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ISIL 공습비용 하루 760만 달러...미군 필리핀 민간인 살해 용의자 신병 인도

미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곳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세계는 지금'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 국방부는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ISIL을 공습 작전에 4억 달러가 넘는 예산이 투입됐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미군이 시리아 북부 쿠르드 반군에 공수한 무기 중 일부가 ISIL의 수중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중동 소식부터 알아보죠?

기자)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연합군이 지난 8월 초 이라크를 시작으로 시리아에서도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ISIL을 겨냥한 공습 작전을 펴고 있는데요. 미 국방부 존 커비 대변인은 어제 정례브리핑에서 공습 성과를 전하면서, 그동안 작전에 소요된 비용도 밝혔는데요. 총 4억2400만 달러가 투입됐다고 합니다.

진행자) 상당한 비용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루 평균 760만 달러가 공습 작전에 투입된 것입니다. 커비 대변인은 국제연합군의 공습이 계속되면서 현지 지상군 상황에도 진전이 있다고 밝혔는데요. 이라크에서는 정부군의 ISIL 대응 작전이 성과를 보이기 시작했고요, 그동안 공습이 집중됐던 코바니에서도 쿠르드족 민병대가 대부분 지역을 다시 탈환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코바니는 지난주 초까지도 ISIL이 3분의 1 이상을 장악하면서 완전한 함락이 임박한 것으로 관측됐었는데, 큰 진전이 있군요?

기자) 네. 코바니는 시리아 북부 터키 접경에 위치한 쿠르드족 도시로 전략적으로 중요한 곳입니다. 그래서 ISIL도 이 곳을 점령하기 위해 몇 달 간 병력과 무기를 집중시켰었는데요. 지상에서는 쿠르드족 민병대가 ISIL에 대항하고 있고, 공습도 계속되면서 최근에는 밀리기 시작했습니다. 어제도 미군 중부사령부는 코바니 인근에서 네 차례 공습을 가해서, ISIL 건물과 대규모 부대를 파괴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국방부 존 커비 대변인은 아직 ISIL 대응 작전의 진전이 더디며, 언제 ISIL의 기세를 꺾는 전환점이 올지는 예측할 수 없다는 입장도 함께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군이 코바니에서 ISIL에 대응하는 쿠르드 민병대를 지원하기 위해 공수한 무기 중 일부가 ISIL의 수중에 들어갔다는 보도도 있군요?

기자) ISIL이 공개한 동영상에 그런 내용이 담겨있는데요. ISIL 대원들이 낙하산에 매달린 상자들을 열고 그 안에 있는 무기와 탄약들을 살피는 모습이 들어있습니다. 미군은 지난 19일 C-130 수송기 세 대를 동원해서, 이라크 북부 쿠르드 자치병력이 제공한 무기를 시리아 북부 쿠르드 민병대에 공수했는데요. 모두 28개의 꾸러미를 떨어뜨렸고, 그 중 하나가 궤도를 벗어나 파괴했다고 밝혔었습니다. 하지만 파괴하려던 물품 중 일부가 파괴되지 않고 ISIL의 수중에 들어간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많은 양은 아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군이 공수한 무기 중 극히 일부인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쿠르드 민병대는 미군이 공수한 무기와 의약품 등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추가 지원을 요청한 바 있습니다. 한편 터키 정부도 처음으로 이라크 쿠르드 자치병력이 시리아 코바니의 쿠르드 민병대를 돕기 위해 자국 국경을 통과해 이동하는 것을 허용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미군주도 연합군이 이렇게 ISIL을 압박하면서, 시리아 정부도 반군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고요?

