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가톨릭사목원조기구 '북한, 최악의 종교박해국'

지난 2012년 12월 북한 김정일 위원장 1주기를 맞아 평양 만수대 언덕에서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동상을 향해 묵념하는 북한 주민들. (자료사진)

북한이 또 다시 세계 최악의 종교박해국으로 지목됐습니다. 국제가톨릭사목원조기구는 북한에서 김 씨 왕조에 대한 충성 이외에 다른 종교는 용납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로마 가톨릭 교황청 직속기구인 국제가톨릭사목원조기구가 4일 ‘2014 세계 종교자유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국제가톨릭사목원조기구는 2012년 가을부터 2014년 여름 기간 동안 전세계 196개 나라의 종교자유 실태를 평가한 이 보고서에서 북한을 전세계에서 가장 종교박해를 심하게 하는 20개 나라 중 하나로 지목했습니다.

보고서는 이 중 6 개 나라가 독재 혹은 권위주의적 정권의 통치를 받고 있다며 북한과 미얀마, 중국, 에리트리아, 아제르바이잔, 우즈베키스탄을 포함시켰습니다.

나머지 14개 나라는 이슬람 극단주의와 연계된 아프가니스탄,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이집트, 이란, 이라크, 리비아, 몰디브,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사우디 아라비아, 소말리아, 수단, 시리아, 예멘이었습니다.

국제가톨릭사목원조기구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국민을 잔인하게 탄압하고 있다면서, 2013년 11월 적어도 80 명의 주민이 성경책을 갖고 있거나 한국 TV를 시청했다는 이유로 처형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2013년 1월에는 2 명의 북한 기독교인이 죽임을 당했다고 밝혔습니다. 한 명은 중국에서 열리는 성경공부에 참여하기 위해 국경을 넘다가 총에 맞았고, 다른 한 명은 중국에서 기독교 신자가 된 후 북한으로 돌아갔다가 신앙을 들켜 관리소에서 고문과 강제노동을 견디다 못해 사망했다는 것입니다.

국제가톨릭사목원조기구는 이어 2012년 12월에 보고된 내용을 인용해 중국에서 탈북자들을 돕는 인권운동가들과 기독교인들을 색출해 내는 정탐꾼들의 숫자가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북한 헌법이 종교자유를 보장하지만 실제로는 심각하게 탄압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독재정권을 신격화하고 있으며, 김 씨 왕조에 대한 절대 충성 외에는 어떠한 종교도 용납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이어 북한이 성분체제를 통해 사회를 통제하면서 기독교인들을 비롯해 종교를 가진 이들을 적대계층으로 분류해 가혹한 처벌과 박해를 가한다고 비판했습니다.

독일 쾨니히슈타인에 본부를 둔 국제가톨릭사목원조기구는 전세계 140여 개 나라에서 구호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매 2년 마다 종교자유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