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 전역에서 중간 선거가 치러지는 가운데, 과연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할 지 주목됩니다. 9.11 테러로 미국 무역센터 건물이 무너진 지 13년 만에 새로 지어진 무역센터 입주가 시작됐습니다. 한국의 현대기아자동차가 미국 시장에서 자동차 연비를 과장한 데 따른 벌금으로 1억 달러를 내기로 합의했습니다. 쿠바가 87억 달러 규모의 외국 자본 유치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오늘도 미국 중간 선거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네. 이미 미 동부 여러 주에서는 투표가 시작됐는데요. 학교 등에 마련된 투표소에는 아직 동이 트기도 전인 이른 아침부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나온 유권자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미국은 이날이 투표일이지만 휴일이 아닌데요. 그래서 직장인들은 출근하기 전 이른 아침이나, 퇴근 후 늦은 저녁 시간까지 투표를 합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중간선거인 만큼, 대통령 선거가 치러는 해에 비해서는 투표율이 낮은 편입니다. 지난 50여년간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의 투표율은 대부분 50%를 넘었지만, 중간선거는 한 번도 50%는 넘긴 적이 없는데요. 최근에도 대통령 선거가 있었던 지난 2012년 선거 투표율은 54%였지만, 2010년 중간선거 투표율은 37% 였습니다. 올해 투표율도 40% 선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행자) 미국에 50개 주가 있는데, 각 주마다 투표 시간이나 방법 등에도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곳 워싱턴 주변만 봐도, 버지니아 주에서 먼저 투표가 시작됐는데요. 오전 6시부터 오후 7시까지 투표를 진행합니다. 하지만 워싱턴과 메릴랜드 주는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가 투표 시간이고요. 투표 방법도 주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무조건 많은 표를 얻는 후보가 승자가 되는 주도 있고요,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결선 투표를 치르는 곳도 있는데요. 이번 선거 중 연방 상원선거 초접전 지역인 조지아 주와 루이지애나 주도 민주당과 공화당 후보 사이에 득표 차이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결선투표가 실시될 수도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선거는 중간 선거라서, 말씀하신대로 대통령 선거는 치러지지 않고 하원과 상원 선거만 치르는데. 아무래도 상원 선거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하원은 임기가 2년이라서 전체 435석을 다 새로 뽑고요, 임기 6년의 상원은 100석 중 33석만 이번에 새로 선출하는데요. 아무래도 이번 선거가 공화당에 유리한 분위기 아닙니까? 그래서 현재 상원 민주당 다수, 하원 공화당 다수 구도에서 상,하원 모두 공화당이 장악해, 워싱턴의 힘의 균형에 변화가 생길 지 주목됩니다.
진행자) 하원 선거는 어떤가요?
기자) 하원에서도 공화당이 더 의석수를 늘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공화당 다수 구도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36개 주에서는 주지사 선거도 치르는데요. 메릴랜드와 플로리다 주 주지사 선거가 현재 가장 치열한 분위기이고요.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메릴랜드 주지사 선거의 민주당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지원 유세를 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으로서는 상원 다수당 지위를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하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쉽지 않아 보이는데요. 최근까지 실시된 지지율 조사만 봤을 때는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 지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커보입니다. 공화당은 이번 선거에서 기존 의석수인 45석을 지키면서 6석만 더 늘리면 다수당이 되는데요.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이 은퇴하는 몬태나와 사우스다코타, 웨스트버지니아 주에서는 공화당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 되고요. 나머지 접전주들에서 3석만 더 가져오면 되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결과는 언제쯤 알 수 있습니까?
기자) 먼저 투표를 동부 주들에서는 오후 9시까지는 대부분 투표가 끝납니다. 따라서 만약 민주당이나 공화당 중 한 쪽이 동부의 접전 주에서 확실한 우세를 보인다면, 일찌감치 상원 다수당 판도가 드러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서부 선거가 끝날 때까지, 지켜봐야 하고요. 만약 앞서 말씀드렸던 초접전 주, 루이지애나와 조지아 주 선거를 놔두고 나머지 집계 상황이 민주당 49, 공화당 49로 동률이 되고요, 또 두개 주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는다면 이들 주에서 결선투표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 봐야 하는데요. 그럼 내년 1월까지도 늦어질 수 있습니다.
진행자)그런데 중간선거가 끝나자마자 오바마 대통령이 아시아를 순방하는군요?
기자)네, 백악관이 4일 밝힌 내용인데요.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10일부터 16일까지 중국과 미얀마, 호주 등 아시아 국가를 순방합니다.
진행자)중국이 주최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나요?
기자)네, 오바마 대통령은 10일부터 사흘간 베이징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을 국빈 방문합니다. 시진핑 주석과의 미-중 정상회담은 12일 베이징에서 이뤄집니다. 두 정상은 양국 관계는 물론 에볼라 바이러스, 테러리즘 그리고 북한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중국 방문에 이어 어디를 갑니까?
기자)이어 오바마 대통령은 12∼14일 미얀마에서 열리는 동아시아정상회의(EAS)와 미국-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을 만납니다. 14일에는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 아웅산 수치 여사와 회동합니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은 15일에는 호주 브리즈번으로 건너가 이틀간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연설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미국 소식 하나 더 알아보겠습니다. 뉴욕시의 9.11 테러 현장에 새로 새워진 무역센터 건물 입주가 시작됐다고요?