기자) 시리아와 중동 정세가 그만큼 복잡하다는 것을 보여주는데요. 미국은 ISIL을 소탕하기 위해 공습에 나섰지만, 시리아의 아사드 정부도 물러나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그런데 ISIL이 미군의 공습으로 주춤하는 사이, 아사드 정권은 반군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는 기회로 삼고 있는데요. 시리아 현지 활동가들의 말을 전하는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어제 시리아 정부군이 반군이 장악한 알레포에 하루 반 동안 200회가 넘는 공습을 가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고 미군이 ISIL에 대한 공세를 멈출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기자) 미군은 국제연합군의 목표는 아사드 정권 전복이 아니라 ISIL 소탕이란 점을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미국은 앞서 ISIL같은 극단주의 세력 때문에 반군에 대한 지원을 주저했었는데요, 이제 ISIL을 공격하면서 아사드 정권이 득을 보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겁니다.

진행자) ISIL과 관련해 또 다른 소식이 있는데요. 미국인 10대 소녀 3명이 ISIL에 합류하기 위해 시리아로 가다가 적발됐다고요?

기자) 미국 콜로다주 출신 10대 소녀 세 명인데요. 이들은 ISIL에 합류하기 위해 시리아로 향하던 중 독일 공항에서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ISIL은 인터넷을 동원해 자신들의 이념을 선전하면서 주로 젊은층을 유혹하고 있는데요. 이들도 이런 ISIL의 꾀임에 빠진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어떻게 적발됐나요?

기자) 적발된 소녀들은 소말리아 출신 자매 2명과 수단계 소녀 1명인데요.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가족들에게 터키로 공부하러 간다는 핑계를 대고 경유지인 독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수상히 여긴 가족들이 당국에 신고를 했고요, 이 소녀들은 지난 17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적발됐습니다. 한편 콜로라도주에는 소말리아 출신 난민들이 대거 밀집해있는데요. 소말리아인 단체 관계자는, 현지 소말리아인들 중 일부가 급진주의 사상에 동조할 거란 생각은 했지만 십대 소녀들이 시리아로 향했다는 것은 충격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 십대가 ISIL에 가담하려다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6일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에서 오스트리아 빈을 거쳐 중동으로 가서 ISIL에 합류하려던 열아홉살 살 남성이 체포됐고요. 지난 4월에도 열아홉 살 여성 1명이 같은 이유로 덴버 공항에서 체포된 바 있습니다. 한편 호주 언론들도 지난 6월 사라진 17살 소년이 ISIL에 가담해 동영상에 등장한 것이 확인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소년은 가족들에겐 터키에 머물고 있다고 알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동영상에서 미국과 영국을 위협하는 발언도 했다고요?

기자) 네. 이 소년은 군복 차림에 소총을 들고 수십명의 다른 ISIL 대원들에 둘러쌓여 있었는데요.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토니 애벗 호주 총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라면서, 백악관과 버킹엄 궁전 꼭대기에 ISIL 깃발을 꽂을 때까지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애벗 총리는 이 동영상과 관련해, ISIL은 호주뿐만 아니라 호주의 동맹국과 협력국들을 위협하는 존재가 됐다고 말했는데요. 호주는 이라크에서 ISIL에 대응한 국제연합국 작전을 지원하기 위해 전투기 6대와 200여명의 병력을 파견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엔 아시아로 가보겠습니다. 필리핀에서 최근 미군이 현지인을 살해한 사건으로 주민들이 분노하고 있는데요. 해당 군인이 필리핀 당국의 조사를 받기 위해 필리핀 군 기지로 옮겨졌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미 해병대 소속 조지프 스콧 펨버튼 일병입니다. 펨버튼 일병은 올해 19살인데요. 지난 11일 마닐라에서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로데라는 이름의 26살 필리핀 인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펨버튼 일병은 사건 발생 후에도 필리핀 해안에 정박 중인 미국 전함에 머물고 있었는데요. 오늘 헬리콥터로 필리핀 군 기지로 이송됐습니다.

진행자) 그럼 펨버튼 일병의 신병이 필리핀 당국으로 인도된 건가요?

