리바바' 상장에 관심이 높다고요?
기자) 네. 알리바바는 이번에 처음으로 기업을 공개하고 외부 투자를 받는 것인데요. 최근 관심이 높자 60에서 65 달러였던 공모가를 66에서 68 달러로 올리기도 했습니다. 현재 알리바바는 총 3억2천만 주 정도를 판매할 계획인데요. 이를 통해 확보하는 자금은 210억 달러 이상이 되는 겁니다. 그럼 회사 가치로 봤을 때 미국의 구글과 페이스북에 이어 세계 3위 인터넷 기업으로 올라설 수 있습니다.
진행자) 알리바바가 중국이 아닌 미국 증시를 택한 이유는 뭘까요?
기자) 전문가들은 중국에는 기업활동에 대한 규제가 많아서 중국 기업들이 미국을 택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앞서 중국 최대 검색업체인 바이두 등도 중국이 아닌 미국 주식 시장을 택했었습니다.
진행자) 어떤 규제가 있습니까?
기자)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우선 중국 당국은 상장시 본사를 중국 역내에 설립하도록 요구하고 있는데요. 알리바바 같은 중국의 IT 기업 중 상당수가 해외 투자 등의 편의를 위해 지주회사를 세금 혜택이 있는 다른 나라에 세우고, 국내회사는 이 회사의 자회사로 편입하는 형태입니다. 따라서 중국 증시에 상장하는 데 걸림돌이 되죠. 또 중국은 기업 창업자 등에게 더 많은 의결권을 부여하는 것도 막고 있는데요. 이것도 중국 증시를 택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라고 합니다.
진행자) 중국 관련 소식 하나 더 알아보겠습니다. 중국 정부가 러시아와는 군사적 동맹을 맺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요?
기자) 오늘(17일) 중국 외교부 정례브리핑에서 대변인이 언급한 내용입니다. 훙레이 대변인은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적동반관계는 동맹을 맺지 않고, 서로 대항하지 않고, 제 3국을 겨냥하지 않는다는 분명한 특징이 있다면서, 국제관계가 어떻게 변하더라도 이런 입장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이런 발언을 괜히 하지는 않았을 텐데요. 이런 발언이 나온 배경이 뭡니까?
기자) 최근 러시아 의회에서 나온 발언 때문인데요. 한 의원이 서방국가들의 대 러시아 제재로 중국과의 군사적 동맹을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오늘 브리핑에서는 이 발언에 대한 중국 정부의 입장을 묻는 질문이 나왔는데요, 훙 대변인은 군사동맹 가능성은 없다고 선을 그은 겁니다.
진행자) 서방의 대 러시아 제재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이었습니까?
기자) 반대하고 있습니다. 훙 대변인은 서방의 제재가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에 어떠한 긍정적인 영향도 주지 못한다며, 대화와 협상을 통해 정치적으로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과 유럽연합은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휴전이 발효된 후에도 러시아가 병력을 철수하지 않는 등, 사태 해결을 위한 실질적인 조치가 없다며 지난주말 에너지와 금융, 군사 분야에 추가 제재를 단행했습니다.
진행자) 이번엔 미국 소식 살펴보겠습니다. 지난해 빈곤율이 2006년 이후 처음으로 내려갔다고요?
기자) 네. 아주 소폭이지만 7년 만에 내려간 건데요. 빈곤율은 전체 인구 중 최저생계비 미만의 소득으로 살아가는 사람의 비율인데요. 지난해에는 총 4천53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4.5% 였습니다. 이는 전년도인 2012년의 15%에 비해 0.5% 떨어진 겁니다.
진행자) 미국의 최저생계비가 얼맙니까?
기자) 4인 가족 기준으로 연간 2만3천840 달러 정도인데요. 4인 가족의 소득이 이보다 못하면 빈곤층으로 분류되고, 정부의 여러 지원을 받습니다.
진행자) 소폭이긴 하지만 그래도 빈곤율이 감소했다는 건, 미국 경제가 나아지고 있다는 신호로 봐도 될까요?
기자) 네. 실업률이 개선되면서 빈곤율을 낮추는 데 기여했다는 분석데요. 한 편 미국 가정의 평균 소득에는 거의 변화가 없습니다. 지난해 5만1천940 달러였로, 전년도인 2012년의 5만1천760 달러에 비해 180 달러 정도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실제 주민들의 임금 상승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진행자) 인종별로도 소득에 큰 차이가 있었다고요?
기자) 네. 아시아계 가정의 소득이 가장 높았는데요. 6만7천70달러 였습니다. 이어 백인 가정이 5만8천270달러, 중남미계는 4만960달러, 흑인 가정은 3만4천600달러 였는데요. 아시아계 가정의 소득은 흑인 가정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것이죠.
진행자) 왜 그런가요?
기자) 아무래도 아시아계가 다른 인종에 비해 고소득 전문직이나, 자영업에 종사하는 비율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과 중국, 인도 등 아시아계는 미국에서도 교육열이 높고 성실하다는 인식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