기자) 네. 9.11 테러로 큰 상처를 받은 미국인들에게 뜻 깊은 날이었는데요. 지난 9.11 테러 당시 뉴욕의 상징이었던 무역 센터 쌍둥이 건물이 항공기 테러 공격으로 무너졌었는데요. 여기에 더 높은 새 무역센터' 원 월드 트레이드 센터'가 새워졌고요. 어제 미국의 대형 출판사 쿤드 나스트가 입주를 시작했습니다. 이 회사는 104층 중 25층에 입주할 예정입니다. 쿤드 나스트는 '뉴요커'와 '베니티 페어' '보그' 같은 잡지를 출판하는 회삽니다.
진행자) 건물이 굉장히 높더군요?
기자) 1천776피트, 541미터 높이로 미국 전역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데요. 1776이라는 숫자는 미국이 독립한 해이기도 합니다. 건물을 짓는데 들어간 공사비도 39억 달러에 달합니다. 새 무역센터를 소유한 뉴욕·뉴저지 항만청은 가장 높으면서도, 가장 안전한 건물을 세웠다는 점을 강조했는데요. 과거 무역센터가 테러 충격으로 무너진 후 공법에도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있었는데요, 이번에는 지금까지 나온 초고층건물 공법 중 가장 새롭고 안전한 방법을 적용했다는 겁니다.
진행자) 새 무역센터에 다른 고층건물들도 계속 건설 중이죠?
기자) 네. 현재 72층짜리 포 월드 트레이드 센터는 완공됐고요, 80층짜리 투 월드 트레이드 센터와 쓰리 월드 트레이드 센터는 아직 지어지지 않았습니다. 워낙 큰 규모의 사업이라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요. 구 무역센터 자리에는 9.11 박물관과 기념관도 들어서 있습니다.
진행자) 최근 미국에서는 미국에 진출한 한국의 대표적 자동차 회사인 현대기아자동차에 관한 뉴스가 있었는데요. 1억달러나 되는 벌금을 물기로 했다고요?
기자) 생산하는 자동차의 연비를 과장한 혐의인데요. 미국에서는 자동차를 팔 때 연비를 알립니다. 그래서 연료가 덜 드는 자동차일 수록 경제적이라 인기가 있는데요. 현대기아 자동차는 미국 환경청 조사 결과 연비를 과장한 것으로 결론이 났고요. 그래서 미국 법무부에 1억 달러의 벌금을 내기로 합의한 겁니다. 이는 미국에서 대기오염방지법이 시행된 이후 가장 큰 금액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그럼 회사 입장에서도 연비를 과장한 것을 인정한 겁니까?
기자) 그건 아닙니다. 미국 환경청 권고에 따라 연비를 고치기는 했지만, 일부러 과장하지는 않았다는 입장입니다. 연비를 측정하는 방법은 사실 굉장히 다양한데요. 현대기아는 그 중 가장 연비가 유리하게 나오는 방법을 택한 것이지, 불법적인 과장은 아니라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벌금 1억 달러를 내는 것으로 합의한 것입니다.
진행자) 연비와 관련해 미국 소비자들이 제기한 소송도 걸려있다고요?
기자) 네. 이미 그 부분에 대해서도 합의가 있었는데요. 현대 기아 자동차는 이번 벌금과 별도로, 미국 소비자들이 제기한 집단소송에 대응하기 위해 3억 9500만 달러를 보상하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엔 북한과 함께 지구상 마지막 남은 공산국가죠, 쿠바로 가보겠습니다. 쿠바 정부가 대규모 외국 투자 유치 계획을 발표했군요?
기자) 쿠바 정부가 87억 달러의 외국인 투자 유치 계획을 공개했는데요. 로드리고 말미에르카 디아스 대외무역장관이 아바나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무역박람회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모두 246개 분야에서 총 87억 달러의 외국인 투자를 유치한다는 계획입니다. 쿠바 정부는 정부가 모든 것을 통제하는 계획 경제가 실패하면서 심각한 물자난, 에너지난, 외화난에 시달리고 있는데요. 외화유치를 통해 돌파구를 찾으려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쿠바의 어려운 상황을 고려하면 87억 달러라면 상당히 큰 규모군요?
기자) 네. 246개 투자 분야 중에는 자동차 공장부터 돼지 농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항목들이 포함됐는데요. 특히 쿠바가 야심 차게 추진 중인 마리엘 특별무역지구 계획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이번 투자 유치가 필수 적이라고 합니다. 쿠바 정부는 투자가 이뤄지도록 규제 완화 등 특혜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말미에르카 장관도 쿠바 경제 발전을 위해 외국 자본 유치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국제박람회에 참석한 외국인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쿠바 정부의 이번 발표에도 불구하고, 외국 투자가들은 좀 망설이는 분위기 인데요. 한마디로 선뜻 투자를 하기에는 쿠바는 여전치 불확실성이 크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쿠바 정부는 기본적인 외국인 투자 통계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지적에 대해 말미에르카 장관은 자신들에게 제재를 가하고 있는 미국이 악용할 수 있기 때문에라면서, 공개를 거부했다고 합니다. 쿠바는 경제난을 미국의 경제 제재 때문으로 돌리고 있는데요. 하지만 미국은 쿠바의 실패한 경제 정책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쿠바가 몇 년 전부터 경제를 개혁하겠다면서 일련의 조치들을 취해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직 뚜렷한 성과는 없는 것 같군요?
기자) 네. 좀 전에 말씀드린 마리엘 특구의 경우에도 특구 개설을 위해 브라질이 투자한 6억 달러 이후에는 추가 투자 발표가 없었습니다. 쿠바는 연 5% 정도의 경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매년 20억 달러 정도의 외국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현재 쿠바는 다른 실패한 사회주의 국가와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는데요. 도로, 통신 등 기반시설은 낙후됐고, 항상 물자 부족에 시달리며, 투자도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