기자) 그건 아닙니다 여전히 미 해병대원들이 펨버튼 일병을 보호하고 있는데요. 펨버튼 일병은 필리핀 군 기지 안에 있는 컨테이너 안에 머물고 있고요. 컨테이너 주변에서는 해병대원들이 경계를 하고 있습니다. 한편 필리핀 주민들은 당초 필리핀 군이 발표한 것과 달리 펨버튼 일병의 신변이 완전히 인도되지 않자, 마닐라 주재 미국 대사관 주변 등에서 시위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군이 펨버튼 그렇게까지 신병을 인도하지 않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미국과 필리핀은 방문 군인 협정을 맺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미군이 범죄 혐의로 조사를 받더라도, 유죄가 확정될 때까지는 미군 당국의 보호 관리 아래 있게 됩니다. 그동안 펨버튼 일병은 수비크만에 정박 중인 미군 전함 펠레리우 호에 머물고 있었는데요. 그런데 펨버튼 일병이 필리핀 검찰의 소환에 불응하자, 필리핀 주민들의 불만이 고조되면서 반미 시위로 번졌었습니다. 미군은 결국 펨버튼 일병이 필리핀 당국의 조사를 받도록 필리핀 기지로 옮겼지만, 계속 미군의 보호를 받도록 한 것입니다.

진행자) 사건 정황에 대해서도 설명해주시죠?

기자) 펨버튼 일병은 미군과 필리핀군의 합동상륙훈련 참가 차 필리핀을 방문했는데요. 지난 11일 스비크만 인근 올롱가포에서 로데를 만났는데요. 함께 모텔에 들어가는 모습이 폐쇄회로 카메라에 촬영됐습니다. 그런데 로데는 나중에 화장실 변기통에서 익사한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펨버튼 일병은 당일 미군 함정으로 복귀했는데요, 필리핀 수사 당국이 용의점을 밝히자 함정 내에 억류돼왔습니다. 미군은 병사들에 의한 불법 행위 의혹을 중대하게 다루고 있지만, 법정에서 유죄로 판결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된다는 원칙도 중요하다고 밝혔었습니다.

진행자) 필리핀에서는 이번 사건으로 미군 주둔에 대한 반감도 높아졌다고요?

기자) 네. 필리핀과 미국은 몇 년 전부터 방위협력 증강을 위한 협상을 벌여왔고요, 최근에 미군의 필리핀 기지 사용 범위를 확대하는 협정을 맺었습니다. 그래서 필리핀 기지에서 완전히 철수했던 미군 병력이 다시 돌아오게 됐는데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주민들은 물론이고 의회에서도 양국 군사교류협정 폐기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필리핀에서는 지난 2005년에도 미군이 현지인 여성을 강간한 사건으로 반미 시위가 벌어졌었습니다.

진행자) 다음 소식입니다. 이탈리아가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을 추방한 것은 인권 침해라는 유럽인권재판소 판결이 나왔다고요?

기자) 네. 유럽인권재판소가 오늘(22일) 그런 결정을 내렸는데요. 재판소는 지난 2008년과 2009년 이탈리아에 불법 입국했다가 그리스로 쫓겨난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이 제기한 소송과 관련해, 이탈리아가 난민들의 인권을 침해했다고 판결했습니다. 특히 이탈리아 정부가 난민들에게 망명 절차 등을 안내하지 않고 추방한 것은, 유럽인권보호조약을 위반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들을 받아들였어야 하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럽연합 법률에 따르면 유럽연합 회원국은 망명 신청자의 입국을 거부해서는 안 되며, 망명 신청자가 학대받을 가능성이 있을 때는 제 3국으로 추방할 수도 없는데요. 아프간 난민들이 학대받을 가능성이 있음에도 이들에게 망명 절차를 알리지 않고 추방한 것은 불법이라는 겁니다.

진행자) 이탈리아에서는 아프가니스탄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에서도 많은 난민들이 오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아프리카와 중동 정세가 불안정해지면서, 지중해를 건너 이탈리아 남부로 향하는 난민이 급증하고 있는데요. 올해만 불법 입국한 난민이 이미 14만 명을 넘었다고 합니다. 또 배가 침몰하는 등의 사고로 3천여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